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친정 머문 이유 "파파라치 플래시 세례 피하려.."이병헌 "저로 인해 아내와 가족이 피해..너무 안타깝다"

  • 미국행 출국길 나선 이병헌, '최초 심경 고백'
    "저로 인해 아내와 가족이 피해..안타깝다" 

    머리 스타일과 옷차림부터 달랐다. 지난 20일 미국으로 출국하기 위해 인천국제공항에 나선 배우 이병헌은 수수한 옷차림에 뿔테 안경을 쓰고 취재진 앞에 섰다. 앞선 공식 행사장에 블랙 슈트 의상에 기름진 헤어스타일로 등장한 것과는 천양지차의 모습이었다. 

    이날 미국 캘리포니아 홍보대사 일정을 위해 출국길에 나선 이병헌은 취재진이 모여들자 이를 피하지 않고 담담히 자신의 속내를 밝히는 정면승부를 택했다.

    이병헌은 "먼저 많이 실망한 분들께 죄송하단 말을 드리고 싶다"고 말문을 연 뒤 "개인적으로 받아야 할 질책을 넘어서 가족과 아내에게까지 피해가 확산되는 걸 보며 말할 수 없이 안타까웠다"는 심경을 고백했다.

    특히 이병헌은 "아내 이민정이 상처받은 걸 회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면서 가장이자 남편으로서의 책무를 다하지 못한 일련의 행동을 반성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그는 "스스로 받을 질책은 달게 받겠지만 잘못된 것은 바로잡기 위해 끝까지 노력할 것"이라고 밝혀, 앞선 공판에서 전해진 피고인들의 주장을 전혀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 '깊은 관계 요구' 이지연 주장은 끝까지 부인
    "단언컨대..사실 아니다!"

    '자필 편지' 이후 이병헌이 공개적으로 속내를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 그동안 소속사의 입장 표명으로 자신의 뜻을 대신 전달해 왔던 이병헌은 지난 16일 공판 이후 또 다른 의혹이 불거지자, 자신이 직접 나서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정했다.

    소속사 측은 "사태가 처음 불거질 때부터 잘못된 부분은 바로잡고 자신이 질책 받아야 할 부분은 겸허히 수용한다는 입장을 직접 밝히는 문제를 논의해왔었다"며 "이와중에 우연히 해외 일정이 일부 기사를 통해 알려지면서 이참에 공개적으로 소명을 하자는 계획을 세운 것"이라고 말했다.

    이병헌 개인에게 이번 미국 출장은 대단한 의미를 갖고 있다. 캘리포니아 관광청 홍보대사 일정 외에도 블록버스터 '지 아이조'의 후속작 논의와, 내년 개봉 예정인 '터미네이터5'의 프로모션 계획을 짜는 중차대한 스케줄이 예정돼 있었던 것.

    따라서 '50억 협박 사건'을 이유로 두문불출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어차피 노출이 불가피한 공식 일정을 강행할 바에야, 기자들 앞에서 속시원히 속내를 밝히자는 입장으로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결과적으로 이병헌의 깜짝 기자회견은 성공했다. 카메라 앞에 정면으로 나와 잘못을 시인하는 모습에 "남자답다"는 네티즌의 반응이 이어진 것. 또한 이튿날에는 "이번 사건으로 아내 이민정과의 사이가 더욱 단단해졌다"는 언론 인터뷰까지 공개돼 악화일로로 치닫던 여론이 조금씩 긍정적인 방향으로 돌아오는 분위기다.

  • 이병헌, 친정 들러 함께 식사
    "대화 더 많이해..오해풀었다"

    지난 21일 스포츠서울은 이병헌-이민정 부부를 잘 알고 있는 한 측근과 인터뷰를 시도, "두 사람 사이에 쌓인 오해는 어느 정도 풀렸고, 조만간 이민정이 신혼집에 돌아올 예정"이라는 사실을 타전했다. 

    이 측근은 "이번 일로 두 사람 사이가 오히려 더 단단해지는 계기가 됐다"면서 "이병헌도 본격적인 활동을 재개한 만큼, 이민정 역시 공식적인 일정을 소화하며 연예계 활동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특히 이 측근은 그동안 이민정이 시댁이 아닌 친정집에 머물러 있었던 '진짜 이유'도 공개했다. "이병헌이 최근까지 영화 '내부자들' 촬영 때문에 두 사람이 함께 지낼 수 있는 시간이 많지 않았고, 이번 사건으로 신혼집으로 찾아오는 취재진들이 많았기 때문에 '피신차' 친정집에 있었던 것"이라는 설명이다.

    측근의 주장에 따르면 이병헌은 이민정이 친정에 있는 동안 자주 들러 함께 식사를 하는 등 오히려 예전보다 더 많은 시간을 보내며 오해를 푼 것으로 전해졌다.

    아찔한 스캔들이 자칫 소원해 질 수 있는 부부관계를 더욱 다지게 하는 계기가 됐다는 얘기.

    사실 이병헌-이민정 부부가 차후 극복해야할 난관은 그리 만만치가 않다. 식사 몇 번으로, 대화 몇 마디로 이해를 구할 수 있는 정도가 아니다. 16일 공판에서 피고인 이지연은 "이병헌이 먼저 만나자는 제의를 해왔다" "성관계를 요구했다"는 파격적인 주장을 늘어놨다. 물론 재판장조차 "일방적인 얘기"라고 선을 그었고, 이병헌 측에서도 "사실무근"이라고 쐐기를 박았다. 하지만 이를 지켜본 일부 대중은 여전히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정말로 사실무근이라면 이번 재판을 통해서 진실이 드러나야 한다.  

    코앞에 놓은 위기를 앞두고 다시 손을 맞잡은 이병헌-이민정 부부. 이들이 거센 파도를 헤치고 다시금 대중의 사랑을 독차지 하는 스타커플로 자리매김 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조광형 기자 ckh@newdaily.co.kr
    [사진 = SBS 모닝와이드 캡처 / 뉴데일리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