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권자 관심 극명하게 엇갈려, 여당 첫 전남 국회의원 탄생 여부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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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방선거 무승부 이후 펼쳐진 7.30 재보선의 최대 승부처는 서울 동작乙과 전남 순천곡성이 될 것으로 보인다.

    15개 선거구 중 유일한 서울 지역인 동작을은 지난 4월부터 이어져 온 세월호 참사에 대한 정부 심판론을 비춰볼 수 있는 잣대로 평가된다.

    새누리당의 18년 만의 호남 의석을 기대하게 하는 전남 순천.곡성도 중요한 격전지다.

    소선거구제 이후 여당인 새누리당은 신한국당 시절인 지난 1996년 강현욱 전 의원이 전북 군산에서 당선된 사례가 유일하다.

    전남에서는 단 한명의 당선자도 없었으며 강 전 의원도 2000년 탈당해 새천년민주당으로 당적을 옮겼다.


    최대 승부처로 떠오른 두 지역은 투표율만 봐도 국민들의 관심도를 엿볼 수 있다.

    이날 전국 최종 투표율은 32.9%.

    2000년 이후 14번 치러진 국회의원 재보선의 평균 투표율(33.5%)보다 다소 낮은 수치다.

    이 중 전남 순천.곡성은 51%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특히 이정현 새누리당 후보의 출신지인 곡성군 투표율은 60%를 넘었다.

    서울 동작을도 46.8%로 두번째로 높다.

    휴가철에 치러지는 선거인 만큼 전반적으로 예년보다 낮은 투표율이 예상됐지만, 두 지역의 높은 투표율이 평균 투표율을 높이는 견인차 역할을 한 셈이다.

    반면 권은희 공천 논란을 불러 일으킨 광주 광산을은 22.3%로 가장 낮은 투표율을 보였다.

    새정치민주연합 내부에서도 공천을 두고 내홍을 일으킨 만큼 사실상 유권자들의 '외면'을 받은 곳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새정치민주연합은 특히 '이겨도 본전'인 전남 순천곡성에서 박빙의 승부가 연출되고, 서울 동작을에서는 부자연스러운 단일화로 정의당에 밀려 후보조차 내지 못한 셈이다.

    이에 따라 새정치민주연합은 투표함을 개봉하기 전부터 패배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 ▲ 나경원 새누리당 후보와 노회찬 정의당 후보 ⓒ 연합뉴스
    ▲ 나경원 새누리당 후보와 노회찬 정의당 후보 ⓒ 연합뉴스

    # 관전 포인트


    1. 나경원 vs 노회찬, 서울 동작 을

    총 15개 의석이 나온 이번 재보선에서 여야는 각각 8석 내외의 승리를 예상하고 있다.

    절반씩 가져가는 사실상 무승부 승부를 관측하고 있는 셈이다.

    때문에 승부의 분수령은 유일한 서울 지역인 동작을이 될 공산이 크다.

    승리를 위한 야합이란 비판까지 감수하고서 단일화를 강행하고도 야당이 패배한다면 야권의 기세는 크게 꺽일 수 밖에 없다.

    특히 세월호 참사 이후 계속 제기해 온 박근혜 정부 책임론도 동력을 잃을 공산이 크다.

    단일화를 이룬 노회찬 정의당 후보 스스로가 '정권 심판론'을 최대 선거 구호로 내세웠기 때문이다.

    더불어 단일화를 강행한 새정치연합 입장에서도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 체제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나경원 새누리당 후보 입장에서도 2011년 서울시장 재보선에서 놓친 금배지를 다시 찾는 것과 동시에 당내 유일한 3선 여성 의원으로 유력 여성정치인으로 성장하는 분수령을 맞게 된다.

    반대로 노회찬 후보가 승리할 경우 야권 연대는 더욱 공고해지며 야당 지도부도 상당한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통합진보당 종북 논란 이후 폐기될 위기에 처한 단일화 카드를 다시 살림과 동시에 친노계, 손학규계, 정세균계 등 당내 계파들의 지도부 교체론도 잠재울 명분을 얻게 된다.

  • ▲ 이정현 새누리당 후보와 서갑원 새정치민주연합 후보 ⓒ 연합뉴스
    ▲ 이정현 새누리당 후보와 서갑원 새정치민주연합 후보 ⓒ 연합뉴스

    2. 이정현 vs 서갑원,
    새누리 서진정책 첫 쾌거..朴대통령 국정동력 회복까지


    여당 첫 전남 국회의원 당선을 기대하게 하는 이정현 새누리당 후보의 결과도 초미의 관심사다.

    당초 '장렬한 전사'를 예상한 관측이 대체적이었지만, 박근혜 대통령의 최측근이 직접 출마했다는 점에서 당선 가능성도 점차 높아진 상태다.

    일부 여론조사에선 오차범위내에서 이정현 후보는 서갑원 새정치연합 후보를 앞서기도 한 상황이다.

    이정현 후보가 당선된다면, 새누리당은 소선거구제 이후 첫 전남 국회의원이라는 큰 의미를 가져가게 된다.

    이는 2016년 총선과 2017년 대선을 준비하는 김무성 대표 체제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큰 힘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2012년 대선에서도 두 자리 지지율을 결국 얻지 못한 호남의 민심을 얻을 수 있는 전초기지를 확보하는 셈이다.

    이정현 후보 스스로에게도 당내 역할론이 커지면서 재선 의원 이상의 파워가 어깨에 실릴 수 있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의 복심으로 통하는 이정현 후보의 원내 진출은 김무성 대표 선출 이후 다소 주춤한 당내 친박계의 응집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세월호 참사 이후 흔들리는 박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 회복에도 큰 도움이 되는 것은 물론이다.


  • ▲ 이정현 새누리당 후보와 서갑원 새정치민주연합 후보 ⓒ 연합뉴스


    3. 권은희는 사실상 실패, 손학규 김두관 복귀 여부 주목


    낮은 투표율로 '외면'이란 키워드가 나와버린 광주 광산을 권은희 후보의 당선은 사실상 의미없는 결과가 됐다.

    반면 김한길.안철수 체제의 새정치민주연합에서 비주류로 꼽히는 손학규.김두관 후보의 복귀 여부가 주목된다.

    대권 주자로 꼽히는 이들 후보의 원내복귀는 야당 권력구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2011년 4월 '천당 아래 분당'이라는 불리한 여권에서도 승리를 거머지며 정치적 입지를 과시한 손학규 후보가 남경필 경기도지사의 지역구인 수원 팔달에서 승리할 경우 야당 대권 주자 명단에 당당하게 이름을 올릴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친노계의 또 다른 잠룡인 김두관 후보도 연고가 없는 경기 김포에서 당선된다면 전국적인 정치인으로 거듭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