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연희 전 사무총장의 취중 D신문 여기자 성희롱 사건으로 한나라당이 무척 곤혹스러운 상황에 봉착했다. 한마디로 있어서는 안될 국회의원의 무절제가 한나라당을 온통 흔들어놓았다. 만취가 부른 사건이라고 보기에는 너무나 어처구니가 없는 일로 인하여 한나라당이 곤혹스러운 상태에 허우적거려야 하는 모습을 보는 국민들도 딱하기만 하다.

    한나라당에는 훌륭하고 기라성 같은 인재들이 많다. 전여옥 의원의 당당한 6·15사변 비판으로 야당성이 드디어 돌출되는 듯 돋보이더니, 갑자기 최 총장의 만취사건으로 한나라당이 그렇게 바보(?)처럼 흔들려서야 되겠는가. 왜 휘청거리는 모습으로 여당 체질이라는 소리를 들어가며 수모를 받아야하는 정당이 되고 있는가. 야당이 여당 체질이라는 소리를 듣는다는 것 자체가 한나라당이 야당으로서 위기의식 앞에 놓여있다는 사실을 반증한다.

    더욱이 5·31지방선거를 앞두고 느긋하게 안심하던 한나라당이 사무총장이라는 중책에 있었던 최 의원의 취중 행태 하나 때문에 이토록 심각하게 움츠리게 되었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다. 근본적으로 한나라당의 모순은 무엇보다 변화를 하지 못했다는 데 근원(根源)이 있다. 사실상 위기의식을 느끼지 못하는 정당이야말로 정당의 가치가 없고 정당으로서 소생의 에너지가 고갈될 수밖에 없지 않나 생각된다.

    자연생태계는 약자나 변화에 적응 못하는 자는 도태되기 마련이다. 그렇다고 자연은 강한 자만이 살아남는 것이 아니며, 오히려 변화에 적응하는 자만이 끈질기게 살아남는 법이다. 자연 과학자 다윈은 '종의 기원'에서 차라리 강자보다는 오히려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종자만이 끝까지 살아남는다고 역설했지 않았던가. 한나라당은 강하지도 않지만 변화에 대한 적응력도 한참 떨어진다. 그렇다면 한나라당이 소생할 수 있는 길은 무엇인가.

    한나라당이 지니고 있는 커다란 결함은 그 첫째가 변화를 모르는 정당, 둘째가 위기의식을 느끼지 못하며 용기가 없는 정당, 셋째가 새로운 인물에 대한 추구가 없는 정당이라는 점을 들 수 있다. 한나라당이 새롭게 태어나기 위하여 무엇인가 혁신적으로 바뀌어져야 할 것 같다.

    첫째, 한나라당은 스스로 부서졌다가 다시 일어서야한다. 이대로 간다면 한나라당은 반드시 대선에서 패할 수밖에 없다. 한나라당은 옛날의 여당으로부터 시작돼 오늘에 이르기까지 체질 변화에 전혀 민감하지 못하다. 제아무리 지도부가 새로운 개혁과 변화의 이데아를 가지고 변화를 시키려고 노력을 해보았자 변화될 수 없는 그 무엇이 있다. 제2창당의 모습을 넘어 신당 창당의 모습으로 태어나지 않으면 안 될 정도의 타성이 있다.

    한나라당의 고질적인 타성은 웰빙체질이다. 그리고 위기에 대한 절박성이 없고 야당으로서의 책임감있는 용기 또한 없다. 한나라당이 오늘의 국민적 지지를 획득하는 데는 한나라당 자체의 능력 때문이 아니라, 노무현 정권과 집권여당인 열린우리당에 대한 국민적 지지저하로 인한 상대적 반사이익과 애국보수세력의 끝없는 구국투쟁에 기인된 바 크다. 바로 이 사실을 뼈아프게 느끼지 못하고 있는 한나라당의 불감증이야말로 내일의 한나라당에 암운을 가져다주는 불행의 씨앗이 될 수 있다.

    한나라당 스스로가 반사이익과 애국 보수세력의 구국투쟁 때문에 한나라당의 국민적 지지가 있다는 사실을 애써 부인하려 든다. 이것이 큰 문제다. 한나라당이 이대로 가다가는 2007대선 직전에 공중 분해될 가능성이 있다. 차라리 지금부터 스스로 부수는 작업과 새로 만드는 작업을 동시에 병행해야할 것 같다.

    둘째, 한나라당은 절박한 위기의식을 느끼지 못하며 구국을 위한 투쟁의 용기가 없는 정당이다. 모든 정당은 위기의식 앞에서 살아남아야 된다는 필사적 생존의 법칙을 절실하게 느껴야 내외로부터 오는 도전을 막아낼 수 있다. 투쟁력과 자생력은 절박한 위기의식과 용기로부터 배태되어 나오는 생성물이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안이하고 막연한 승리감에 도취되어있는 그야말로 안일무사 정당체질이다. 위기감 없이 어떻게 2007대선 승리를 보장받을 수가 있는가.

    위기감을 느끼지 못하는 민족이나 국가는 국가생존전략에서 뒤처지거나 다른 국가에 의해서 침략당하는 것이 역사가 주는 절실한 교훈이다. 위기감을 느낀다 함은 유비무환할 수 있는 자생능력을 갖추게 된다는 뜻이다. 한나라당은 유비무환의 정당이 되질 못한다. 어떠한 준비도 갖추고 있지 못하다. 작은 자극이 외부로부터 닥쳤을 때 휘청거리고 몸살을 앓는다. 이번 최 전 총장 사건만 해도 그렇다. 크다면 크고 작다면 작은 그 사건 하나로 인해서 한나라당의 몸집이 엎치락뒤치락이다. 이래가지고서야 어떻게 한나라당이 2007대선을 향할 수 있다는 말인가.

    셋째, 한나라당은 적재적소에 인물을 설정하거나 새로운 인물에 대한 영입이나 추구가 없다. 한나라당은 공천 경쟁이 극심해서 인물이 넘친다고 자만하는 소리를 자주 듣게 된다. 과거의 한나라당 뿌리부터 2006년 한나라당까지 그 시대적 인연에 걸쳐있는 사람들이야 많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시간은 그 시간에 알맞은 대상과 새로운 인물을 요구하기 마련이다. 다시 말하자면 시대적 변화에 알맞을 수 있는 캐릭터를 가진 새로운 인물을 시대가 요구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한나라당은 새로운 인물에 대해서 별로 관심을 갖지 않는 모양새다. 

    당내에서도 마찬가지다. 서울시장 후보를 예로 들어보자,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에 맹형규 전 의원과 홍준표 의원 두 명을 승리카드로 압축하는 느낌이다. 열린당에서는 강금실씨를 공천한다는 설이 지배적이다. 이 경우 압축된 저명한 정치인인 맹 전 의원과 홍 의원 외에도 대항마로 적합한 사람이 누구냐는 문제가 던져질 때 갑자기 박진 의원이 툭 튀어 나온다.

    그렇다. 싸움은 상대가 있는 법이다.

    강금실씨 이외의 대마(大馬) 정치인이나 행정가가 집권당 후보로 나올 경우에는 맹 전 의원이나 홍 의원이 승리카드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강씨가 나올 경우 박진 의원이 그 대항마로 승리카드일 수밖에 없다. 한나라당의 인물 선택 특성은 지나친 권위주의와 지명도에 의존하는 경향이 크다. 지금 시대는 발 빠르게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강씨의 변화에 대항할 수 있는 승리카드는 권위주의도 지명도도 아닌, 변화에 순발력 있게 적응할 수 있는 박 의원이 승리카드라는 말이 설득력을 갖게 된다.

    결론적으로 지금의 유약한 한나라당 체질로서는 2007대선에서 좌파를 이길 수 없다. 2007대선 승리를 위해서는 스스로 한나라당을 부수고, 새로운 야당으로 탄생되어야 한다. 변화와 투혼이 있는 '나라사랑 정당'으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

    조국의 미래를 담보할 수 있는 새로운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애국정당으로 혁명적 변화를 하지 않고서는 한나라당이 설 자리가 없다.

    <객원칼럼니스트의 칼럼 내용은 뉴데일리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