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씨가 김영선 의원에 비해 보다 높은 지지율 수치가 나오는 이유는 우선 전씨의 사회경력이 김 의원에 비해 길고 화려하기 때문이다. 물론 김영선 의원도 대단한 수재인 것은 사실이지만 전씨의 화려한 경력에는 미치지 못한다.

    흔히 사람들이 전씨를 ‘빗자루 시장’이란 별명으로 기억한다. 전씨가 빗자루 시장이란 별명으로 불리게 된 계기는 광명시장 직을 수행하면서 새벽이면 직접 시내 구석구석을 청소하면서 시민들을 만났기 때문이다.

    또 전씨는 혹독한 가난을 체험했다고 한다. 중학생 시절 어려운 집안형편을 돕고자 행상으로 나선 일도 있고 책을 살 돈이 없어서 온 종일 서점에 서서 책을 읽은 적도 있다고 했다. 전씨는 24세 나이로 한국 여성 최초로 73년에 행정고시에 합격한다. 이후 전씨는 노동부 국장을 거쳐 여성 최초 관선-민선시장을 역임하고 비례대표 의원을 거쳐 보궐선거를 통해 광명시을 지역구 의원이 되었다.

    조선일보 황성혜 기자의 2005년 12월 25일자 기사를 보면 전씨에 대한 많은 사항을 알 수 있다. 기사의 주된 내용은 전씨 부부의 검소한 삶을 소개하고 그 외 전씨 부부의 살아온 길을 간단히 소개하고 있다. 2005년 3월 행정도시법 통과 당시 전씨가 단식에 나섰을 때 일어났던 일들도 나와있다.

    간단히 정리해보면 전씨는 검소한 자수성가형의 인물임을 알 수 있다. 그러고 보면 한나라당을 부자당이니 강남당이니 하며 공격하는 이들이 많은데 의외로 한나라당에는 자수성가한 타입의 인물들이 제법 많음을 알 수 있다. 전씨 외에도 홍준표 의원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그리고 나는 전씨의 이력을 보면서 마거릿 대처 전 영국수상을 생각했다. 마거릿 대처 전 영국수상도 ‘세탁소집 둘째 딸’이었다고 한다. 평범한 가정의 딸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그녀의 업적은 결코 평범하지 않았다. 물론 이념성향에 따라 대처 수상을 긍정적으로 보기도 하고 부정적으로 보기도 하지만 그녀가 지금의 영국에 엄청난 영향을 주었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한국의 대처, 전재희

    전씨의 홈페이지를 들어가보면 아주 그럴 듯 하다. 흰 종이를 들고 무엇인가를 가리키고 있는 전씨가 있고 우측에는 행정서류 같은 형태로 경기도의 문제점과 해결전략이 나와 있다. 분위기는 딱딱하지만 전씨의 인상이 재밌어서 보는 이의 웃음을 자아낸다.

    전씨에게는 미안한 이야기이지만 전씨의 콧구멍이 약간 올라가 있는 것이 특이하고 종이를 들고 있는 포즈도 제법 재미있다. 그리고 푸른 바탕에 하얀 별들이 뒤에서 날아오는 듯한 홈페이지 디자인도 좋은 생각이었다는 느낌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좋은 것은 비교적 뚜렷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는 점이다. 전씨의 홈페이지 좌측 상단에는 ‘더 많은 기회, 더 높은 삶의 질’이라고 되어 있는데 나는 이것이 제법 잘 만들어 진 슬로건이라고 본다. 그리고 우측에 나와 있는 행정문건 같은 문구도 그리 나쁘지는 않다고 본다.

    그러나 문제는 그 행정문건 같은 문구 아래에 있는 ‘내용 자세히 보러가기’를 누르자 생겼다. 무슨 행정서류 같은 것을 만들어 올려놨는데 일반 시민들이 보기에는 내용도 어려울뿐더러 보고서 우측 편에 있는 글씨는 다소 작은 편이어서 보기에 불편하다. 일반 유권자들의 수준에 맞춰 대안을 다시 설명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반면 ‘3대 해결전략’이나 ‘부문별 해결방안’은 제법 잘 정리가 되어 있는데 그림이 좀 더 컸으면 하는 아쉬움이 든다.

    하지만 다른 후보자들과 비슷한 문제가 있었다. ‘개성’이 부족하다는 것이었다. 전반적으로 공약이 다른 후보자들과 비슷비슷했고 ‘아파트 반값’ 같은 자극성있는 공약이 부족했다. 이 점은 좀 더 머리를 짜내길 바란다. 그렇지만 ‘왜 전재희인가’하는 내용을 다룬 사항은 아주 인상깊었다. 이는 아주 잘 만든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전씨에게는 근본적인 숙제가 있다. 좋은 물건이 있어도 광고가 안되면 팔리지 않듯 위대한 인생을 살아왔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대중들이 널리 전씨를 알고 있지 못하다는 점이다.

    전씨에게 급한 것은 홍보전략

    최근 프런티어타임스 기사를 보면 전씨는 김영선 의원과의 단일화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일단 프런티어타임스 김영선 의원 인터뷰 기사로 봤을 때는 김영선 의원 측은 단일화를 일단 달가워하지 않는 듯 보인다. 일단 여론조사 결과로 보면 전씨보다 김영선 의원측이 낮게 나오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전씨나 김영선 의원 모두 김문수 의원과 남경필 의원이 단일화했음에도 불구하고 지지율이 별로 오르지 않았다는 등의 이야기를 하며 김문수 의원을 깎아내리는 모습을 보이는데 물론 두 사람 모두 속으로는 김문수 의원을 상당히 경계하고 있을 것이 분명하다.

    지금 이 상황에서 특히 전씨의 경우, 전씨의 정책에 대해 이것저것 이야기하는 것보다는 가장 급한 조언을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지금 전씨가 해야 할 일은 낮은 인지도를 높이는 것이다. 김문수 의원이 대단한 인물이라면 전씨도 그 못지 않게 뛰어난 인물이다.

    김영선 의원과의 단일화 제의는 좋은 생각이기는 하지만 그렇게 대단한 화제거리는 못 된다. 그리고 김영선 의원쪽에서 단일화 제안에 응할 가능성도 희박하다. 김영선 의원은 아마도 정말 경기지사 당선을 목표로 나왔다기 보다는 자신을 알리기 위해 나온 것일 공산이 높기 때문에 지사 당내 경선에서 떨어지더라도 어떻게든 완주하려 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 전씨가 자신을 알리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다음과 같다.

    ① 서둘러 책을 쓰는 것

    ② 열성 지지층을 대거 확보하는 것

    ③ 인터넷 매체를 활용해 적극적으로 자신을 알리는 방법을 찾는 것

    ④ 이슈가 될만한 새로운 법안을 제출해 언론 지상으로 자신을 알리는 것

    전씨는 ‘빗자루 시장’이란 자랑스런 별명도 있다. 역경을 이기고 꿈을 이뤘다는 자랑스런 인생도 있다. 이런 자랑스런 자산을 잘 활용해서 자발적인 지지층을 만들어 내고 여론의 주목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전씨는 원래 발로 뛰는 성실한 모습으로 세인들의 박수를 받아왔다. 그러나 지금은 발로 뛰기 보다는 자리에 앉아 끊임없이 생각을 해야 할 때이다. 어떻게 하면 ‘전재희’란 이름을, 그리고 전씨가 살아 온 인생사를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서 감동을 줄 수 있는가를 열심히 고민해야 하는 것이다. 이것이 전씨가 경기도 지사 경선에서 당선될 수 있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