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진당 非당권파와 민주당 합리파는 결단해야

      지금의 한국정치가 병을 않고 있다면 그 병의 핵심은 무엇인가?
    통진당의 비(非)당권파가 주사파 당권파와 한 지붕 한 살림을 차리고 있는 것, 그리고 통합민주당이 통진당과 정책연대라는 이름의 한 배를 타고 있는 것이다. 
     
     노회찬 심상정이 이석기 부대와 이혼했다가 다시 재결합한 것은 수치(羞恥)스러운 스캔들이었다.
    아무리 금배지를 위한 세(勢)가 필요했기로서니 원칙을 도외시한 야합이 ‘진보주의자’로서 할 일이었나?
    통진당 당권파가 누구인가? 주체사상 신봉자들 아닌가? 이들이 ‘진보’인가? 부정투표나 하고 그것을 창피스러워하기는 고사하고 “잘못한 것 없다” “투표지의 풀이 되살아났을 것” 어쩌고 하는 뻔뻔스러움이 과연 ‘진보’인가?

      통진당 비(非)당권파는 전체주의 3대 세습왕조 추종세력과 부질없는 입씨름을 하느라 시간을 허비할 게 아니라 지금이라도 당장 그들과 단호히 결별하고 신(新)진보 운동으로 나가야 한다.

     통합민주당 안에 합리적 중도개혁파가 아직도 좀 남아있다면 그들도 통합진보당과 했던 정책연대(공동정책합의문)에 "아니올시다" 하고 외쳐야 한다. 민주당이 대안세력으로서 서야 할 자리는 통진당 류(類)의 좌익이 아니라 폭넓은 국민통합이다. ‘폭넓은 국민통합’이란 중도우파의 지지도 받을 수 있는 노선을 말한다. 그렇게 해야 수권(授權)정당이 될 수 있다. 통진당 쪽으로만 계속 편향하면 민주당의 지지기반은 좁아질 수밖에 없다. 좌익 지지만 얻어가지고 어떻게 나라를 이끌겠다는 것인가?

       민주당 역시 NL(민족해방파) 통일전선의 한 하위부대로 편입되는 길을 더 이상 가지 말고 지금이라도 결연히 털고 일어나 중도개혁 정당 본래의 정체성으로 돌아와야 한다.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당위론이다. 마땅히 그래야 한다는 것이지, 그렇게 될 것이라는 낙관론은 아니다. 통진당 비(非)당권파의 투철한 원칙주의를 아직은 믿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민주당 합리파의 세(勢)가 이미 너무 미약하기 때문이다.

      4. 11 총선을 전후해서 민주당 실권파의 인적 구성은 왕년의 NL 출신들로 많이 교체되었다. 중도 민주당이 외인부대에 점령당한 셈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어떻게 한미 FTA를 폐기하겠다며 아우성을 치고(한명숙), 통진당 당권파를 ‘동지’라고 두둔할 수 있었겠는가(정동영)?

      한국정치의 대치선이 “대한민국 뼈대 보전(保全)‘이냐, 아니면 NL 변혁이냐?”로 갈수록 더 첨예하게 그어지는 게 오늘의 위험한 현실이다. 중도개혁 민주당도 갔고, 합리적 진보도 취약하다. 그리고 새누리당은 오늘의 역사적 대치와 관련해서는 정체성이랄 게 있는지 없는지조차 불투명하다. ’대한민국 뼈대 보전‘ 지지자들이 감내해야 할 고민의 주제다.

    류근일 /본사고문/전 조선일보 주필
    류근일의 탐미주의 클럽(cafe.daum.net/aestheticismclu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