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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당국이 학교폭력 근절대책의 하나로 추진하고 있는 청소년 게임규제 방안이 시행도 되기 전에 역풍을 맞고 있다.
‘쿨링오프’를 핵심으로 한 교과부 규제방안이 처음 나왔을 때만해도 반발은 크지 않았다. 게임업계의 격렬한 반대가 있었지만 어느정도 예견된 반응이란 점에서 파급효과는 제한적이었다.
그러나 법조계와 학계, 시민사회단체까지 나서 규제를 반대하면서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이들의 주장을 요약하면 한마디로 게임을 바라보는 정부의 시각이 근시안적이라는 지적이다. 정부는 청소년의 과도한 게임몰입을 학교폭력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보고, 강도 높은 규제방침을 연이어 밝히고 있다.
최근 나온 ‘쿨링오프’제는 게임에 대한 정부당국의 시각을 반영한다. 정부는 청소년 게임시간을 사실상 3시간으로 제한한 이 방안이 학교폭력을 줄이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문제는 이 제도가 청소년의 과도한 게임몰입을 제한하는 것을 넘어서 관련산업 전반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수 있는 규제를 다수 포함하고 있다는 점이다.
때문에 게임업계는 쿨링오프제 도입이 게임산업의 몰락을 가져올 것이란 우려를 표하고 있다.
한국게임산업협회의 성명은 이같은 업계의 분위기를 그대로 보여준다.
협회는 7일 성명을 통해 “공부아니면 게임이라는 극단적인 이분법적 사고는 학교폭력의 해결책이 될 수 없다”며 “(정부의 게임규제가) 게임에 대한 그릇된 편견과 선입견을 더욱 심화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국가가 나서 게임시간을 강제로 제한하는 것이 청소년들을 진정으로 쉬게 할 수 있는지 근거를 제시하라”는 역공도 취했다.
법조계와 학계, 시민단체에서도 정부의 규제가 도를 넘었다는 의견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셧다운제 도입과 관련해 위헌소송을 제기했던 문화연대도 이에 동조하고 있다.
이들은 한 목소리로 “정부가 학교폭력의 책임을 게임업체에 떠넘기고 있다”고 지적한다. 문화연대는 “학교폭력 근절대책으로서의 게임 규제는 해결책이 아닌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나 청소년 게임규제에 관한 정부의 입장은 단호하다. 청소년의 게임 과몰입이 폭력성을 유발 또는 심화시켜 학교폭력의 원인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이주호 교과부 장관은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1일 평균 게임이용시간은 핀란드의 4배가 넘는다”면서 게임몰입이 청소년에게 미치는 영향이 심각하다고 강조한다.
이에 대해 게임업계는 격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학교폭력에 대해 책임을 물을 희생양이 필요한 정부가 게임업계를 지목, '마녀사냥식' 규제에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
업계 스스로 자율 규제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는 항변도 있다. 실제 네오위즈를 비롯한 상당수 게임사들은 학부모들이 자녀의 게임이용시간을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하지만 학부모들의 무관심 등으로 이용률은 저조하다.
한편 국회교육과학기술위 한나라당 소속 박보환 의원은 초중고 학생들의 게임중독 예방을 위해 게임 시작 후 2시간을 넘거나 하루에 총 4시간을 초과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의 특별법안을 6일 대표 발의했다.
박 의원은 “청소년들이 선정적이고 폭력적인 성향의 게임에 중독된 것이 학교폭력을 야기하는 주요 원인인 것으로 분석됐다”며 법안 발의 배경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