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요원 망명과 시리아 사태 속 미-러 불편한 관계
  • [뉴데일리 안종현 기자 = 상트페테르부르크 러시아]

    세계 주요 20개 국가가 모인 G20 정상회의는
    전 세계 정치-경제의 중심축이다.

    G20은
    7개 선진국만의 집합체인 G7과는 달리
    선진국과 신흥국이 머리를 맞대는 유일한 장소기 때문이다.

    따라서 G20 회의의 주도권을 잡는 국가가
    명실상부한 세계 [리더 국가]로 평가 받는 것이 국제 사회의 분위기다.

     

    특히 이번 G20 정상회의는
    러시아가 개최하면서 주최국과 미국이 벌이는 신경전이 치열하다.

    미국과 러시아는 최근 급속도로 사이가 틀어진 상태.

    러시아가
    전 미국 중앙정보국(CIA) 요원 에드워드 스노든의
    망명을 허용한 것이 갈등의 시발점이었다.

    여기에 미국은 시리아 사태에 군사개입을 준비하고 있어
    러시아와의 군사적 긴장감 마저 돌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이번 정상회의에서
    주최국인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따로 정상회담을 가지지 않는 것도 이 때문이다.

     

  • ▲ G20 정상회의에 참석중인 박근혜 대통령이 공식환영행사에 참석해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 뉴데일리
    ▲ G20 정상회의에 참석중인 박근혜 대통령이 공식환영행사에 참석해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 뉴데일리


    미국-러시아의 불편한 관계는
    반대로 우리나라에게는 외교적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과 관계가 소원해진 러시아가
    다른 국가들과의 접촉면을 넓히고 있기 때문이다.

    시리아 사태 등 국제 사회 문제에서
    러시아의 편을 들어줄 우군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푸틴 대통령이 G20 공식 행사 종료 직후
    따로 만나는 사람이 박근혜 대통령이라는 점은 고무적이다.

    바쁜 행사 일정 속에서 가지는 형식적인 짧은 만남이 아니라
    행사를 치른 뒤 깊게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 하고 싶은 상대라는 얘기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5월 미국 방문에서도
    오바마 대통령과 당초 정해진 시간을 넘겨 회담을 진행하고
    별도의 시간을 따로 가진 바 있다.

     

    푸틴 대통령은
    박근혜 대통령이 내놓은
    [일자리 창출]을 통한 [경제 성장]에
    높은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의 산업화를 이끈 박정희 대통령의 딸인 점과
    글로벌 경제위기속에서도
    한국이 튼튼한 펀더멘털을 유지하고 있는 비결을
    박근혜 대통령의 [리더십]에서 찾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푸틴 대통령이 내세운 G20 정상회의의 최대 화두도 [경제]이며
    이 부분에서 양국 정상은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러시아 언론들의 반응도 뜨겁다.

    러시아의 유명 뉴스 전문 채널인
    <러시아 TV 24>를 통해 방영된 박근혜 대통령의 인터뷰 영상은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이 인터뷰는 러시아 유수의 방송과 신문 등을 통해 계속 보도됐다.

    <러시아 TV>는
    G20에 참가한 각국 정상 19명 중
    자국의 푸틴 대통령을 제외하고는
    유일하게 박 대통령에 대해서만 20분 분량의 단독 인터뷰를 내보냈다.

    다른 정상들에게 할애된 인터뷰 방영 시간은 2~3분에 불과했다.

    [새마을 운동]과 [한강의 기적]을 일군
    박정희 대통령의 딸인 박근혜 대통령의 인생사와
    정치적 성장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는 후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