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관계자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 공천했더라면 승리 장담 못했을 것"
  • ▲ 7·30 경기 평택을 재선거에서 새누리당 유의동 후보가 예상을 뒤집고 새정치민주연합 정장선 후보에게 압승을 거뒀다. 사진은 21일 평택 안중시장에서 김무성 대표최고위원과 유세를 함께 하고 있는 유의동 후보 ⓒ정도원 기자
    ▲ 7·30 경기 평택을 재선거에서 새누리당 유의동 후보가 예상을 뒤집고 새정치민주연합 정장선 후보에게 압승을 거뒀다. 사진은 21일 평택 안중시장에서 김무성 대표최고위원과 유세를 함께 하고 있는 유의동 후보 ⓒ정도원 기자

    새누리당 유의동 후보가 당초 열세 지역으로 분류됐던 경기 평택을 재선거에서 압승한 것은 '프레임'과 공천의 승리로 설명할 수 있다.

    새누리당은 이번 7·30 재·보궐선거를 철저히 '지역일꾼론'으로 승부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김포 보궐선거에서는 김포에서 태어나고 자라난 홍철호 후보를 공천해 경남 남해 출신인 김두관 후보를 몰아붙인 끝에 압승을 거두기도 했다.

    그런데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이 평택을에 공천을 신청했다. 임태희 전 실장을 수원정 보궐선거 후보로 보내고 무명에 가까운 '정치 신인' 유의동 후보를 공천할 때 정치권에서는 '친이계 쳐내기' 등 뒷말이 무성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이 공천이 평택을 선거를 승리로 견인해 냈다는 평가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임태희 전 실장을 (평택을에) 공천했더라면 승리를 장담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평택에 아무런 연고가 없는데 평택 출신인 (새정치민주연합) 정장선 후보의 공세를 어찌 막아냈겠느냐"고 설명했다. 김포 보궐선거에서 벌어졌던 상황이 역으로 재현될 뿐이라는 설명이다.

    새누리당의 전체적인 선거 프레임에 맞춰, 비록 정치 신인이지만 평택 출신으로 평택에서 고등학교(한광고)를 나온 유의동 후보를 공천했던 것이 압승의 토대가 됐다는 분석이다.

    평택에서 새누리당의 지지율이 매우 높았던 점도 승리 요인으로 빼놓을 수 없다.

    공식선거운동 기간 시작 이후로 '유의동'호는 '순풍에 돛 단 격'으로 거침없이 정장선 후보와의 격차를 줄여갔다. 이 때 뒤에서 불어준 '순풍'이 바로 정당 지지율이다.

    평택에서는 지난 6·4 지방선거에서 무명의 젊은 새누리당 공재광 평택시장이 52.19%를 득표하며 44.94%에 그친, 5선에 도전하던 새정치연합 김선기 전 평택시장에게 승리하는 이변이 발생했다. 이번 재선거의 유의동-정장선 후보 득표율도 이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결국 정당 지지율이 두 달 간격으로 벌어진 두 선거에서 모두 강하게 작용했다고 할 수 있다.

    남경필 경기도지사, 도의원·시의원, 그리고 이웃한 선거구인 평택갑의 원유철 의원 등이 모두 새누리당 소속인 상황에서 유의동 후보는 든든한 응원을 받으며, 철저한 고립에 빠진 정장선 후보를 상대로 걱정없이 링 위에 오를 수 있었다.

    결국 전체적인 선거 전략에 따른 맞춤형 공천과 지역의 높은 정당 지지율이 어우러져 '정치 신인'이 4선에 도전하는 거함을 격침시키는 결과로 나타났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