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이탈리아 언론 '라 레퍼블리카'는 1일(현지시간) 푸틴이 EU 집행위원장에게 한 협박을 보도했다. [사진: 라 레퍼블리카 보도화면 캡쳐]
    ▲ 이탈리아 언론 '라 레퍼블리카'는 1일(현지시간) 푸틴이 EU 집행위원장에게 한 협박을 보도했다. [사진: 라 레퍼블리카 보도화면 캡쳐]

    “내가 마음만 먹으면 2주 안에 키예프까지 쓸어버릴 수 있어!”


    키예프는 우크라이나 수도다.
    이런 말을 한 사람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다.

    조제 마누엘 바호주 EU 집행위원장은
    지난 8월 30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 정상회의에서
    푸틴의 이 같은 '협박'을 공개했다고
    이탈리아 언론 ‘라 레퍼블리카’가 지난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우크라이나를 쓸어버릴 수 있다”는 푸틴 대통령의 발언은
    조제 마누엘 바호주 EU 집행위원장이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를 논의하기 위해 전화 통화를 하던 도중 나왔다고 한다.
    ‘라 레퍼블리카’의 보도는 英텔레그라프의 인용보도를 통해 급속히 확산됐다.

    ‘라 레퍼블리카’는
    푸틴의 이 같은 발언이 러시아에 대한 EU의 제재를 중단할 것을 요구하는
    푸틴의 협박이라고 해석했다.

  • ▲ 라트비아에서 벌어진 反푸틴 시위. 한 시위여성이 '푸틴=히틀러'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 美댈러스 뉴스 보도화면 캡쳐]
    ▲ 라트비아에서 벌어진 反푸틴 시위. 한 시위여성이 '푸틴=히틀러'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 美댈러스 뉴스 보도화면 캡쳐]

    우크라이나에 대한 푸틴의 ‘협박’은
    EU에 대한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는 점은 현재 우크라이나 사태의 심각성을 보여준다.

    발레리 겔레테이 우크라이나 국방장관은 1일(현지시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전술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는 협박을 했다고 밝혔다.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에 따르면 발레리 겔레테이 우크라이나 국방장관은 이날
    “러시아가 비공식 채널을 통해 (우크라이나의) 저항이 여러 번 계속되면
    전술 핵무기를 사용할 준비가 돼 있다고 협박했다”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고 한다.
    그는 ‘세계대전’이 일어날까 우려했다.

    “우리 땅(우크라이나)에서 유럽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보지 못했던
    거대한 전쟁(Great War)이 닥쳐오고 있다.
    이런 전쟁에선 희생자가 수백, 수천 명이 아니라 수만 명이 될 것이다.”


    겔레테이 우크라이나 국방장관의 말이 사실이라면
    푸틴 정권은 ‘핵 전쟁도 불사하는 상황’이라는 뜻이다.

    반면 EU와 나토(NATO, 북대서양조약기구)의 대응은 여전히 느리다.

    나토는 오는 4일부터 영국 웨일스에서 열리는 정상회의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위협과 이후 상황에 맞서기 위해
    ‘신속대응군’을 창설하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하나,
    그 규모나 군사적 억제력은 러시아 군을 막기에는 매우 부족한 수준이다. 

    나토가 창설하려는 ‘신속대응군’은
    28개 회원국이 돌아가며 병력을 배치하는 데 규모는
    이번에 4,000여 명을 증편해도 2만 명이 채 되지 않는다.

    나토는 회원국 가운데 위급 상황이 발생한 나라에
    ‘신속대응군’을 48시간 내에 배치할 예정이라고 하지만,
    우크라이나 동부에 대기 중인 러시아 군을 저지할 전력으로는 부족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