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측 "모델 이지연, 음담패설 동영상으로 이병헌 공갈 협박""본인은 이병헌이 좋아한다고 착각..이성교제 빌미로 금품 노려"8월 14일 "집 사달라" 요구..이병헌이 거절하자 SNS에 인증샷 올려

  • 배우 이병헌에게 "50억원을 달라"는 '통 큰 협박'으로 물의를 빚은 여성 두 명이 결국 법정에 서게 됐다.

    서울중앙지검 형사7부(송규종 부장검사)는 폭력행위 등 처벌법상 공동공갈 혐의로 걸그룹 글램의 멤버 김다희(20)와 모델 이지연(24)을 구속 기소했다고 30일 밝혔다.

    이날 검찰은 이지연과 김다희를 구속 수사한 결과를 공개하며 "이들이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지른게 아니라, 사실상 사전 공모 하에 공갈 협박을 가한 혐의가 인정된다"고 밝혔다.

    또한 "이병헌과 연인 사이였다는 이지연의 일방적인 주장은 신뢰하기 어렵다. 두 사람이 사귄 것으로는 보기 힘들다"는 의견을 덧붙였다.

    앞서 이지연의 법률대리인은 "의뢰인이 이병헌과 3개월간 교제한 사이"라며, "8월 중 느닷없는 결별 통보에 충격을 받고 우발적인 범행(공갈 협박)을 저지른 것"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계획 범죄가 사실로 인정될 경우, '중형'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알고, 이병헌을 동영상으로 위협한 것이 '충동적인 실수'였다는 점을 강조하고 나선 것.

    법률 전문가들에 따르면 공갈 협박 사건의 경우, 범행 동기가 '우발적'이었다는 사실만으로는 감형에 도움이 되진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계획 범죄'가 사실로 인정된다면 가중 처벌이 내려지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마디로, 죄질이 나빠 정삼 참작의 여지가 없다는 논리.

    이들이 계획 범죄를 저질렀음을 추론하는 단서는 바로 날짜에 있다. 검찰이 밝힌 범행 날짜는 7월 3일과 8월 29일이다. 전자는 협박용 동영상(녹취)를 촬영한 날이며, 후자는 면전에서 협박성 발언을 가한 날이다.

    # 7월 1일

    7월 1일 모 클럽의 이사인 석OO씨의 소개로 한류스타 이병헌을 만나게 된 모델 이지연과 가수 김다희. 이들은 몇 차례 더 만나 어울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지연은 검찰 진술 조사에서 당시 이병헌이 자신을 좋아하는 줄 알았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그런데 이지연의 '호감'은 한 순간에 '탐욕'으로 변질되고 말았다. 바로 김다희가 몰래 녹취한 스마트폰 영상 때문이다.

    # 7월 3일

    당초 경찰 측으로부터 새어 나왔다는 정체 불명의 자료에는 6월 말, 문제의 동영상 촬영된 것으로 나와 있었다. 또 이지연의 변호인도 지난 9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당시 이병헌과 이지연, 김다희 등 세 사람이 이지연 집에서 함께 와인을 마시다 술이 떨어져 이지연이 술을 사러 밖으로 나갔고, 그 사이 이병헌이 김다희에게 음담패설을 하자 (김다희가)몰래 촬영을 했다"는 주장을 폈었다.

    하지만 검찰은 "김다희가 '협박용 동영상'을 녹화한 것은 7월 3일 오후"라고 못박았다. 다만 영상이 촬영된 경위는, 앞서 밝혀진 그대로였다. 이지연이 잠시 나간 사이, 김다희가 자신의 스마트폰으로 녹취한 것으로 밝혀진 것.

    영상에 담긴 내역도 '음담패설'로 간주되는 이병헌의 발언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지연과 김다희가 언제부터 '흑심'을 품었는지는 알 방도가 없다. 석씨의 소개로 이병헌을 만난 순간부터 범행을 저지르기로 마음을 먹었는지, 아니면 만남을 지속하다 어느 순간 '변심'을 했는지는 모를 일이다. 확실한 것은 김다희가 이병헌의 발언을 몰래 녹취하는데 성공하면서부터 이지연의 마음 속에 범심(犯心)이 꿈틀거리기 시작했다는 사실이다.

    검찰 관계자는 "이지연은 어느 순간부터 이성교제 대가로 이병헌에게 집이나 용돈 등을 받아낼 계획을 꾸몄다"면서 "거절당하면 7월 3일 찍어놓은 음담패설 동영상을 들이대 협박하기로 결심했다"고 전했다.

    결국 이지연은 이병헌을 알게 된 초기부터 '불순한 마음'을 품고 몇 차례 '만남의 자리'에 나갔다는 얘기. 검찰에 따르면 당시 이지연은 광고 모델 일을 간간히 해왔지만 별다른 수입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녀가 이병헌과의 만남을 지속한 배경에는 이같은 금전적인 이유가 도사리고 있었음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 8월 14일

    이지연은 작심을 하고 이병헌을 서울 논현동 모처로 불러낸다. 그리고 "혼자 사는 집으로 옮겼으면 좋겠다. 그러면 우리 둘이서 만날 수 있지 않겠느냐"고 유혹하며 사실상 '집을 사달라'는 요구를 했다.

    이병헌에게 자신의 딱한 사정을 하소연하며 손을 벌렸지만, 돌아온 것은 "그만 만나자"는 이병헌의 '차가운' 카카오톡 메시지였다.

    그간의 관계를 정리하려는 이병헌의 모습에 분노가 폭발한 이지연. 그녀는 애당초 결심한대로, 김다희가 촬영한 '음담패설 영상'을 이용하기로 마음 먹었다.

    # 8월 29일

    불확실한 다수의 소식통은 "이병헌이 8월 말 여성들로부터 전화 협박을 받았다"고 전한 바 있다. 그러나 검찰은 "이지연과 김다희가 이병헌을 불러내 '면전에서' 공갈 협박을 가했다"고 밝혔다. 알려졌던 것보다 훨씬 '대담한 방식'으로 범죄를 저질렀던 것.

    29일 오후 2시 40분께 이병헌을 서울 논현동 이지연의 집으로 불러들인 두 사람. 두 사람은 이병헌을 초대하기 전에 치밀한 계획을 세웠다. 싱크대 한 켠에 스마트폰을 세워두고 이병헌과 이지연이 포옹을 하는 장면을 촬영해 훗날 '협박용 카드'로 써먹자는 계획이었다.

    7월 3일엔 이지연이 나간 사이에 김다희가 촬영했다면, 이번엔 김다희가 자리를 비운 사이 이지연이 이병헌을 끌어 안기로 했다. 둘만의 '오붓한 분위기'를 조성해 차후 '빌미'가 될 수 있는 이병헌의 언행을 유도하자는 고도의 수법이었다.

    하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이병헌은 요동하지 않았다. 검찰 측에 따르면 사전에 구동시킨 스마트폰 카메라에는 이병헌이 문을 열고 들어오는 장면 정도만 찍힌 것으로 알려졌다. 원하는 그림이 나오지 않자, 답답했던 김다희가 다시 집 안으로 들어온다. 그리고 자신의 스마트폰을 꺼내 7월 3일 촬영했던 동영상을 이병헌에게 보여줬다.

    오빠 동영상을 우리가 갖고 있다. 우리 집이 어렵고 빚이 많아서 그걸 갚기 위해 이러는 것이다. 이 동영상으로 오빠한테 얼마나 이미지 타격이 가해질지 아느냐.


    사실 이지연보다 김다희의 상황이 더 절박했다. 오랫동안 활동을 못한 탓에 소속사에 3억원이 넘는 거액을 빚진 상태였던 것.

    "아는 친구에게 부탁, 해당 동영상을 인터넷에 올리겠다"고 엄포를 놓은 두 사람은 미리 준비해둔 여행용 가방 2개를 꺼내 "여기에 현금 50억원을 채워 넣으라"는 기막힌 요구까지 했다.

    이병헌은 그 순간 집 밖으로 나와 경찰에 신고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병헌에게 50억 협박을 가한 '철없는 여성' 두 명은 지난 1일 김다희의 집 앞에서 경찰에 체포됐다.



  • # 8월 24~26일

    검찰이 밝힌 내용은 아니지만, 이병헌 50억 협박 사건이 불거진 뒤 일부 네티즌은 이병헌을 협박한 모델 이모씨가 '한수민'이란 예명으로 활동했던 사실을 밝혀냈다. 이들은 '한수민'이라는 이름으로 운영되는 인스타그램 계정이 사실은 이지연의 것이라는 주장을 제기했다. 실제로 해당 SNS 댓글을 살펴보면 한수민을 '이지연'으로 호칭하는 누군가의 댓글을 찾아볼 수 있고, 절친 관계인 김다희의 이름과 얼굴이 담긴 게시물도 볼 수 있다.

    중요한 것은 8월 중순부터 이지연이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이병헌을 암시하는 몇 가지 게시물을 띄우기 시작했다는 것. 해당 게시물이 이병헌을 의미한다는 '확증'은 없지만, 네티즌들은 이병헌이 출연한 'CF 카피 문구'와 '이산타', '이니셜 B' 등이 배우 이병헌을 가리키는 일종의 암호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8월 24일, 이지연으로 추정되는 모델 한수민은 인스타그램에 '#present #soulmate #♡'라는 태그를 붙여 화장품 세트 사진을 올렸다.

    26일에는 아르헨티나산 와인사진을 업로드했다. 네티즌들은 이병헌이 '와인페스티벌' 홍보대사 자격으로 아르헨티나를 찾은 사실을 발견하고, "해당 와인은 이병헌이 선물로 건넸을 것"이라는 추측을 제기했다.

    24일과 26일은 이지연이 범행을 저지르기 이전이다. 8월 14일 이병헌에게 '거절 메시지'를 받은 이지연은 24일부터 이병헌을 암시하는 게시물을 수차례 업로드했다. 마치 네티즌들이 발견해 주기를 바라는 것처럼, 이병헌을 연상케 하는 몇 가지 장치들을 게시물 곳곳에 숨겨놨다. 본격적인 협박을 가하기에 앞서 이미 이병헌을 온라인 게시물을 통해 압박하고 있었던 것.

    게시물을 올린 뒤에도 (이병헌이)반응을 보이지 않자, 이지연과 김다희는 이병헌을 직접 자택에 초대해 동영상 촬영을 시도하고 협박을 가하는 범행을 저질렀다.

    협박 사건이 벌어진 29일에도 한수민의 인스타그램에는 의미심장한 게시물이 올라왔다. 만일 범행을 저지른 직후라면, 정말 모골이 송연해지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soulmate #present #B #고마워 단언컨대 당신은 가장 완벽한 사람입니다♡


    [사진 출처 = 한수민(이지연) 인스타그램]
    [관련 기사 = 이병헌에 "집 사달라!" 요청..거절당하자 공갈 협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