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의 나쁜 자유를 보여준 로드맨에게


    장진성  /뉴포커스 대표


  • 당신이 북한 주민들에게 기껏 보여준 미국의 자유란
    고작 코와 입술에 링을 건 얼굴이었고
    팔뚝의 문신이었습니다.
    그 이상을 기대했던 북한 주민들에게 당신은
    오히려 독재자에게 열광하는
    미국의 나쁜 자유를 보여주었습니다.    
                  

    로드맨, 안녕하십니까.
    나는 당신의 친구라는 그 김정은의 나라에서 목숨 걸고 탈출한
    탈북시인 장진성이라고 합니다.
    현재는 당신의 우스꽝스러운 방북 뒷이야기를
    제일 먼저 세계에 알린 탈북자신문 뉴포커스의 대표이기도 합니다.
    평양에서 얻은 알코올 중독 때문에 요즘 재활원에서 치료를 받는다는데
    건강은 많이 회복되셨습니까?
     
    로드맨,
    나는 돈 때문에 시작된 당신의 첫 방북이
    독재자에게 아부하는 정신적 타락으로 이어지는데 대한
    동정과 충고를 위해 이렇게 공개편지를 씁니다.

  • 당신은 늘 김정은을 친구라고 말합니다.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북한이란 나라는 어느 누구도
    미국인과 절대 친구가 될 수 없는 반미정권입니다.
     
    김정은이 당신을 포옹한 것은 당신 개인이 아니라
    순진한 북한의 노예들에게 미국 전체의 굴종으로 과시하기 위한
    정치적 스킨십 선전일 뿐이었습니다.
    그리고 당신은 김정은을 제대로 알려면 북한에 가보라고 허풍을 떠는데
    그 또한 틀린 말입니다.
    왜냐하면 당신 자체가 지금껏 단 한 번도 북한에 간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당신이 갔던 곳은 북한 사람들이 사는 북한이 아니라
    그 땅의 숱한 목숨들을 밟고 일어선 독재자의 궁전이었습니다,
    그 궁전에서 당신이 마신 붉은 와인은 북한 인민의 피였고,
    요리들은 살점이었습니다.
    당신이 정말로 북한에 갔다면 그 누구의 안내가 아니라
    당신의 두 발로 직접 거리의 골목길과 일반인들이 사는 집에 갔어야 했습니다.
     
    거기에서 인민의 눈물과 서러움을 봤어야 했고,
    또 거기에서 인간의 양심으로 슬픔과 분노를 느껴야 했습니다.
    그런데 당신은 그 모든 삶의 재난이 가려진
    평양조차 마음대로 둘러볼 수 없었습니다.
    평양시민들이 감히 올라갈 수 없는
    고려호텔의 스위트룸에서 마신 '평양소주'가
    당신이 보고 느낀 북한의 전부였고
    그 알코올에 푹 취한 당신이었습니다.
     
    그 순간 당신은 작아졌습니다.
    김정은을 굽어볼 수 있는 미국 유명농구선수의 체구였음에도 불구하고
    독재자에게 허리 깊이 숙이는 난쟁이가 됐습니다.
    그래서 또한 당신은 소경이 되었습니다.
    왜 나이 어린 김정은이가 북한의 지도자인지
    그 작은 의문조차 가질 줄 몰랐습니다.
    왜 북한정권이 외부세계의 식량지원에 의존하는지
    그 뻔한 진실조차 보려고도 하지 않았습니다.
     
    철없는 김정은의 장난감이 핵무기인데도
    그 위험한 현실 또한 눈 감은 당신이었습니다.
    그래서 당신은 스스로 농구의 이름마저 모독했습니다.
    당신은 농구선수이지 그 신성한 경기를
    독재자의 생일에 갖다 바칠 권리가 없는데도
    스포츠의 정신까지 더럽힌 불명예의 은퇴선수가 되었습니다.
    당신이 북한 주민들에게 기껏 보여준 미국의 자유란
    고작 코와 입술에 링을 건 얼굴이었고 팔뚝의 문신이었습니다.
     
    그 이상을 기대했던 북한 주민들에게
    당신은 오히려 독재자에게 열광하는
    미국의 나쁜 자유를 보여주었습니다.
    같은 국적의 미국인을 구류한 범죄집단의 괴수를 향해
    키스를 날리는 독재자의 맹신, 자유의 악을 보여주었습니다.

    이제부터라도 당신은 달라져야 합니다.
    알코올 치료가 아니라 무너진 자유시민의 정신을 다시 일으켜 세워야 합니다.
     
    당신이 김정은 생일에 불렀던 축가가
    얼마나 어리석고 잔인한 울림이었는지
    나의 이 편지를 북한 주민 300만 대량아사자의 눈물이 담긴
    이 시로 끝을 맺겠습니다.  

    세상에서 제일로 맛있는 건

    석 달 전에 내 동생은
    세상에서 제일로 맛있는 건
    따뜻한 옥수수라 했습니다. 

    두 달 전에 내 동생은
    세상에서 제일로 맛있는 건
    불에 구운 메뚜기라 했습니다. 

    한 달 전에 내 동생은
    세상에서 제일로 맛있는 건
    어제 밤 먹었던 꿈이라 했습니다. 

    지금 내 동생이 살아있다면
    세상에서 제일로 맛있는 건
    이 달에는 이 달에는 과연 뭐라고 했을까요...    

    [국내최초 탈북자신문 뉴포커스=뉴데일리 특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