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정-매뉴얼 무시하면 영원한 후진국... 일벌백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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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형시켜야 한다. 아니 사형시키지 말아야 한다. 


    선장 이모씨보다 늦게 탈출했지만 생존한 179명(2014년 4월18일 현재)에 실종자 268명을 더해 이탈리아 크루즈 사건처럼 1명당 8년형씩, 사망자 28명에 비난동기 살인죄를 적용해 1명당 20년형씩, 4천년(굳이 정확히 한다면 4136년)을 암흑에서 살게 해야 한다. TV앞에 하릴없이 넋놓고 있다 계산해보고 계산해봐도 억울하고 분통함이 가시질 않는다.

    생존자들은 “배가 기울고 있는데도 ‘자리에 그대로 있으라’는 안내방송만 10여차례 반복됐다”고 증언하고 있다. 수사가 끝나봐야 정확히 판단할 수 있겠지만 지금까지 수사결과로 보면 이 선장과 승무원들은 승객들을 방에 가두고 자기들만 탈출한 것이다.

    4천년의 형량에 대한민국 부모된 사람들의 고통을 더해 0하나 더붙여 4만년을 선고해야 한다. 억울한 영혼들이 살았다면 누렸을 그 귀중한 생명치를 다 합해, 장수무병 사는 나이까지 다 계산해, 벌을 주어야 한다. 그 벌은 선장 개인의 단순한 비겁함과 판단 잘못에 내리는 것이 아니다.

    매뉴얼도 없고, 있다해도 매뉴얼을 지키지도 않고, 매뉴얼 훈련도 하지 않고, 훈련여부를 감시하지도 않는 안전불감 대한민국호에 내리는 벌이다. 선사, 선장과 선원, 인허가와 감시를 하는 정부 모두 규정을 지켰다면 벌어지지 않았을 참사다. 규정대로 했다면 사고가 나지 않았을 것이고 사고가 났더라도 피해를 극소화했을 것이다.

    2013년 7월 샌프란시스코 공항에 착륙하던 아시아나항공이 활주로에 부딪치는 대형사고가 났다. 승무원들의 침착한 안내로 불과 2명만 사망하고 305명이 무사히 탈출한 사례를 기억한다. 세월호도 선장과 승무원들이 규정을 지키고 희생정신으로 승객들을 안내했다면 더 많은 인명을, 아니 대부분의 승객들을 구할 수 있었다고 보기에 대한민국 부모들이 이토록 원통해하는 것이다.  
      
    세월호 선원 29명 가운데 구조된 선원은 모두 20명. 선원 가운데 사망-실종 9명은 그나마  조리원, 사무장, 여승무원, 아르바이트생이었다. 생존율 68%다. 승객은 현재까지 생존율이 40%다.
    제일 잘 아는 지들이 먼저 잽싸게 튄 것이다. 선장의 의무 따위는 어디로 갔는가?

    승객을 버리고 도망친 선장에게 적용되는 법은 지금까지 판례로 볼 때 기껏해야 선원법 위반과 업무상 과실치사죄다. 김수현 서해지방해양경찰청장은 17일 "선장은 선원법 10조 '재선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말했다.

    현행 선원법 10조 '선장의 재선의무'는 선장은 화물을 싣거나 여객이 타기 시작할 때부터 화물을 모두 부리거나 여객이 다 내릴 때까지 선박을 떠나서는 안된다고 명시돼 있다. 이 선장이 선원법으로 처벌 받을 경우 부과되는 양형은 5년 이하의 징역에 불과하다.

    또 11조(선박 위험 시의 조치)에 따라 선장은 선박에 급박한 위험이 있을 때에는 인명, 선박, 화물을 구조하는 데 필요한 조치를 다해야 한다.

    선장이 11조를 위반해 인명을 구조하는 데 필요한 조치를 다하지 않을 경우에는 5년 이하의 징역에 처해지며, 선박 및 화물을 구조하는 데 필요한 조치를 다하지 않았을 때에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선원법 이외에 형법 제268조(업무상과실·중과실 치사) 위반 혐의로 처벌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인명피해가 발생한 선박사고 책임자들은 대부분 형법상 업무상과실치사상죄 등이 적용돼 가벼운 형사처벌을 받았다.

    업무상과실치사상죄는 징역 5년 이하의 금고(징역)형에 처하도록 돼 있지만 사상자가 여러명일 경우 최대 금고 7년까지 선고할 수 있다.

    간단히 말해 수백명의 사상을 내고도 7년에서 10년 정도 감옥 살다 오면 된다는 것이다.

    이 희대의 참극에 큰 책임을 지고 있는 자들에게 성범죄자 양형만도 못한 처벌을 내린다면 대한민국 어느 부모가 어느 학생이 국가를 받아들이겠는가? 국가의 희생 요구를 받아들여 국방과 납세의 의무를 하겠는가?  

    따라서 세월호 침몰 사상 사건엔 살인죄를, 그것도 최소한 비난동기가 있는 살인죄를 적용해야 한다. 
       
    대법원 양형위원회는 지난해 '살인범죄 및 성범죄 수정 양형기준'을 올렸다.
    ▲보통동기 살인 10∼16년 ▲비난동기 살인 15∼20년 ▲중대범죄 결합 살인 20년 이상 또는 무기 ▲극단적 인명경시 살인 23년 이상 또는 무기.

    2012년 1월 13일 4천229명을 태운 이탈리아 초대형 유람선 ‘코스타 콩코르디아호’는 이탈리아 토스카나 질리오섬 해안에서 암초 충돌로 좌초, 32명이 사망했다.

    사고난 초대형 크루즈의 프란체스코 셰티노 선장은 승객 대피가 끝나기 전에 먼저 구명정을 타고 사고 현장을 빠져나가 과실치사 등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셰티노 선장은 탈출 직후 해안경비대장과 통화에서 배로 돌아가지 않으려고 요리조리 핑계를 대는 내용이 공개돼 ‘이탈리아의 살인마’란 별명을 얻었다.

    아직까지 진행중인 재판에서 이탈리아 검찰은 셰티노 선장이 버리고 달아난 승객 330여명에 대해 8년형씩 계산해 약 2697년형을 구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