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만주를 내달리며 시린 장백을 넘어 (중략) 몰아치는 미제 맞서 분노의 심장을 달궈…'
    국가정보원과 검찰이 국회 체포동의요구서에 첨부한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의 범죄사실에는 '혁명동지가'가 유난히 자주 등장한다.

    2일 국정원 등에 따르면 이 의원은 지난해 3월부터 8월까지 모두 4차례의 모임에서 혁명동지가를 부른 혐의(국가보안법상 반국가단체 활동 찬양·동조)를 받고 있다.

    북한이 날조·선전하는 고 김일성 주석의 항일 독립운동에 빗대 자신의 '혁명 의식'을 되돌아보고 반미 투쟁을 선동하는 노래를 불러 국가보안법상 반국가단체인 북한 체제에 동조했다는 것이다.

    국정원 등은 혁명동지가가 '북한의 자주·민주·통일 노선을 선전하고 반미 자주화 투쟁을 선동하는 등 북한 혁명노선에 동조하는 노래'라는 이유로 이적표현물로 판시됐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이 의원을 비롯한 이른바 'RO' 조직원들은 다소 공식적인 행사에서도 이 노래를 제창하며 분위기를 띄운 것으로 보인다.

    이날 공개된 이 의원의 범죄사실을 보면 RO 조직원들은 지난해 3월 이 의원의 국회 진출을 지지하기 위한 결의대회에서 이 노래를 함께 불렀다. 이 행사에는 RO 조직원을 포함해 400여명이 참석했다.

    지난해 8월 경기 광주시 곤지암청소년수련원에서 열린 '진실승리 선거대책본부 해단식'에서는 이 노래가 세 차례나 불린 것으로 적시돼 있다.

    법원이 과거 이 노래가 불린 맥락을 근거로 이적표현물로 판시하긴 했지만 민족해방(NL) 계열이 중심인 통합진보당 내에서는 별다른 '범죄의식' 없이 민중가요 가운데 하나 정도로 보고 관행적으로 제창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1990년대 학생운동 세력은 집회·시위 현장에서 이 노래를 자주 불렀다.
    이적표현물의 '멍에'를 쓰긴 했지만 민중가요 작사·작곡가인 백자(41)씨가 만든 노래다.

    그는 이 의원 등에 대한 압수수색이 이뤄진 지난달 28일 트위터에 20년 전 쓴 노래가 언론에 거론되니 기분이 묘해요'라고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