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총련→한대련, 2005년 대거 민노당 가입···이석기 홍보회사 통해 총학 선거 개입
  • 정당 사상 최악의 폭력사태인 ‘통합진보당 5.12 구타사건’ 당시 폭행에 가담한 당권파 당원들의 실체가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특히 눈에 띄는 이들은 행동대장 격으로 나서 공동대표들을 위협한 뒤 폭행을 벌인 젊은 학생과 청년들이다.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젊은 여성은 민주노총 위원장 출신 조준호 공동대표의 머리채를 뒤에서 잡아당겼다. 비당권파인 진보당 노회찬 당선자는 이들을 1980년대의 정치 깡패 ‘용팔이’에 비유했다.

  • ▲ 지난 12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통합진보당 중앙위원회에서 당권파로 보이는 한 젊은 여성이 조준호 공동대표의 머리채를 잡아 끌고 있다. ⓒ조선닷컴
    ▲ 지난 12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통합진보당 중앙위원회에서 당권파로 보이는 한 젊은 여성이 조준호 공동대표의 머리채를 잡아 끌고 있다. ⓒ조선닷컴

    <조선일보>에 따르면 이날 폭력을 휘두른 100~200명의 학생 및 청년 중 상당수는 통진당 전국학생의 소속이며 이들은 동시에 대표적 대학생 운동권 단체인 ‘21세기 한국대학생연합(한대련)’ 소속인 것으로 알려졌다.

    단상에서 공동대표단을 폭행한 사람 중에는 김종민 전 통진당 서울시당 학생위원장(전 서울시립대 총학생회장)이 포함돼 있었고, 단상 주변에는 박자은 전국학생위원장과 정수현 서울시당 학생위원장(숙명여대 약학대)이 있었다.

    박자은 위원장은 한대련 의장을 지냈고 이번에 진보당 청년비례대표 선거 프로젝트인 ‘위대한 진출’ 대변인이었다. 김종민 전 위원장도 한대련 출신이다. 한대련 현 정용필 의장과 집행위원장 등도 이날 회의에 참석했다. 한대련 집행위원장 출신인 김재연 비례대표 당선자도 함께 있었다.

    대학생들과 진보당 당권파의 결합은 2002년 이후 통진당의 전신인 민노당이 대학생 조직을 만들면서부터 시작된 것으로 전해졌다. 민노당은 당시 진보정당의 전위 조직을 대학에 만들기위해 학생위원회 준비조직을 만들었고 1년간의 준비 끝에 대학별로 학생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이들 중 상당수는 당시 전국단위 학생운동 조직인 한총련 등 운동권 학생들이었다.

    아울러 한대련은 한총련이 이적단체로 판결나면서 점차 힘을 잃어가자 한총련 내에서 대안으로 만든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 ▲ 10대 후반으로 보이는 청소년들이 12일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통합진보당 1차 중앙위원회의에서 참관인석에 있다가 단상 앞으로 나와“심상정, 유시민 대표는 사과하라”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조선닷컴
    ▲ 10대 후반으로 보이는 청소년들이 12일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통합진보당 1차 중앙위원회의에서 참관인석에 있다가 단상 앞으로 나와“심상정, 유시민 대표는 사과하라”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조선닷컴

    한대련이 진보당 당권파와 밀접한 관련을 맺은 것은 경기동부연합의 핵심인 이석기 당선자가 경영하는 홍보회사인 CNP전략그룹과 관계가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CNP그룹은 당시 민노당의 선거·홍보업무를 도맡다시피 하면서 성장을 했지만 또 다른 성장 축은 대학 동아리축제 및 선거 기획이었다. 특히 총선 등 선거가 없는 해에는 대학 관련 사업이 주된 수입원이었다고 한다.

    CNP는 지난 6년간 서울대 고려대 서강대 한양대 중앙대 이화여대 한국외대 용인캠퍼스와 경희대 국제캠퍼스 등 30여개 대학 총학생회와 거래했다.

    그러나 이 중에서도 가장 거래액이 컸던 곳은 외대 용인캠퍼스와 경희대 국제캠퍼스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CNP의 법인 사업 목적에 ‘자판기 운영 및 소매 등’이 적혀 있는데, CNP와 대학 총학생회가 이 사업으로 얽혀 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이석기 당선자가 운영하는 CNP전략그룹이 한대련 소속 총학생회의 선거 등을 지휘했다는 의혹이 있다”고 했다.

    김재연 당선자를 비롯한 당권파 핵심 인사들이 한대련 등 대학생 조직을 지원해왔다는 추측도 제기됐다.

    김재연 당선자는 트위터를 통해 ‘반값 등록금’ 문제를 이슈화해왔고 수배-구속 대학생에 대한 지원사업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