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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극심한 수해 피해를 입은 충청북도민들과 아픔을 함께 한다는 의미에서 이 지역 산의 과일들로 만든 화채를 곁들인 회의에서 대책을 논의했다.
회의에서는 충남 천안과 충북 청주·괴산을 특별재난구역으로 지정하기로 했다. 아울러 특별교부금을 공공시설 복구에 사용하지 말고 주민들에게 직접 지원하는 방안 등도 논의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27일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했다.
이 자리에는 최근 집중호우로 미증유의 수해를 당한 충북 지역의 과일들로 만든 컵 화채가 등장했다. '슈퍼푸드'의 하나로 꼽히는 충북 증평산 블루베리와 '반기문 복숭아'로 유명한 음성산 복숭아, 수박 등으로 만든 화채였다.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은 '컵 화채'가 등장한 배경에 대해 "증평과 음성에서 구입한 낙과로 화채를 만들었다"며 "농민들의 아픈 마음을 나누고, 모두가 관심을 가져주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설명했다.
연일 계속되는 무더위에 때맞춰 회의 석상에 등장한 화채를 문재인 대통령이 먼저 한 입 뜨자,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의 "이제 드셔야 한다"는 말에 따라 다른 참석자들도 일제히 한 입씩 먹기 시작했다.
화채를 먹은 문재인 대통령은 "수해 지역인 충북 청주·괴산과 충남 천안 세 군데를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하는 재가를 했다"며 "인근 보은·증평·진천도 읍면 단위에서는 오히려 더 심한 피해를 입은 지역도 있는데, 특별재난지역이 기초자치단체 단위로만 지정할 수 있도록 돼 있다보니 불합리한 점이 있더라"고 검토를 지시했다.
아울러 전병헌 정무수석에게 "특별교부금으로 지원이 내려가면 그건 공공시설을 복구하는 비용 아니냐"며 "다 사용되고나면 이게 실제로 주민들에게 가는 것은 아닌 것 아니냐"고 물었다.
올해 새 정부가 출범한 이후 4대강의 보문을 상시개방하면서 미증유의 수해 피해가 있었다.
향후의 수해 피해를 근절할 수 있도록 지류·지천 정비 등 공공시설에 더욱 많은 비용을 투입해도 모자랄 지경인데, 특별교부금은 공공시설과 무관하게 사용되고 향후의 정책 방향은 수해 피해를 더욱 키우는 '재자연화' 방향으로 나아가게 되면 '화채 수석·보좌관회의'가 과일의 생산 지역만 달리해가며 연례행사처럼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편 이날 수석·보좌관회의에는 이번 주 휴가 중인 김수현 사회수석이 나타나 눈길을 끌었다. 김수현 사회수석은 휴가 일정을 변경해 회의에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재인 대통령이 평소 눈치를 보지 말고 적극적으로 여름휴가나 연차 휴가를 사용하도록 독려했고, 또 이러한 문화를 전사회적으로 확산시키는 게 대통령의 뜻이다.
현안이 있다고 해서 휴가 중에 출근을 하게 되면 이러한 문화나 분위기 정착·확산에 역행한다는 측면에서 바람직해보이지는 않는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