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26살 미국 여성 몸값 660만 달러와 ‘레이디 알 카에다’ 석방 요구
  • 지난 19일 IS가 미국기자 제임스 폴리를 참수, 살해하면서 공개한 영상 [사진: IS 선전영상 캡쳐]
    ▲ 지난 19일 IS가 미국기자 제임스 폴리를 참수, 살해하면서 공개한 영상 [사진: IS 선전영상 캡쳐]

    시리아와 이라크 북부에서 갖은 만행을 일삼고 있는 테러 조직 IS(이슬람 국가)가
    조만간 미국 등 서방국가로부터 대대적인 공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유는 인종청소, 강제 개종 등의 전쟁범죄는 물론
    미국인들을 참수하겠다며 ‘인질극’을 벌이고 있는 게 가장 크다.

    여기다 ‘이슬람과의 대화’를 강조해 온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미국 내 여론이 부정적으로 변하는 것도 중요한 이유다.

    테러조직 IS는 지난 19일(현지시간),
    美글로벌포스트 등에서 일하던 프리랜서 사진기자 제임스 폴리를
    참수, 살해하는 영상을 유튜브와 SNS를 통해 퍼뜨렸다.

    IS는 이번에는 시리아 북부 지역에서 구호단체 봉사활동을 하다 납치된
    26살의 미국 여성을 참수하겠다며,
    美정부와 가족들에게 660만 달러(한화 67억 원)의 몸값을 지불하고,
    현재 美텍사스 교도소에 수감돼 있는
    테러리스트 ‘아피아 시디키’를 석방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 IS가 미국여성 몸값과 함께 석방을 요구한 아피아 시디키는 살라피스트 내에서는 유명인사다. 사진은 뉴욕에서 벌어진 아피아 시디키 석방요구 시위 [사진: 해외언론 보도화면 캡쳐]
    ▲ IS가 미국여성 몸값과 함께 석방을 요구한 아피아 시디키는 살라피스트 내에서는 유명인사다. 사진은 뉴욕에서 벌어진 아피아 시디키 석방요구 시위 [사진: 해외언론 보도화면 캡쳐]

    IS가 석방을 요구한 ‘아피아 시디키’는 별명이 ‘레이디 알 카에다’로 알려져 있다.

    MIT에서 신경과학을 공부하고 브랜다이스大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시디키는
    올해 46세의 파키스탄 출신 여성으로, 2008년 아프가니스탄에서 붙잡혔다.

    시디키는 체포될 당시 읽고 쓸 줄 모르는 현지 여성과 달리
    지도를 들고 직접 길을 찾아다니는 모습을 수상히 여긴 현지 주민의 신고로 붙잡혔다.

    시디키를 체포한 아프간 보안군과 미군이 그의 근거지를 뒤지자,
    에볼라 바이러스를 이용한 美본토 테러,
    자유의 여신상과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폭파 계획,
    비행기 탑승 시 소지가 가능한 생화학 무기 설계도 등이 쏟아져 나왔다고 한다.

    이후 시디키는 미국 법정에서 징역 86년형을 선고받고 텍사스 교도소에 수감됐다.

    이 같이 위험한 테러리스트 시디키를 미국 정부가 풀어줄 리 만무한데도
    IS는 인질로 붙잡은 여성과의 교환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만약 미국 정부가 시디키를 풀어주게 되면
    알 카에다와 탈레반도 성공하지 못한 ‘시디키 석방’을 이뤄냄으로써
    세계 최고의 ‘악당’이 될 수 있다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IS는 미국인 인질로 협박하는 데 그치지 않고
    조직원들과 동조자들을 풀어 미국 사회 전체를 협박하고 있다.

    IS 조직원들은 인터넷과 SNS를 통해
    “서방의 죄악이 모두 모인 라스베가스와 오바마의 고향 시카고를 공격할 것”이라고
    떠드는가 하면, 미국 곳곳에서 소위 ‘인증샷’을 찍어 SNS에 올리면서
    “우리(IS)는 언제든 너희(미국인)을 공격할 수 있다”고 협박하고 있다.

  • 미국의 IS 공습설이 나오자 IS 조직원이 트위터에 올린 인증샷 [사진: IS 조직원 트위터 캡쳐]
    ▲ 미국의 IS 공습설이 나오자 IS 조직원이 트위터에 올린 인증샷 [사진: IS 조직원 트위터 캡쳐]

    이 같은 IS의 ‘협박 전술’ 때문에
    미국인들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향해 “뭐 하는 거냐”는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IS가 이라크 북부에서 소수민족을 학살하는 만행을 저지르는 것은 물론,
    미국 기자 제임스 폴리를 잔인하게 살해하고, 미국인 여성까지 참수하겠다고 협박하는데도
    왜 ‘강력한 대응’을 하지 않느냐는 비판이 대부분이다.

    특히 IS와 같은
    살라피스트(7세기와 같이 이슬람 종교에 의한 지배를 추구하는 광신도들)의
    위험성을 과소평가했던 오바마 정부를 비판하는 공화당의 목소리는 거침없다.

    제임스 폴리가 IS에게 참수당한 뒤 미국 정치권에서는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사우스 캐롤라이나)과 같은 공화당 정치인은 물론
    팀 케인 상원의원(버지니아)과 같은 민주당 의원들까지도
    ‘IS 말살’을 위해 미군이 시리아에서도 공습을 펼쳐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선 주자였던 존 매케인 공화당 상원의원은
    27일(현지시간) CNN에 출연해
    “대통령이 (IS 타격을 위한) 전략과 목표를 미국인에게 제시한다면
    미국인과 의회의 지지를 얻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현 (오바마) 정부에서 그런 전략을 언급하는 사람이 없다”며
    오바마 행정부를 대놓고 비판하기도 했다.

    EU까지도 미국 정부가 IS 척결의 ‘선봉’에 서주기를 기대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결국 국내외 여론의 ‘힘’에 밀린 오바마 정부는 IS 공격을 위한 사전 준비를 시작했다.

    최근 뉴욕타임스는
    미군이 시리아에서 IS 조직을 공격할 때를 대비해
    영국, 호주, 요르단,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터키, 아랍에미리트연맹(UAE)과
    협의 중이라고 전했다.

    26일(현지시간)에는 美국방부가
    "이라크 북부의 쿠르드 자치정부에 대한 무기 및 군수풍 공급에
    영국, 프랑스 등 7개국이 지원 의사를 밝혔다"고 발표해,
    IS에 대한 공격이 ‘다국적 연합작전’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음을 내비치기도 했다.

    美언론들도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
    지난 25일 오바마 대통령이 시리아 공중정찰을 승인한 데 이어,
    美국방부와 정보기관들이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IS를 공격하는 계획안을
    오는 30일까지 대통령에게 보고하기 위해 작성 중이라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시리아의 아사드 독재정권이
    “허가 받지 않은 공중정찰은 영공침범”이라고 반발한 것을 놓고 우려하지만,
    IS와 싸우다 공군기지까지 빼앗긴 시리아 정권 입장에서는
    별 다른 대응 방법이 없기에 미국의 작전을 막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 美언론들은 곧 IS에 대한 대대적인 공격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한다. 사진은 디에고 가르시아에 주둔 중인 B-1B 폭격기들. [사진: 위키피디아]
    ▲ 美언론들은 곧 IS에 대한 대대적인 공격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한다. 사진은 디에고 가르시아에 주둔 중인 B-1B 폭격기들. [사진: 위키피디아]

    현재 상황으로 볼 때 미국의 IS 공격은
    현재도 공습 중인 이라크 북부 지역과 시리아 북부 지역에서 동시에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IS 공격에는 나토(NATO) 지역과 GCC 국가들에 주둔 중인 美공군 전력과 함께
    인도양 디에고 가르시아(캠프 저스티스)에 있는 B-52H 폭격기가 나설 것으로 보인다.

    시간이 더 지나면,
    지난 22일 서태평양으로 출발한 핵추진 항공모함 ‘칼 빈슨’호의
    항모 강습단 소속 전투기들까지 IS 공격에 합세할 가능성이 높다.

    그렇게 되면, 테러조직 IS는
    하마스와 같이 ‘땅굴’을 파서 숨지 않는 한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