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프가니스탄에서 작전하는 CIA 비밀요원들의 통상적인 모습. [자료사진]
    ▲ 아프가니스탄에서 작전하는 CIA 비밀요원들의 통상적인 모습. [자료사진]

    美백악관이 실수로
    중앙정보국(CIA) 아프가니스탄 카불 지국장의 실명을 공개해 논란을 빚고 있다.

    美AP통신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비밀리에 아프가니스탄 바그람 공군기지를 방문했을 때
    6,000여 명의 기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카불 지국장의 실명을 공개했다고 지난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당시 백악관은 오바마 대통령과 아프가니스탄에서 만난
    美고위관리 15명의 명단을 기자들에게 보냈는데
    여기에 CIA 카불 지국장의 실명이 있었다는 것이다.

    AP 통신은
    “이름이 알려지면 지부장은 물론 그의 가족들까지
    생명의 위협을 받을 수 있다”는
    오바마 정부의 요청을 받아들여
    지부장의 실명을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美정부가 ‘실수’로 정보요원의 실명을 누설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가장 유명한 일은 2003년 부시 행정부 당시의 ‘리크 게이트(Leak Gate)’였다.

    ‘리크 게이트’는 2003년 7월 칼럼니스트 로버트 노박(Robert Novak)이
    ‘워싱턴 포스트’에 게재한 칼럼에서 CIA 비밀요원의 신분을 폭로하면서 시작됐다.

    로버트 노박이 쓴 칼럼은
    2002년 2월, CIA가 조세프 윌슨(Joseph C. Wilson IV) 前이라크 대사를
    니제르에 파견해
    이라크 정부가 핵무기 제조를 위해 우라늄을 구입하려 했다는 정보를 조사하게 했고,
    윌슨 前대사가 “이 정보는 거짓”이라는 보고서를 제출했음에도
    부시 행정부가 이를 무시해버렸던 일을 비판하는 내용이었다.

    윌슨 前대사는
    2003년 7월 ‘뉴욕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부시 대통령의 이라크 침공 논리는 왜곡된 것이라고 폭로했고,
    로버트 노박은 그 이후 해당 내용을 쓴 것이었다.

    문제는 로버트 노박이
    칼럼에서 윌슨 前대사의 부인
    발레리 플레임 윌슨(Valerie Plame Wilson)이
    CIA 비밀요원이라는 점을 폭로한 것이다.

    이후 이 사건은 법정으로 갔다.
    재판부는 윌슨 前대사의 부인이 비밀요원이라는 기사를 쓴
    ‘타임’의 기자와 ‘뉴욕타임즈’ 기자에게 취재원 공개를 명령했고,
    기자들은 이를 거부, 결국 징역형을 선고받은 사건이다.

    이후 기자들에게 CIA 비밀요원의 신분을 공개한 취재원이
    백악관 비서실장과 부실장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은 더욱 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