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에 묻혀 유권자 무관심 더욱 커 지지정당 따라 ‘묻지마 투표’ 가능성 높아
  • ▲ 세종시 교육을 책임질 교육감 선거가 유권자의 무관심 속에 자칫 '로또 선거'로 변질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 2월 세종시 첫마을 아파트 내 한솔고등학교에서 열린 스마트스쿨 시연회의 모습.ⓒ 사진 연합뉴스
    ▲ 세종시 교육을 책임질 교육감 선거가 유권자의 무관심 속에 자칫 '로또 선거'로 변질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 2월 세종시 첫마을 아파트 내 한솔고등학교에서 열린 스마트스쿨 시연회의 모습.ⓒ 사진 연합뉴스

    진태화(71) 충남도교육청 장학관 / 주요 공약-국제학교 신설, 보조교사 확충
    신정균(62) 충남 연기교육지원청 교육장 / 주요 공약-대안교육시스템 구축, 전문상담인력 전 학교 배치
    오광록(60) 전 대전시교육감 / 주요 공약-권역별 스타트 영어마을 조성, 농촌학생 위한 공부방 운영
    임헌화(66) 경희대 물리학과 교수 / 주요 공약-기숙형 학교 확대, 편입지역 유비쿼터스 환경 구축
    최교진(58) 전교조 충남지부장 / 주요 공약-고교까지 무상교육, 농촌학교 스쿨버스 도입(이상 투표용지 기재 순)

    “누가 누군지 모르겠어요. 공약도 비슷하고”

    11일 총선과 함께 치러지는 세종시교육감 선거에 대한 우려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후보 개인에 대한 인지도는 물론 교육감 선거 자체에 대한 유권자들의 관심이 너무 낮아 자칫 2년 전과 같은 ‘로또 교육감선거’가 재현될 것이란 지적이다.

    이번 선거가 우려되는 이유는 무엇보다 유권자들의 무관심 때문이다. 정당공천이 금지된 교육감 선거는 지난 2010년에도 ‘로또선거’란 우스갯소리가 나올 만큼 유권자들의 관심이 낮았다.

    후보자들에 대한 인지도는 물론이고 교육감을 선거로 뽑는다는 것 자체를 낯설어 하는 경우가 적지 않아, 투표용지 기재 순위 추첨에서 상위순번을 뽑는 후보의 당선가능성이 수직 상승하는 촌극이 벌어졌다.

    특히 이번 교육감선거는 역대 어느 때보다 치열하게 전개되는 총선과 함께 실시돼 유권자들의 관심이 더욱 낮다.

    때문에 정당선거에 익숙한 유권자들이 교육감후보의 경력이나 공약사항도 제대로 모르고 지지하는 정당과 같은 순번의 후보에게 표를 던지는 ‘묻지마 투표’가 벌어질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번 선거가 2년전 서울시교육감 선거의 재판(再版)이 될 것이란 전망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당시 서울시교육감 선거는 좌파진영이 당시 곽노현 방송대 교수로 후보를 단일화하는데 성공한 반면 우파진영은 이원희 한국교총 회장, 김영숙 덕성여중 교장, 남승희 서울시 교육협력관 등이 서로 나서면서 단일화에 실패했다.

    결국 선거는 좌파진영의 곽 교육감이 근소한 차로 이겨 단일화 효과를 톡톡히 봤다. 이 과정에서 곽 교육감은 경쟁후보였던 박명기 전 서울교대 교수에게 단일화 대가로 2억원의 금품을 건넨 혐의로 구속기소, 1심에서 벌금 3천만원을 선고받고 풀려나 현재 항소심 재판이 열리고 있다.

    이번 세종시 교육감 선거에는 진태화 충남교육청 장학관, 신정균 연기교육지원청 교육장, 오광록 전 대전시교육감, 임헌화 경희대 물리학과 교수, 최교진 전교조 충남지부장(이사 투표용지 기재 순) 등 5명의 후보가 나섰다.

    이 중 최 후보는 진보, 나머지 네 명은 보수 성향으로 분류된다.

    때문에 보수 교육계에서는 2년 전 서울시교육감 선거가 재현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당시 곽 교육감은 투표용지 기재 순서 상 마지막인 7번째였지만 보수표가 분열되면서 무난히 당선됐다.

    이번에도 진보진영 최 후보의 투표용지 기재 순서는 맨 끝자리다. 그러나 나머지 네 명의 보수 후보가 ‘마이 웨이’를 고수하면서 2년 전과 같은 ‘단일 진보 대 다자 보수’의 구도가 재현되고 있다.

    지역 언론에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는 이런 보수의 우려가 현실화 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현재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종합할 때 교육감 선거판세는 ‘3강 2중’으로. 신정균, 최교진, 오광록 후보가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다.

    따라서 보수 후보간 극적인 단일화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최 후보의 당선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진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교육계에서는 세종시교육감 선거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정부 직할 특별자치시라는 위상만큼 그에 걸맞는 경험과 능력을 고루 갖춘 인사가 당선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한편 지난달 말 현재 세종시 유권자는 8만여명으로 초중고생은 1만2천명이다. 정부는 2030년까지 인구 50만명을 목표로 초중고 150개 학교를 설립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