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적극적인 설득으로 독일도 쿠르드 자치정부에 무기를 지원하기로 했다. [사진: 데저트 뷰 뉴스 보도화면 캡쳐]
    ▲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적극적인 설득으로 독일도 쿠르드 자치정부에 무기를 지원하기로 했다. [사진: 데저트 뷰 뉴스 보도화면 캡쳐]

    2차 세계대전 패전국인 독일이 70년 만에 해외 무기지원을 실시한다.

    독일 정부는 무기 지원 목적이
    수니파 테러조직 ‘IS(이슬람 국가)’로부터
    무고한 생명과 유럽을 지키기 위해서라고 역설했다.

    우르술라 폰 데르 라이옌 독일 국방장관은 지난 8월 31일(현지시간),
    쿠르드 자치정부에 대전차 미사일, 소총 등의 무기를 지원한다고 밝혔다.

    “이라크 북부에서 테러조직 IS(이슬람 국가)와 싸우고 있는 쿠르드 자치정부에게
    대전차 미사일과 소총, 수류탄 등을 제공하기로 결정했다.”

    독일 하원도 1일(현지시간) 연방정부의 이 같은 결정을 허락했다.
    “수백만 명의 생명과 독일, 유럽의 안전을 지켜야 한다”는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연설 덕분이었다고 현지 언론들은 평가했다.
    메르켈 총리의 하원 연설 가운데 일부다.

    “2차 세계대전 후 분쟁지역에는 무기를 보내지 않는다는 정책을 깨면서 지원하는 이유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잔혹한 일들이 무고한 민간인을 상대로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무고한 생명을 살리려면 IS가 또 다른 피난처를 만들어내기 전에 기회를 잡아야만 한다.”


    메르켈 총리는
    IS에 참가한 독일 및 유럽 출신 테러리스트들이
    미래에 유럽으로 돌아와 테러를 저지르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쿠르드 자치 정부를 지원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400여 명의 독일 국적자들이 IS에 가담하려고 이라크와 시리아로 떠났다.
    언젠가 이들이 독일로 돌아온다면 유럽 도시들이 공격을 당할 수 있다.
    그렇게 된다면 수많은 사람들이 고통 받는 것은 물론 우리의 안보도 위협받을 수 있다.
    테러리스트들이 이 지역에 자리를 잡도록 내버려둔다면
    우리를 향한 위험도 높아지게 될 것이다.”


    일부 정치인들이
    “독일이 지원한 무기가 잘못 전달되면 어떻게 하느냐”며 반대하자
    메르켈 총리는 “지금 가장 심각한 위협은 IS”라며 설득했다.

    “현재 가장 급속도로 퍼지고 있는 위협은 IS다. 이보다 더 심각한 위협은 없다.
    우리는 위험을 감수하지 않음으로써 테러가 확산되도록 하느냐,
    아니면 흉악한 테러에 대응해 싸우는 이들을 도와야 하느냐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기로에 서 있다.”


    메르켈 총리의 연설을 들은 독일 하원은
    3시간의 토론 끝에 정부의 쿠르드 자치정부 무기지원 방안을 승인했다고 한다.

    이에 따라 독일 정부는 오는 8일부터 세 차례에 걸쳐 쿠르드 정부에 무기를 공급하고,
    운용 방법을 교육할 계획이다.

  • ▲ 독일 정부가 쿠르드 자치정부에 5대를 지원하기로 한 딩고(Dingo) 중장갑차. 유럽 각국에서 사용 중이다. [사진: 체코 육군 홈페이지]
    ▲ 독일 정부가 쿠르드 자치정부에 5대를 지원하기로 한 딩고(Dingo) 중장갑차. 유럽 각국에서 사용 중이다. [사진: 체코 육군 홈페이지]

    독일 정부가 쿠르드 자치정부에 제공하는 무기는
    밀란(Milan) 대전차 미사일 30기, 대전차 로켓탄인 ‘판저 파우스트 Ⅲ’ 200발,
    G36 자동소총 8,000정, G3 돌격소총 8,000정, 보병용 중장갑차 ‘딩고(Dingo)’ 5대 등
    7,000만 유로(한화 약 930억 원) 상당이라고 한다. 

    이 밖에 헬멧 등 보호 장구 4,000개, 무전기 700대,
    현금 50만 유로(한화 약 6억 6,000만 원) 등도 함께 지원할 계획이다.

  • ▲ 독일군 제식소총인 H&K사의 G36 돌격소총도 8,000정을 보내기로 했다. [사진: 독일군 홈페이지]
    ▲ 독일군 제식소총인 H&K사의 G36 돌격소총도 8,000정을 보내기로 했다. [사진: 독일군 홈페이지]

    한편 국내 언론들은
    독일이 쿠르드 자치정부에 무기를 지원하겠다는 소식을 전하며,
    독일 공영방송 ARD의 여론조사를 인용,
    “독일 국민들은 쿠르드 자치정부에 대한 무기 지원에 부정적”이라는 소식을
    IS의 위험보다 강조해 보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