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유령당원일지도 모른다. 확인해달라""중앙위원, 임의적으로 변경한 것에 대해 해명하라"
  • 12일 통합진보당 제1차 중앙위원회의가 열린 고양시 킨텍스 입구에 비례대표 선거부정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담은 현수막이 걸려 있다. ⓒ 연합뉴스
    ▲ 12일 통합진보당 제1차 중앙위원회의가 열린 고양시 킨텍스 입구에 비례대표 선거부정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담은 현수막이 걸려 있다. ⓒ 연합뉴스
     
  • 회의장 입구 앞에 '진상보고서 뻥 튀기 사세요'란 글씨가 보인다. ⓒ 연합뉴스
    ▲ 회의장 입구 앞에 '진상보고서 뻥 튀기 사세요'란 글씨가 보인다. ⓒ 연합뉴스

    12일 오후 2시 경기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통합진보당 중앙위원회는 고성과 막말로 뒤범벅 돼 제대로 된 회의가 진행되지 않고 있다.

    이날 회의에서 의장을 맡은 심상정 공동대표가  "재적 912명 중 546명의 중앙위원이 참석해 성원이 됐다"는 성원보고를 하고 개회선언을 하려고 하자 곳곳에서 "이의가 있습니다"란 목소리가 터져나온 것이다.

    앞서 그는 "오늘 엄중한 중앙위를 위해 다시 한 번 당부드리겠다. 전 의장으로서 장내 질서를 통제할 책임이 있다. 전 당원 동지들을 믿고 뒤에 참관석을 마련하였다. 저희 대표단의 믿음이 다시 번복되지 않도록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이례적으로 "혹여라도 참관인 석에서 의사진행을 어렵게하는 발언-야유-고함 등이 이뤄진다면 즉시 퇴장을 명할 수 밖에 없다. 이런 일이 거듭되면 불가피하게 참관인 전원을 회의장 밖으로 모실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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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참관인들이 '불법 중앙위, 해산하라'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 뉴데일리
    ▲ 참관인들이 '불법 중앙위, 해산하라'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 뉴데일리

    하지만 이런 그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회의장은 '무단 발언, 야유, 고함' 등으로 얼룩졌다.

    한 중앙위원은 "제가 들어올 때 주민번호 뒷자리를 확인하지 않던데. 제가 유령일지 모른다. 확인해달라"고 했다. 조준호 공동대표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동일 IP로 투표한 당원들의 이름은 다 다른데 주민번호 뒷자리가 같은 경우가 무더기로 발견됐다"며 '유령당원' 의혹을 비꼰 것.

    다른 위원은 "중앙위원 명단이 교체됐다. 누가 명단을 바꿨고 선임과정은 어떠했는지 투명하게 해달라"고 했다. 또 다른 위원은 "민주노동당 경험에 비춰 이런 적이 없었다"며 의문을 제기했다. 충북지역의 한 위원은 "어떤 회의도 거치지 않고 임의적으로 변경한 것에 대해 해명해주실 것을 요청한다"고 했다.

    이 과정에서 심 대표가 위원들의 발언권을 제지하고 개회선언을 하려고 하자 한 당원은 "XX야, XXX야"라 소리쳐 제지를 받기도 했다. 또한 당원들은 한 목소리로 "명부 확인"을 연이어 외쳤다.

  • 유시민-심상정-조준호 공동대표가 정회를 선포하고 당권파의 반발이 잦아들기를 기다리고 있다. ⓒ 뉴데일리
    ▲ 유시민-심상정-조준호 공동대표가 정회를 선포하고 당권파의 반발이 잦아들기를 기다리고 있다. ⓒ 뉴데일리

    한 당원은 '당규 제7호, 회의 규정' 제 7조인 '개회선언, 성원보고에 이의가 없으면 의장은 회의 일시와 회의의 공식 명칭을 밝히고 개회를 선언한다'는 점을 언급했다. 이 당원은 "이의가 있었다. 의장이 회의 방식을 임의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결국 이날 회의에서 '재적 인원 확인'을 다시 했지만 '명부 확인 요청'과 '중앙위원 교체이유'에 대한 당원들의 반발은 계속되고 있다.

    한편 이정희 공동대표는 회의가 시작되기 전 "지금 공동대표에서 물러난다"며 대표직 사퇴를 선언했다. 또 심상정-유시민-조준호 공동대표도 이날 회의를 끝으로 대표직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유 대표는 "오늘 중앙위원 여러분들에게 첫 인사이자 마지막 인사다. 내일부터 당의 평당원으로서 우리당이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정당이 될 수 있도록 제가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