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고 품질로 세계와 통하다

    고유가와 원자재가 인상, 미국발 금융 불안 등으로 세계 경제가 큰 타격을 받고 있다. 자동차 시장도 고유가로 인한 차량 구매자들의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됨에 따라 수요가 큰 폭의 감소를 보이고 있으며, 소비 패턴 또한 변하는 양상이다. 100년 역사의 세계 최대 자동차 기업 GM은 미국시장에서 지속적으로 실적이 감소했고 3위 기업 포드도 마찬가지의 길을 가고 있다. 

    이러한 저조한 실적은 비단 고유가로 인한 일시적 영향이 아니다. GM과 포드가 안이하게 걸어왔던 과거가 지금 실적으로 표출되고 있는 것이다. GM과 포드는 전체적인 자동차 시장이 어떤 흐름으로 변해가는가를 간과했고, 일본 업체나 타 메이커에 비해 최고 품질의 제품을 만들려는 노력을 게을리 한 것이 사실이다. 

    ‘어려울수록 기본에 충실하라’는 말이 있다. 자동차 업계의 가장 기본은 제품의 품질이다. 꾸준한 품질 향상 노력만이 최상의 품질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이다. 70여 년간 자동차 업계 1위를 고수하던 GM이 드디어 도요타에게 그 자리를 내줬다. 품질 향상을 위한 지속적 노력 없이는 어떤 글로벌 기업도 그 자리를 지켜낼 수 없다는 게 증명된 것이다.

    세계가 인정한 'MK식' 품질 경영

    자동차가 보편화되면서, 소비자는 자동차와 관련한 전문 기관의 자동차 품질 평가에 관심을 기울이게 됐고 평가 결과는 소비자가 차량을 구매하는 지표 역할을 한다. 자동차 품질 평가 전문기관들이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현대자동차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저가차 메이커로 취급 받던 현대차가 품질에서 비약적 발전을 나타낸 것. 현대차의 품질경영이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빛을 발하기 시작한 것이다. 

    실상 현대차의 품질경영은 그 시작이 1999년부터라고 할 수 있다. 현대차의 ‘품질 혁신’을 언급할 때 정몽구 회장을 빼놓을 수 없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당시 정 회장은 ‘현대차=저가차’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 ‘품질혁신’을 위한 모든 수단을 동원했다. 스스로를 품질본부장이라 칭할 정도로 정 회장의 품질에 대한 열망은 대단했다. 그 정신은 말단 직원들에게까지도 전파되기에 이른다.

    품질 향상에 전력을 기울인 결과는 신차 품질 수준의 흐름을 보여주는 JD파워사의 신차 품질 조사(IQS)에서 단적으로 드러난다. 2000~2003년 업계 평균에도 미치지 못했던 현대차의 IQS 순위가 2004년 7위를 시작으로 2006년에는 3위까지 치솟는 등 3~4년간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올해도 일반 브랜드 중 6위를 기록하는 등 이제는 한국 토종 자동차 메이커가 세계가 인정하는 품질 경쟁력을 갖춘 글로벌 기업으로 자리잡은 것이다.

    현대차 품질향상에 대한 평가는 비단 JD파워만이 아니다. 미국 최고의 공신력을 자랑하며 미국 소비자들의 차량구매에 큰 영향을 미치는 '컨슈머리포트'지는 올 7월호 자동차 특집호에서 소형차급 ‘최고의 차’로 현대차 아반떼를 선정했다. 이 잡지는 “현대차 아반떼, 연비좋은 도요타 코롤라를 이기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종합 평가에서 코롤라는 아반떼보다 한 수 아래라는 평가를 내렸다. 이 잡지는 지난 4월에도 아반떼와 싼타페를 한국차로는 처음으로 각 부문별 '2008년 올해의 최고 차'로 선정했다.

    현지 전략형 차량, 품질 호평
    지난 2월 현대차는 인도에 30만대 규모의 제2공장 준공식을 갖고 본격 가동을 시작했다. 2공장에서 생산되는 차종은 현대차의 글로벌 차세대 소형차 i10. i10은 올 초부터 인도의 TV, 신문 등 언론매체가 주관하는 올해의 차 시상을 휩쓸며 올해 계획한 25만대 판매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또 7월 준공한 엔진 2공장에서 25만대의 소형차 전용 카파엔진을 생산하게 돼 더 우수한 품질의 차량을 인도 국내와 유럽 전 지역에 수출할 수 있게 됐다. 카파엔진은 i10과 하반기 투입될 i20에 탑재될 예정이다.

    유럽 전략형 차량 i30도 유럽시장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I30는 출시전부터 독일의 권위있는 전문지 '아우토빌트'에서 “현대차가 처음 C세그먼트에 출시한 모델임에도 불구하고 디자인과 성능이 조화를 잘 이룬 모델”이라고 평가하며 “C세그먼트의 확고부동한 1위 폭스바겐 골프를 추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지난해 11월, 호주 유력 매체인 '카스 가이드(CARS guide)'가 선정한 ‘올해의 차’에 폭스바겐 골프, 마쯔다2 등을 제치고 당당히 1위를 차지해, ‘올해 최고의 차’에 선정되는 영예를 안기도 했다.

    현대차의 새로운 도전, 제네시스 

    품질 자신감을 바탕으로 현대차는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그 선봉은 바로 제네시스. 지난 6월 미국 전역에서 제네시스 신차발표회를 마친 현대차는 제네시스를 통해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한다는 전략이다. 제네시스의 미국 시장 반응도 출시와 함께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미국 자동차 전문지들이 공통적으로 현대차가 제네시스로 새로운 시작을 알리고 있다고 대대적으로 보도했다.(전문지 '카 앤 드라이버(CAR AND DRIVER)', '로드 앤 트랙(ROAD&TRACK)', '오토모빌 매거진(Automobile Magazine)')

    이들은 공통적으로 제네시스가 현대차의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최초의 후륜구동 럭셔리 모델이라고 소개하고 유럽과 일본의 기존 명차들을 능가하는 성능과 품질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미국 최대 자동차 전문지 카 앤 드라이버는 '창세기에서 요한계시록까지'(From Genesis to Revelations?)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후발 주자인 현대차가 렉서스를 능가하는 럭셔리 모델을 출시했다"며 "1989년 렉서스의 신화가 재현될 것 같다"고 보도했다. 로드 앤 트랙은 "BMW, 렉서스, 벤츠 등 일본과 독일의 럭셔리 브랜드는 제네시스를 두려워해야 한다"고 평했고 오토모빌 매거진은 "제네시스가 시험삼아 만든 차는 절대 아니며 현대차의 가장 야심찬 프로젝트"라고 전했다.

    도요타가 렉서스를 통해 미국시장에서 업그레이드 됐듯이 현대차도 제네시스를 통해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 제네시스가 미국 시장에서 진가를 발휘하고, 이를 통해 현대차가 고객에게 새롭게 인식되는 순간이 바로 현대차의 가치가 한단계 업그레이드 순간이 될 것이란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