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귀순배우 김혜영(33)씨가 탈북위장 여간첩 원정화에게 당한 피해를 호소했다. 원정화가 2001년 9월경 조선족 '김혜영'이라는 이름으로 위장해 한국 여권을 발급받고, 그 이름으로 군 부대 등에서 강연 활동을 했기 때문.

    김씨는 2일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간첩 사건이 벌어진 이후에 8월에만 행사가 5건 정도 취소됐다"면서 "내가 '무슨 이유로 취소 됐느냐'고 물으니, 해당 측에서 '원정화란 사람이 '김혜영'이란 이름을 써서 활동했다고 하더라', '혜영씨를 의심하는 것이 아니라 북에 대해 안좋은 감정 가진 사람들이 혹시라도 해코지해서 피해를 입히지 않을까'란 이유를 들었다"고 말했다.

    김씨는 "나도 처음엔 (원정화가 김혜영이란 이름으로 활동하는지)몰랐다"면서 "그런데 행사장에 가면 거기서 '몇달 전에 왔다갔는데 그때보다 이미지가 달라졌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거의 4~5년 전부터 수십번은 들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이어 "원정화 하나 때문에 정말 순수한 마음으로 북에서 온 사람들이 적지 않게 피해를 입는 것 같다"고 안타까워하며 "주변을 보면 공공 장소에서도 (탈북자에게) 욕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한다. 그런 것을 보면서 나도 혹시 방송을 할 때, 사람들이 손가락질 하지 않을까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김씨는 "주변에 탈북한 분들을 보면 한국 사회를 모르다보니 실수도 많이 하지만 적응하려고 열심히 노력하는 사람이 많은데 그런 사람들한테 너무나 큰 충격이다"면서 "나도 활동하면서 기운이 빠지고, 괜히 사람들 눈치가 보인다. '나를 어떻게 볼까'라는 생각에 마음의 상처를 겪는다"고 토로했다. 김씨는 "지금은 행사가 삼분의 일 정도 취소된 상황인데 지금은 간단하다고 생각하겠지만 앞으로 이것이 확산되면 언론을 통해서라도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1995년 평양연극영화대학 배우학부를 마친 김씨는 1998년 가족과 함께 귀순해 2003년 동국대 연극영상학부를 졸업했다. 그 후 sbs드라마 '덕이' '이상벽의 세상보기' 공동진행 등을 하며 연기자와 MC 등 다방면에서 끼를 펼쳤고,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살짝쿵'이라는 앨범을 내며 가수로도 꾸준히 활동해왔다. 현재는 호남 지역의 모 대학에서 미용예술학을 강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