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미 칼럼] 선진화로 가는 길-1 <문화인101>

부모가 변해야 아이들이 선진국민 된다

김유미 뉴데일리 논설위원 | 최종편집 2013.04.29 12: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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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화로 가는 길 1>

부모가 먼저 변해야 한다

 
김유미 /재미작가, 언론인/뉴데일리 논설위원

인간적으로도, 사회적으로도, 존경받을 수 있는 사람.
인품을 갖춘 올 곧은 인간으로 성장하여 모범적인 사회인이 되는 것.
아마 모든 부모들의 자식에 대한 기대는 이것일 것입니다.
그리고 이런 사람들이 많은 사회일수록 그 사회는 저절로 선진문화국이 될 것입니다.

최근에 와서 '선진화 의식' '의식의 패러다임', 이런 소리들이 자주 들립니다.  
이름만 조금씩 다를 뿐, 내용 면에서는 거의 비슷한 연구회, 포럼 같은 모임도 많이 생기는 듯합니다.
“어떻게 하면 국민의 문화수준, 즉 민도가 업그레이드되어 문화선진국 대열에 오를 수 있겠는가?” 하는 문제를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이 관심을 가지고 책자도 펴내고 강의, 강연도 한다는 자체가 굉장히 고무적이라 하겠습니다.
하지만 선진화 의식의 패러다임은 한두 번의 강연이나 강의로 쉽사리 변화되기 어려운 것입니다.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품격이 하루아침에 달라지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선진문화 의식이 제대로 자리 매김하려면 자식들을 키우는 부모세대부터 변해야 합니다. 부모들 자신의 의식이 변하지 않는 한, 다음 세대들에게 문화인의 의식을 심어주기 힘듭니다.

5월호 Fortune 잡지를 읽다가 흥미 있는 문구 하나를 읽었습니다.
23살에 건강식품 사업을 시작해 5년 안에 대성한 청년 이야기인데, 그가 이런 말을 했습니다.
“나 자신을 비롯해 많은 경우, 사람들은, 본인 스스로가 무엇을 모르는지조차 모른다.”
바로 이것입니다.
부모 스스로가 무엇이 선진문화인의 의식인지조차 모른다면 그 자녀들을 선진문화인으로 키우기 힘듭니다.

인간평등, 남녀동등을 열변하는 유명 강사가 만약 집에서는 딸에게 “계집애가 무슨 공부를 더 하겠다는 거냐. 대학 나왔으면 이제 적당한 자리 찾아 시집이나 가거라.”
이런 말을 거침없이 한다면, 그런 수준이면서 남에게 남녀가 평등한 사회, 인간이 평등한 사회를 주창하는 것은 이중 잣대입니다.

“나의 아버지는 이중인격자다. 밖에서 하는 언행과 집에서 하는 언행이 영 딴판이다.”

아이에게는 자신의 아버지뿐 아니라 어른 사회가 그렇게 이중적인 믿지 못할 사회로 보이고 그런 시각에서 냉소적인 인간으로 성장하기 쉬울 것입니다.

대학을 졸업한 처녀가 대학원에 가기 전에 혼자서 석주일 동안 유럽에 배낭여행을 다녀온 실화가 있습니다.
그 처녀 부모에게 주변의 친척, 친구들이 걱정을 했습니다.
“아니, 생전 가보지도 않은 곳에 다 큰 계집애를 어떻게 혼자 보내요?”
“다 큰 계집애니까 보내지요. 다 큰 남자애는 괜찮고 여자애는 안 되나요? 이제 성인이 되었으니까 이 세상 어디를 가든 자기 관리를 스스로 잘 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다 성장한 자식의 이성과 판단을 믿지 못한다면 그건 부모가 자식을 잘 못 키운 거지요.”
그 처녀 엄마의 답이었습니다.
성장한 자녀가 이 세상 어디를 가든 세련되고 성숙한 매너로 부끄럽지 않은 사람 구실을 할 거라는 것을 믿을 수 있는, 믿을 수 있게끔 키우는 부모의 교육, 그런 교육이 바로 선진화 의식 교육입니다.

첫 아이를 낳은 며느리가 대학시절 꿈이었던 남미 아마존 여행을 한 달 동안 혼자 다녀오겠다, 했을 때 시어머니는 주저주저했지만 시아버지가 적극 찬성해 다녀온 여성도 있습니다. 미국 이야기가 아니고 한국의 실화입니다.

둘째 아이를 낳은 며느리보고 여태껏 했던 전공이 아깝다고, 하던 공부를 마저 하라며 미국 유학을 권하며 아이들을 돌보아주겠다고 자진해 나선 엄마가 친정어머니도 아니고 시어머니인 가정도 있습니다. 이 또한 한국 이야기입니다.

7순이 넘어서도 자원봉사로 한국으로 시집온 외국 여성들에게, 다문화 가정 아이들에게, 한국어를 열심히 가르치는 여성들도 있습니다.  

이런 부모들이 바로 선진문화인 의식을 몸소 가르치는 부모들입니다.

“우리 아이는 나이만 들었지 아직도 어린애나 다름없다. 하나부터 열까지 엄마에게 의지하고 엄마가 결정해주기를 바란다.”
이것을 아주 자랑처럼 말하는 엄마들이 있습니다.
자신이 전공한 분야의 실력은 있을지 모르지만, 자기 관리조차 스스로 잘 하지 못하는 마마보이 같은 청년들, 또는 처녀들. 이건 그들의 잘못이 아니라 그들을 그렇게 키운 부모들의 잘못입니다.
사람이 사람답게 살아갈 줄 아는 모든 기본은 유치원 시절에 다 배운다는 말이 있듯, 선진문화인 의식의 자리매김은 어린 시절에 자연스럽게 몸에 배어들어야 하는 것입니다.

유태인들은 13살이면 성인식을 올립니다. 미국에도 'Sweet Sixteen' 이라고 소녀에서 처녀가 되는, 열여섯 살 생일파티를 크게 합니다. 최근에 와서는 여자아이들뿐 아니라 남자아이도 열여섯 살 생일축하 파티를 하는 가정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유태인들의 성인식도, 미국의 Sweet Sixteen 파티도 그냥 먹고 노는 잔치가 아닙니다.
이제부터 소녀, 소년기가 끝나고, 자신이 자신의 언행 모든 것을 책임 질 수 있는, 다시 말해 사람다운 사람 구실을 할 줄 아는, 기본을 알고 실행하는 연령이 되었다는 뜻인 것입니다.

“요즈음 젊은 아이들은 너무 버릇이 없다.”
“어른 알기를 우습게 여긴다.”
전철 안에서 어르신에게 주먹질을 했다는 기사도 언젠가 신문에서 읽었습니다.
요즈음 아이들이 누구입니까? 그들은 내 아이, 이웃집 아이들입니다. 그들은 어른세대가 길러낸 다음세대들입니다. 그들은 어른세대의 복사판입니다.
'원숭이는 보는 대로 따라한다'는 말처럼 사람도 똑같습니다.
아이들은 태어나면서부터 하나부터 열까지 부모를 따라하면서,
그것이 자연스럽게 그 인간의 가치관, 도덕관을 형성하는 것입니다.
   
여섯 살짜리 여자애가 화장실에서 일을 보고 변기 뚜껑을 닫고 물을 내리고 비누칠을 해가며 손을 씻고 나오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손을 씻을 때, 그 아이에게 '도와줄까?' 하고 물었더니 그 아이는 "No, thank you. I can do it all by myself." 라고 똑 부러지게 대답했습니다.
자신의 의사를 분명하게 전달하는 것. 이 또한 이 아이처럼 아주 어렸을 때 길들여지는 것이지 하루아침에 저절로 되는 게 아닙니다.
예스도 아닌 노도 아닌 어영부영한 태도로 일관하는 게 마치 동양인의 미덕인양 착각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현 시대, 즉 선진화 시대에는 자신의 확실한 의사 표현 능력이 필수입니다.
그 어린아이의 부모는 필경 화장실 물을 내릴 때 변기 뚜껑을 닫고 물을 내리고 손을 반드시 씻는 사람들일 것입니다.
음악회나 영화관의 여성 화장실에 가보면 화장실 사용 후, 손은 씻지 않고 거울 앞으로 다가가 화장만 고치고 나가는 여성들도 있습니다. 
공중목욕탕에는 많은 경우, '물을 아낍시다.' , '수건을 아껴 사용해주십시오.' 이런 글귀가 여기저기 벽에 붙어 있건만 그런 작은 것들도 제대로 지키는 여성들이 드뭅니다.
스팀 사우나 실에 수건을 깔고 앉아 있다가 수건은 그냥 그 자리에 놔둔 채로 나가는 여성들도 있습니다.
이런 엄마를 보면서 자란 아이는 엄마의 그런 행동 가짐이 모두 당연한 것처럼 여겨질 것입니다.

지구 환경문제를 생각해 수퍼에 갈 때, 재사용할 수 있는 봉지를 준비해가는 엄마.
식당에서 일하는 종업원들에게 반말 식으로 말하지 않고 공손한 엄마.
목욕탕에서 물을 계속 틀어놓은 채 사용하지 않는 엄마.
담배꽁초를 자동차 창밖으로 휙 내던지지 않는 아빠.
교통규칙은 물론이고, 공공장소의 크고 작은 규칙도 반드시 지키는 부모. 
이런 부모에게서 자란 아이는 선진화 의식이 절로 몸에 스며들 것입니다.

나는 과연 어떤 부모일까?
내 행동 가짐 하나하나가 내 자식들이 본받을 만 한가?
선진문화인의 의식.
실상 그리 대단한 게 아닙니다.
높은 학력 또는 재산이 많다고 절로 선진문화인이 되는 게 아닙니다.
스스로의 양심에 부끄러움 없이 살아가는 진실함과, 남을 배려할 줄 아는 겸손함과 올바른 매너. 이것이 선진화 의식의 토대인 것입니다.

내 아이가 성인이 되었을 때, 이 지구 어느 곳에 가든 능력과 인품을 갖춘 사람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키우려면 우선 부모의 생활 습관부터 변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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