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주말에 이태원에 모자를 사러 갔다가 멋진 모습을 포착했다. 외국인 3명이 길에서 우연히 마주쳤다. 그들은 서로의 개들에게 흥미를 가지고 서로 인사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었다.
-
가장 오른쪽 도베르만의 경우는 시종일관 사진에 나오는 자세를 취하고 있었다. 마치 "너희들 조무래기들 왜 시끄럽게 떠드냐?" 하는 듯한 표정으로 압도적 자세를 취하고 있었다. 너무 멋있어서 스마트폰 카메라로 촬영한 사진이다.
진돗개와 한국인
이태원에서 이 모습을 보고 난 후 진돗개가 떠올랐다. 2009년 4월 6일, 조갑제닷컴 강좌에 독일에서 귀화한 이참씨가 나온 적이 있었다. 진돗개와 한국인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했다. 진도개를 통해본 한국인에 대한 인상을 너무도 재미있게 풀어 주었다.
조갑제탓컴 초청강연에서 진돗개와 한국인을 주제로 강연한 "이참"씨
리더를 리더로 인정하지 않는 진돗개의 품성과 한국인은 너무도 매칭이 잘된다는 설명은 기가 막힌 표현이다. 강연내용 중엔 이런 부분이 있었다. 진돗개끼리 싸우지 않을 때는 '공동의 적'이 나왔을 때라고 말했다. 맷돼지 사냥할때는 싸우지 않고 협동을 잘한다고 말했다. 한마리는 앞에서 맷돼지의 시선을 끌고 나머지는 뒷다리를 물고 늘어져서 결국 맷돼지를 지치게 만들어서 잡는다는 것이다.
얼마전 뉴스엔 이런 보도가 있었다. 미국에 경찰견용으로 채택하기 위해서 진돗개를 보냈는데 경찰견 채택에 탈락했다는 보도였다. 핵심은 교육이 안된다는 이유였다. 집단규율, 서열인식 등을 진돗개가 따라야 하는데 그것이 안되는 것이었다. 주인도 한 주인만 따르는 진돗개의 특성이 경찰견용으로 부적합한 이유이기도 하다.
LA경찰국에서 밣힌 이유는 "진돗개들은 기분 변화가 심해 경찰견으로 부적합하다"며 훈련견이 되지 못했다고 했다. LA경찰청의 도그 롤러 훈련관은 "진돗개를 열심히 훈련시켰지만 몇 가지 부적격점이 고쳐지지 않았다"고 덧붙이면서, 개 네 마리 중 특히 대한이와 민국이의 능력은 출중했다. 하지만 롤러 훈련관은 "이 개들은 훈련에서는 뛰어났지만 실전에 투입되면 임무에 집중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LA경찰청은 "진돗개는 사람을 잘 따랐지만 지나치게 독립적이었고 다른 개들과 어울리기보다는 지배하려 했다"며 "경찰견의 주요 미덕인 팀워크가 부족했다"고 밝혔다.리더를 리더로 인정하지 않는 진돗개와 공동의 규약인 헌법을 "그놈의 헌법"이라고 무시하는 모습이 묘하게 오버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