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여자 축구팀, 인천시민 일방적 응원속에서 홈팀 같은 경기 펼쳐
  • 인천 아시안게임 대회 1일째인 20일 오후 남동구에 위치한 ‘남동아시아드 럭비경기장’에서는 북한의 가요 ‘반갑습니다’가 울려 퍼지고 ‘우리는 하나다’라는 구호가 연신 나왔다. 또 관중석 펜스에는 “북측 선수 으랏차차”, “통일조국”, “우리는 하나”, “북측 선수단을 환영합니다”라는 현수막도 내걸려 있었다. 

    이날 북한팀 응원의 목소리는 인천시민단체 47개가 결성한 <남북공동응원단>의 응원이었다.북한 여자대표팀은 약체 홍콩을 맞아 5-0의 승리를 기록했다. 

    북한 선수들을 응원해야 할 북한 선수와 관계자는 VIP석에는 차분하게 인공기를 흔들며 남측 응원단의 모습을 즐기는 모습을 보였다. 남동경기장은 1만4천여명의 관중을 수용할 수 있게 설계된 럭비전용 구장이 만원으로 매진됐다. 럭비구장을 임시 개조한 시설로 축구장 시설만큼 만족스럽지 못한 부분도 있었다.  

    <남북공동응원단>은 700 여명이 하얀색 티를 맞춰 입고 응원용 파란색 방망이도 따로 맞춰 응원전을 펼쳤다. '우리는 하나다'라는 구호는 티셔츠와 응원 방망이에 적혀 있었다. 마치 축구 국가대표팀 응원단인 ‘붉은악마’의 조직적 응원을 연상시켰다. 이들은 한국의 고유응원 장단인 "대.한.민.국"장단에 "통.일.조.국."으로 바꿔 응원하기도 했다.

    전반 경기가 끝나자 응원단은 VIP석에 응원나온 선수관계자들에게 환호를 보내며 그들 앞에서 '보고 싶어요'라는 표말을 보여주는 퍼포먼스를 펼치기도 했다. 

  • ▲ 이날 하프타임 중간 '남북공동응원단'이 버리고간 태극기.ⓒ순정우 기자
    ▲ 이날 하프타임 중간 '남북공동응원단'이 버리고간 태극기.ⓒ순정우 기자

    하프타임 시간에 이들이 모여 있던 장소 주변에는 태극기가 구겨진채로 버려져 있기도 했다. 

    스포츠맨십은 도덕적 태도, 진실성, 용기, 인내력, 자기 통제력, 자기 존중, 상대의 의견과 권리에 대한 고려, 예의, 공정성, 협동, 관대함 등의 정신적 태도나 자세 등을 포괄한다. 관중도 이들과 함게 호흡하고 즐긴다는 점에서 볼때 선수들과 같은 의미를 적용해야한다.

    이날 보여준 응원단의 태도는 자신들이 정한 이름처럼 남북공동응원단이 아닌 오직 북한을 위해 존재하는 응원단의 모습이었다. 

    김광민 북한 여자 축구팀 감독은 홍콩과의 승리를 확정 짓고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말했다.

    오늘 남쪽 동포들이 우리 선수들을 열렬히 응원해줬는데 우리 선수들이 그 응원을 보면서 우리는 역시 하나라는 그런 감정을 받게 됐고 앞으로 하나의 팀으로 나가면 더 좋을 것이다라고 생각한다.

    이들 응원단의 열기를 자국 응원단 없이 남한을 찾은 북한에 대한 배려로 볼 수 있지만  남북간 대결에서 누가 누구를 응원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 들면서 개운치 않은 뒷맛을 남겼다.

    관련기사

    [인천AG] 북한 여자축구 홍콩에 5대0 대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