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일 위해 기술적 核보유국 돼야 한다”

    文昌克(문창극) 前 국무총리 지명자의
    한미경제연구소 강연 全文.

    문창극(文昌克) 전 국무총리 지명자는 20일 한미경제연구소(KEI 소장 도널드 만줄로)와 한미클럽(이사장 봉두완) 주최로 미국 턴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한국은  통일의 기회를 잡기 위해서 기술적 핵(核) 보유국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강연 全文(전문)이다.

  • <강연 전문>  

    사람이란 환경에 지배받기 쉽다. 남북이 분단된 지 70여년이 가까워 온다.
    70년이면 한 사람의 일생이다. 지금 60대에게 분단이란 평생의 환경이었다.
    그런 환경을 사람들은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인다.
     
    70년 전 우리는 통일정부를 수립하지 못한 것을 한스럽게 생각했다.
    북쪽이 이미 소련의 손발이 되어 먼저 별개의 정부를 수립했다.
    冷戰(냉전)이 우리를 갈라놓은 것이다.
    곧 통일이 올 것으로 우리는 믿었다. 그러나 지내온 세월이 너무 길어
    많은 사람들이 분단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통일은 우리 의식에서 가물가물해져 버리고 있다.
     
    통일을 보는 의식도 변하고 있다.

    첫째는 비관론이다.
    분단이 국제정치의 산물이기 때문에 통일은 주변국의 세력 변화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태도다. 자연히 주변 강대국의 형편을 살펴보게 된다. 그 결론으로 통일은 어렵다고 보는 것이다.
    쉽게 말하자면 ‘중국이 북한을 싸고도는 한 통일은 어렵다’는 결론이다.
    국제정치에 눈이 밝은 사람들의 주장이다.
     
    둘째 통일을 두려워하는 마음이다.
    독일 통일이 영향을 많이 끼쳤다. 實利(실리)적인 마음이 작용한 것이다.
    독일의 통일비용을 감안한다면 우리는 그보다 몇 배의 돈이 들 것이니 통일하는 것이 손해라는 계산을 하는 것이다.
    경제가 밝은 사람들의 주장이다.
     
    셋째 어떤 통일이 되든 통일만 하면 된다는 무분별한 마음이다.
    이런 사람들은 주로 민족 至上主義(지상주의)의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다.
    어떤 나라를 만들어야 행복해지는가에는 관심 없이 통일만을 말하는 사람이다.
    통일된 나라가 인권을 짓밟고, 국민을 못살게 굴고, 독재자 한 사람을 떠받드는 나라가 되어도 통일만 되면 되는가?
    이념에 눈이 먼 사람들이 하는 주장이다.
     
    넷째 통일에 아예 무관심한 마음이다.
    지금 잘 살고 있는데 통일이 무슨 필요가 있느냐는 생각이다.
    분단이 좋사오니 이대로 살게 해달라는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다.
    인구 분포로 본다면 이런 무관심층이 가장 많을 것이다.
    남쪽에서 편안히 살고 있는 사람들의 대부분이 이런 생각을 가졌을지 모른다.
     
    朴槿惠(박근혜) 대통령의 통일 대박론은 네 종류의 이런 부정적인 마음을 가진 사람들의 의식을 일깨웠다.
    통일이 우리에게 엄청난 기회를 갖다 준다는 점을 환기시킴으로써 모두에게 통일의 의지를 새롭게 해 주었다.

    왜 통일의지가 중요한가?
    의지는 국제환경을 바꿀 수 있다.
    의지는 금전적 이해관계를 초월할 수 있다.
    의지는 안일한 의식을 깨울 수 있다.
    의지는 왜 통일을 빨리 해야 하는가 하는 절박감을 만들어 준다.
     
    그렇다면 통일은 우리에게 무슨 기회를 갖다 주는가?

    첫째 지정학적 판도를 변화시켜 준다.
    우리는 전통적으로 대륙 국가였다.
    그것은 중국, 러시아 눈치를 보며 살게 만든 桎梏(질곡)이었다.
    분단은 남쪽을 해양국가로 만들었다.
    38선 때문에 대륙으로부터 단절되었을 때, 우리가 살 수 있는 길은 태평양으로 나아가는 것이었다.
    우리는 섬처럼 된 이 나라를 무역으로 일으켜 세웠다.
    세계 10위의 국가가 되었다.
    5000년 만의 일이다.
     
    그러나 그것도 한계에 왔다.
    이제는 끊어졌던 대륙과 연결해야 한다.
    지도를 북쪽 대륙에서부터 한반도를 내려다보라.
    한반도는 중국의 東北(동북) 3省(성). 즉 만주를 뿌리로 하여 태평양으로 뻗어난 나무와 같다.
    한반도는 대륙에서 자양분을 얻어야 클 수 있는 나무이다.
    일본이 왜 만주를 먼저 공략했느냐,
    중국이 왜 6.25 참전을 했느냐,
    맥아더가 왜 만주 폭격을 주장했느냐?
    전략가들은 만주를 한반도의 배후지대로 보았다.
    한반도는 배후지대가 있어야 生氣(생기)를 얻을 수 있다.
    고구려 영토를 회복하자는 말이 아니다.
    통일이 된다는 것은 대륙의 뿌리와 연결된다는 것이다.
    통일이 된다는 것은 이 대륙과 자유로운 연결이 된다는 의미이다.
    그쪽의 엄청난 자원과 인구가 우리와 연결되고 동북3성은 한반도를 통하여 바깥세상과 연결될 수 있다.
    서로 윈·윈하는 게임이 되는 것이다.
     
    둘째 우리 경제의 한계를 극복시켜 준다.
    우리는 성장이 막혀 있다. 연 3% 성장하기도 어렵다.
    출생률은 세계 최하위이고 노령화도 세계 수위를 달리고 있다.
    기업은 돈을 쌓아놓고도 투자할 곳을 찾지 못하고 있다.
    세계 최고의 대학 진학률은 오히려 짐이 되어 교육받은 젊은 실업자만 늘어나고 있다.

    통일은 이 모든 걱정을 한 방에 날려 보낸다.
    북한과 동북3성은 마치 19세기 말 미국의 서부처럼 우리의 프론티어가 된다.
    우리 경제는 세계에서 최고의 활력을 띄게 될 것이다.
     
    셋째 통일은 동양3국의 평화를 정착시킬 것이다.
    한반도의 분단은 韓․中․日 3국을 불안하게 만드는 구조이다.
    한․중․일이 솥의 세 발처럼 버티고 있을 때 동양의 평화는 안정된다.
    安重根(안중근)이 옥중에서 쓴 미완의 동양평화론도 바로 3국이 鼎立(정립)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동북아 3국의 평화는 21세기 세계 중심지의 평화를 의미한다.
    평화가 있을 때만이 번영이 있다.
    한반도의 통일로 주변국 모두가 번영할 수 있다면 이것이 대박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이런 통일의 기회를 잡기 위해서는 유의해야 할 점이 있다.

    첫째 북한 核(핵)이다.
    북한은 핵을 포기치 않을 것이다. 우리는 그 발톱 아래 놓여 있다.
    우리는 국제적 약속에 따라 핵무기를 보유하지는 않더라도 최소한 기술적으로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능력은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

    일본 같이 유사시 몇 개월 안에 우리도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능력만 있다면 북한의 핵은 위협이 안 된다.
    기술적 核(핵)보유국이 되어야 한다.
     
    둘째 南南(남남) 갈등이다.
    스코들랜드는 영국과 분리를 위해 최근 국민투표를 했다.
    우리가 흡수통일이 아니라 평화 통일을 한다고 해도 최종의 방식은 국민투표일 수밖에 없다.
    그것이 국제적으로 인정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통일 체제를 위해 남북이 함께 국민투표를 하게 될 때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유지할 수 있겠는가?
     
    요즘 벌어지고 있는 우리 현실을 볼 때 나는 비관적인 마음이 든다.

    인구가 북한의 두 배이고, 경제가 우위이고, 재래식 무기가 앞선다 해도 소용없다.
    표가 결정하는 것이다.
    우리가 분열되어 있으면 평화적으로 대한민국을 북쪽에다 고스란히 바치는 경우는 나오지 않겠느냐는 말이다.
    이 땅은 지금 그것을 향해 나가고 있지 않는가?
    곰곰이 돌아보고 각성해야 할 시점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