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첩보 액션스릴러!

<77> 야합

| 최종편집 2013.02.18 10:3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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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서화 장편소설 '레드'-2

<77> 야합

 
현우는 며칠 동안 주요 백화점과 온라인 쇼핑몰을 샅샅이 뒤지기를 수차례 반복했다. 그리고 자사의 상표를 도용한 제품들을 여러 벌 찾아냈다. 현우는 그렇게 찾아낸 제품들을 기획실실장과 함께 분석했다. 역시나 짝퉁에는 한결같이 똑같은 기술적 약점이 존재했다. 그래서 현우는 한편으로 짝퉁의 유통과정을 추적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유통과정 자체가 워낙 조직적이고 은밀하게 이루어져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현우는 퍼즐의 마지막 조각을 찾기 위해 책상에 메모지를 꺼내놓고 무언가를 열심히 그리고 또 지우기를 반복했다.
“팀장님, 어떻게 위험한 가설은 완성하셨습니까?”
“심증은 가는데 아직까지 이렇다 할 물증이 없어.”
“그럼 특별히 의심이 가는 곳이라도?”
“한 곳 있기는 해. 그런데 아침까지 시무룩하던 동해 씨의 얼굴이 왜 갑자기 밝아진 거지?”
“후후후, 전 문제를 풀고 답을 구했거든요.”
“그럼, 나머지 한 명의 공동명의자가 누군지 확인한 거야?”
“그렇습니다. 두꺼운 진흙층을 거둬내고 마침내 보물선의 입구를 찾았습니다.”
“잘했어! 그래, 그게 누구야. 다른 네 명처럼 백 전무님라인이야?”
“아닙니다. 아주 의외의 인물입니다. 김형찬이라고, 김세령 씨의 친오빠입니다.”
“김세령 씨의 친오빠라고?”
“예, 그런데 현재 캐나다의 퀘벡주에 거주하고 있습니다. 김세령 씨가 이미 퇴사한 상태라서 회사와의 연관성을 좀처럼 입증할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누굽니까. SSU(해군 해난구조대) 출신 아닙니까.”
“그렇다면 김형찬은 당연히 추 이사님과 얽혔겠군.”
“그렇습니다. 따라서 추 이사님과 김세령 씨의 스캔들도 사실로 입증된 것입니다.”
“거기다 김형찬이 공동명의자에 포함됐다는 전혀 뜻밖의 진실까지 우리에게 알려주고 있군.”
“그게 뭡니까?”
“추 이사님과 백 전무님이 어느 부분에서 접점을 찾았다는 사실.”
“접점이라고요?”
“달리 표현하면 두 사람 공동의 이익이겠지. 그 접점은 대전 지역 지점장의 진술로 봐서는 아마도 퇴사하기 이전부터 존재했을 가능성이 높고. 그런데 그때는 백 전무님과 석 차장의 사이만큼 추 이사님과도 사이가 안 좋았을 때 아닌가?”
“맞습니다.”
“그럼 왜 추 이사님과 백 전무님이 회사직원들의 눈에 서로 앙숙처럼 보였을까? 목적이 같다면 상식적으로 볼 때 그런 관계가 비논리적이잖아.”
“그러면 혹시 목적은 같았을지라도 방법상 차이가 있었던 건 아닐까요?”
“방법상 차이가 있다? 그럴지도 모르지. 그게 아니라면 애초 서로가 추구하는 목적이 달랐거나. 그럼, 이제 청담동 건물을 지탱하는 공동명의자들을 다시 한 번 그려볼까.”
“먼저 총무팀 우광재 차장의 장인과 물류팀 장윤석 부장의 처제. 이어서 생산팀 김웅태 과장의 매제와 대구백화점 점장의 형부. 그리고 마지막으로 김세령 씨의 오빠 김형찬. 이렇게 다섯 명이 그 건물의 공동명의자이자 법인이사로 등재돼 있습니다.”
“지지르르, 쾅!”
“!”
“윽! 팀장님, 이거 한바탕 퍼부을 것 같데요.”
“홍 대리, 어서 와. 그렇잖아도…….”
“제가 방금 뭐를 찾아낸 줄 아십니까. 추 이사님과 김세령 씨가 내연관계란 사실을…….”
“!”
“그런데 놀라지 않으세요?”
“놀랍지.”
“그런데 왜 두 사람의 표정이 그렇게 뜨뜻미지근하…….”
“후후후, 이미 한 번 되게 놀랐거든. 그런데 또 놀라면 오히려 이상하지. 안 그래?”
“예~에, 이미 놀랐다고요?”
“그래, 마침내 동해 씨가 나머지 공동명의자 한 명을 찾아냈어. 그런데 그 사람이 김세령 씨의 오빠 김형찬이었거든.”
“헐! 이거 제가 한발 늦었군요. 동해야, 나 좀 잡아라. 다리에 힘이 빠져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다.”
“크크크, 대리님. 엄살이 너무 심하십니다.”
“아무튼 김세령의 현재 직장도 추 이사님이 추천서를 써줬답니다.”
“홍 대리님, 내연관계라면 그 정도야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부분 아닙니까? 크크크.”
“정드니까 웃지 마라. 그래 좋다. 동해 너 한 방에 훅 갈 거다.”
“뭐가요?”
“이제 내가 꺼내들 히든카드에.”
“글쎄요. 전 카드를 전혀 안 해서요. 도통 재미를 모르겠더라고요. 더구나 빌딩과 관계된 중요 사실들은 이미 거의 밝혀진 것 같은데요.”
“그래 좋다! 팀장님, 지난번 저에게 김세령의 위치가 갑자기 을(乙)에서 갑(甲)으로 바뀐 이유을 알아보라고 하셨죠?”
“홍 대리님, 그것도 힘의 역학관계로 어느 정도 설명이 가능하지 않나요. 군대에서도 남편이 중령이면 와이프도 중령이고, 남편이 소위면 와이프도 똑같은 소위계급장을 달잖아요.”
“여기가 사회지 군대냐. 아무튼 김세령과 석정균 차장 사이의 마찰 원인은 지분참여문제였답니다.”
“지분참여?”
“예, 그들이 함께 벌인 사업에 김세령이 석정균 차장에게 지분참여를 요구했답니다. 석정균 차장은 단호히 거절했고요. 그 이후 김세령은 회사를 퇴사했습니다. 그런데 그동안 사정이 어떻게 변했는지 보름 뒤 두 사람의 처지가 바뀌었답니다. 즉 석정균 차장이 김세령에게 일방적으로 끌려 다니는 모습이었답니다.”
“그렇다면 그 기간 동안 힘이 김세령에게로 이동했다는 소리가 되겠지. 달리 말하면 김세령이 목적을 이루었다는 의미도 되고. 문제는 지분을 확보하려면 거액을 출자해야 하는데…….”
“그럼 혹시 그 돈이?”
“그렇지. 그래야 이야기의 앞뒤가 빈틈없이 맞아. 출자금은 분명 추 이사님의 호주머니에서 나온 거야.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추 이사님이 너무 쉽게 넘어갔다는 느낌이 든단 말이야.”
“역시, 우리 팀장님은 뭔가 다르다니까요.”
“홍 대리님, 그럼 사건의 흑막을 말끔히 거둬내신 겁니까?”
“당연하지. 그건 임신 때문입니다.”
“그랬군. 김세령이 추 이사님 부부에게 자녀가 없다는 사실을 알고 그 허점을 이용한 거야.”
“맞습니다.”
“그래서 홍 대리가 단순 스캔들이나 추문 대신 내연관계란 법률용어를 사용했군?”
“정확하십니다.”
“따라서 김세령에게 힘이 이동한 시점은 임신을 확인한 직후겠지. 임신사실을 확인한 시기는 구체적으로 김세령이 석정균 차장에게 지분참여를 요구한 시기와 동일하고.”
“후후후, 동해야. 너하고 팀장님은 사고의 차원이 다르다.”
“그러게요. 솔직히 어느 땐 팀장님이 수사드라마의 주인공 같다니까요.”
“거기다 추 이사님은 현재 별거 중이랍니다.”
“별거요? 아니, 사모님이 유학을 가신 게 아니고요?”
“응. 나도 그렇게 알고 있었는데 내막은 추 이사님이 협의이혼을 요구하나 봐.”
“그렇다면 혹시 지난번 유럽출장도 협의이혼 때문에 다녀온 것 아닐까?”
“앞뒤 정황상 그럴 가능성이 대단히 높아 보입니다.”
“좋아! 그렇다면 김세령이 요구한 지분도 그 쇼핑몰과 관련됐을 거야. 그러니까 홍대리가 백수연의 인터넷쇼핑몰도 한번 파봐. 특히 수익구조가 어떻게 됐는지.”
“지시하실 줄 알고 거기에 대한 조사도 이미 끝냈습니다.”
“어째 이거, 오늘 벌집을 건드린 것 같은 불길한 느낌이 드는데요. 홍 대리님.”
“이제야 깨달았냐. 그런데 파악된 인터넷쇼핑몰의 수익구조는 아주 열악했습니다. 오픈마켓도 알려진 매출과 실제매출 사이에 상당한 차이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주위에는 어떻게 엄청난 수익을 내는 흑자쇼핑몰로 알려졌을까?”
“그러게요. 그게 참, 불가사의한 일입니다. 아참! 팀장님, 참고로 이것도 한 번 보시죠. 오늘 오전 백수연의 인터넷쇼핑몰에 내걸린 F/W시즌의 메인상품 목록입니다. 혹시나 해서 제가 기존상품과 이번 F/W상품을 비교해봤는데, 아주 재밌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흠. F/W상품에선 비전을 갖춘 브랜드라는 생각이 전혀 안 드는군.”
“맞습니다. F/W상품의 경우 전반적으로 디자이너의 예술적인 감각과 능력이 오히려 후퇴한 느낌입니다.”
“디자인이 급작스럽게 변했다, 흠.”
“그런데 팀장님, 앞에 놓인 그 메모지엔 무슨 낙서를 그토록 어지럽게 하신 겁니까?”
“그러게요, 홍 대리님. 저도 아까부터 궁금했었습니다.”
“그럼 두 사람이 이 문제 좀 한 번 풀어봐.”
“문제요?”
“응, 명제의 참과 거짓을 밝히는 수학문제야. 진실게임을 하는 과정에서 A, B, C, D 네 사람 중 한 명만이 나쁜 사람이라는 사실을 알았어. 네 사람의 진술 중 진실을 말한 사람이 한 명일 때, 누구의 말이 진실이고, 또 누가 나쁜 사람인지.”
“히~유! 전 일찌감치 포기하겠습니다. 도저히 제 머리로는, 오늘밤 꿈자리만 뒤숭숭해집니다.”
“크크크, 잘 생각했다. 동해야.”
“A는 나쁜 사람이 B이다. 그리고 B는 나쁜 사람이 C이다. 다음 C는 B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 마지막 D는 나는 나쁜 사람이 아니다.”
“흠! 조건들을 하나씩 따지면 아무래도 진실을 말한 사람은 ‘C’같은데요. 그리고 나쁜 사람은 ‘D’이고요. 맞습니까?”
“맞았어, 정답이야.”
“야호! 동해. 너 똑똑히 봤지. 나 이런 사람이야.”
“아, 예~.”
“그런데 팀장님, 이것들이 새로 수거한 짝퉁들입니까?”
“응.”
“그것 참, 어디서 많이 본 느낌이란 말이야.”
“뭐가요, 홍 대리님?”
“이 가먼트백(Garment Bag) 말이야.”
“가먼트백!”
“색상하고 전체적인 디자인이 너무 눈에 익습니다. 내가 이걸 어디서 봤더라, 음.”
“홍 대리님도 참. 짝퉁이 우리 회사제품을 모방했으니까 당연히 눈에 익죠.”
“그런가. 하긴 눈만 뜨면 마주하니. 꿈인지 생시인지 어렴풋한지도 모르지.”
“팀장님, 지금 식사하시러 가시게요?”
“아니, 난 아직 이 명제를 풀지 못했거든.”
“예? 그게 무슨. 그럼 제가 푼 정답 이외에 또 다른 정답이 있는 겁니까?”
“그렇진 않아.”
“그럼 왜 정답을 또…….”
“수학적으로는 맞아. 하지만 현실에선 답을 찾지 못했거든.”
“현실에 답이 있다. 가만! 그럼 혹시 그 A, B, C, D가…….”
“홍 대리가 벌써 눈치를 챘군.”
“역~시. 그럼 A가 추 이사님이고, B는 백 전무님. 그럼 C는 누굽니까?”
“김세령 씨.”
“그리고 마지막 D는요?”
“지금은 고인이 된 손비아 씨야.”
“헐~!”
“아무튼 나는 지금 그 답을 찾으러 갈 테니까 두 사람은 식사가 끝나면 셔츠를 만드는 제일기획을 은밀하게 뒷조사해줘. 진짜 범죄자를 추적하는 것처럼 말이야.”
“진짜 범죄자를 추적하는 것처럼 하라. 팀장님, 그럼 아까 특별히 의심이 간다던 곳이 제일기획입니까?”
“응.”
“그 업체를 특별히 의심하시는 이유라도.”
“어부왈, 성인불응체어물, 이능여세추이(漁父曰, 聖人不凝滯於物, 而能與世推移).”
“그게 무슨?”
“홍 대리, 그건 제일기획의 김 상무방에서 본 편액 속 글귀야. 이 글귀가 김 상무의 짝퉁 관련성을 암시하는 듯 했거든. 백 전무님도 이런 추론을 가능하게 제일기획 근처로 이사를 했고.”
“그러니까 능구렁이 김 상무가 백 전무님과 사적으로 친하다? 하긴 공사의 구분이 희미해지면 당연히 회사에는 위험요소가 되겠군요. 잘 알겠습니다, 팀장님.”
현우는 짝퉁 의류 한 점을 가먼트백에 담아 서둘러 오피스텔로 왔다. 현우가 오피스텔로 돌아온 이유는 석우의 말 때문이었다. 현우는 황급히 옷장을 열어 한쪽 구석에 넣어둔 가먼트백을 꺼냈다. 가먼트백은 처음 내용물을 확인하기 위해 열어본 것을 제외하고는 기억의 밑바닥에 가라앉아 있었다. 현우는 망설임 없이 지퍼를 열어 재킷을 꺼내 침대 위에 펼쳤다. 그리고 짝퉁으로 확인된 재킷도 그 옆에 나란히 놓았다. 석우의 느낌은 정확했다. 손비아가 선물한 재킷은 짝퉁과 기술적인 약점이 똑같았다.
“지난번에 형사과장이 분명히 피살자의 이모부가 백 전무님이라고 했지. 그렇다면 도움을 준 인척이 바로 백 전무님이었다는 소리군. 그런데 짝퉁의 디자인을 손비아 자신이 직접 했다고 밝혔단 말이야. 설마……. 그렇군! 손비아의 사망으로 인해 F/W상품의 디자인콘셉트가 변한 거야.”
그런데 현우가 좀처럼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있었다. 그것은 자신이 백 전무의 비리에 접근하도록 추 이사가 수수방관했다는 사실이다. 오히려 백 전무를 백상아리에 빗대면서 그의 반격에 조심하라며 은근히 적대감까지 불러일으켰다. 이제 현우는 추 이사의 온전한 실체가 보였다.
“추 이사님은 백 전무님을 제거하기 위해 나를 전략적으로 이용했군. 제거이유는 김세령의 지분참여문제로 갈등이 노출됐거나 백 전무님과의 수익배분에 불만이 생겼기 때문이고. 흠, 상황이 점점 나에게 진실의 사인검을 빼라고 권하고 있어. 이제 내 임무도 서서히 공식단계로 접어드는 건가.”
마침내 현우는 논리의 그물을 던져 명제의 참과 거짓 중 하나의 진리값을 잡았다. 잡힌 놈은 A, B, C, D 모두 거짓이었다. 그것이 현실에서 얻은 답이다. 그런데 바다낚시를 좋아하는 추 이사도 모르는 게 있었다. 사냥꾼들이 바다표범을 사냥할 때 첫 번째 사격은 바다표범이 충분히 숨을 쉬지 못하도록 하는 데 목적이 있다. 그리고 바다표범이 호흡을 하기 위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면 그때 비로소 본격적인 사냥이 시작된다. 그것이 두 번째 사격이다. 솔직히 지금까지 현우가 추적한 비리사건은 사격으로 치면 첫 번째 사격에 해당됐다. 하지만 추 이사는 그것까지는 미처 몰랐다.
그 사이 억수로 퍼붓던 빗줄기도 서서히 그 세기가 잦아들기 시작했다. 현우는 다시 오피스텔을 빠져나와 차에 올랐다. 그리고 가먼트백 제조공장을 찾았다. 현우는 차를 주차시키고 나무 위의 표범처럼 의자에 깊숙이 몸을 파묻었다.
“어때 죽이지?”
“고것 참! 보면 볼수록 삼삼하단 말이야. 그런데 뭣 때문에 투잡으로 노래방도우미를 하지?”
“그거야 사정이 있겠지. 낮에 하는 보험설계사로는 생활이 어렵다잖아.”
“아무튼 혼자 가면 안 돼.”
“알았으니까 얼른 짐이나 실어.”
남자직원 둘이 출입구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그런데 그중 한 사람이 공장 안으로 황급히 사라졌다. 남은 한 사람은 배달차량의 해치백을 열었다. 다시 나타난 직원은 포장된 가먼트백을 한 아름 들고 있었다. 직원은 능숙한 솜씨로 가먼트백을 화물적재공간에 차곡차곡 실었다. 순간 현우는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했다. 현장에 남아 계속 공장의 동태를 살필 것인지 아니면 목적지도 모르는 채 무작정 배달차량을 따라갈 것인지. 잠시 후 현우는 본능적으로 배달차량을 쫓기 시작했다. 배달차량은 무학여고 앞을 지나 중량천을 건너더니 곧장 고산자로로 진입했다. 그리곤 다시 성수대교를 건너자마자 좌회전을 했다. 그러자 오른쪽에선 압구정동의 대단위 고층 아파트단지가 중세의 성벽처럼 나타났고 왼쪽으로는 한강이 해자(垓字)처럼 흘렀다. 하지만 배달차량은 계속 달렸다. 마침내 배달차량은 갤러리아백화점의 생활관과 명품관 사이를 빠져나가더니 좌회전을 했다. 배달차량이 내달리고 있는 압구정로의 끝은 바로 청담동이었다. 순간 현우의 눈이 빛의 변화를 알아채고 중요한 정보들을 뇌로 보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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