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존 케리 美국무장관이 최근 舌禍에 휩싸였다. "중국과 대화를 잘 해서 북한이 조용해졌다"는 지난 20일(현지시간) 발언 때문이다. [사진: 美언론 보도화면 캡쳐]
    ▲ 존 케리 美국무장관이 최근 舌禍에 휩싸였다. "중국과 대화를 잘 해서 북한이 조용해졌다"는 지난 20일(현지시간) 발언 때문이다. [사진: 美언론 보도화면 캡쳐]

    지난 20일 “중국과의 외교관계를 잘 한 덕분에 북한이 조용해졌다”고 말한
    존 케리 美국무장관이 워싱턴 정가로부터 연일 비난을 받고 있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22일(현지시간) 온라인 매체 ‘더 데일리 시그널’에 기고한
    ‘케리, 당신은 이걸 진전이라 부르나’라는 글을 통해 케리 美국무장관을 맹비난했다.

    ”2013년 4월 중국 방문 이후 북한이 조용해졌다는 케리 장관의 발언은
    도발과 유화공세를 되풀이하는 북한의 강온유화 전술을 잘못 이해한 데서 비롯된 것이다.
    북한이 2013년 초 긴장을 고조시켰던 것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위협해 3차 핵실험에 따른 대북 제재를 약화시키려는 의도였다.
    북한은 이미 2009년에도 같은 수법을 동원했고 두 개의 사례에서 대체로 성공적이었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이어
    “북한은 여전히 전세계를 향해 도발하고 있다”며 케리 美국무장관의 주장을 반박했다.

    “북한이 조용해졌다는 케리 장관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유엔 안보리의 결의를 어기고 탄도미사일을 연속 발사하며
    전 세계를 향해 도발하고 있다.
    올해 초에는 북한이 핵 실험장에 대한 추가굴착을 하면서
    4차 핵실험을 준비하는 것처럼 보였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또한
    “오바마 행정부가 대북문제에서 아무런 진전도 보지 못하면서
    비핵화에 진전을 보고 있다고 주장한다”고 비판했다. 

    “케리 장관은 오바마 행정부가 실질적으로 아무런 진전을 보지 못하면서
    비핵화와 관련해 진전을 보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 근거로 북한에 대한 미·중 전략경제대화를 거론하고 있지만
    중국은 유엔의 대북 제재를 충실히 이행해 북한에 대한 압박을 늘려달라는
    미국의 간청을 지속적으로 거부하고 있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또한
    “동맹국들이 미국의 능력과 결의를 의심하기 시작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미국의 강력한 지지 공약에도 불구하고
    동맹국들은 미국의 능력과 결의를 의심하기 시작했고
    오바마 대통령의 국방비 삭감 등은
    적들에게 위협적인 외교와 군사행동을 하도록 대담하게 만들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칼싸움을 하는데 ‘소프트 파워’를 쓰고 있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오바마 행정부의 전략적 인내 정책은 인내만 요구할 뿐 전략이 없다”며
    “오바마의 ‘담대한 희망(오바마 대통령의 자서전 제목)’은
    ‘번트 왕’으로 바뀐 것 같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외교전문매체 ‘디플로매트’의 앵킷 팬다 부편집장도
    이날 기사에서 케리 美국무장관의 발언을 맹비난했다.

    “조용하다는 것은 북한이 순화됐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북한이 올 들어 조용해졌다는 것도 사실과 다르다.
    케리 장관의 발언은 2013년 봄 북한이 폭력적 수사를 쏟아내던
    상황과 비교한 것으로 보이지만
    북한은 올해 한미 합동군사훈련에 대해 2013년만큼 격렬하게 비난했다.”


    팬다 부편집장은
    최근 김정은 정권이 많은 수의 미사일을 쏘고, 한국 정부를 비난하는 점을 예로 들며
    케리 美국무장관의 주장이 틀렸다고 지적했다.

    “(김정은 정권은) 이산가족 상봉에 합의하고 인천아시안게임에 선수를 보내기로 했지만
    동시에 탄도미사일 실험을 계속하고 한·미 양국에 대한 비난을 계속하고 있으며
    핵 프로그램을 중단했다는 징후를 보여주지 않고 있다.
    특히 북한은 지난 몇 달 동안 100발 안팎의 미사일을 발사했으며
    국제사회를 향해 계속 군사적 보복과 맞먹는 위협적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팬다 부편집장은
    케리 美국무장관이 “북한이 조용해졌다”고 말한 당일에도
    북한은 "시끄러웠다"는 점을 지적했다.

    “케리 장관이 ‘북한이 조용해졌다’고 한 바로 그날에도
    북한 국방위는 탄도미사일 발사를 비판한 국제사회를 비난하는 성명을 내놨다.
    북한이 얼마나 조용하고 시끄러운지가 대외정책에 대한 입장을 설명하거나
    단기적 의도가 무엇인지를 말해주지 않는다.”

    美워싱턴 정가 주변에서 케리 美국무장관의 발언을 맹비난하는 분위기가 조성된 이유는
    팬다 부편집장이 “북한의 수사적 침묵은 축하할 가치가 없다”는 부분에서 추정해볼 수 있다.

    오바마 행정부의 동아시아 외교정책이 ‘중국의 눈치’를 보는 데 급급한 나머지
    북한 문제를 놓고 지역 동맹국을 서로 결속시키지도 못하고,
    아시아 태평양에서의 미국 국익도 제대로 지키지 못하는 현실에서
    ‘자화자찬’ 식의 발언이 나오자,
    그렇지 않아도 오바마 행정부의 대테러 정책 등에 반발하는
    미국 내 우파진영과 ‘현실주의자’들이 강하게 반발하는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