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3월 철거 예정에서 붕괴 위험 등으로 일정 당겨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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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대통령이 경기 김포 해병대 2사단의 애기봉 등탑 철거와 관련한 보고를 받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청와대는 이와 관련해 명확한 사실관계를 밝히고 있지 않지만 지난 30일 군 당국의 설명은 이러한 정황을 뒷받침 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애기봉 등탑은 지난해 11월 군 안전진단에서 D급 판정(보수해서 사용할 수 있는 정도)을 받고 내년 3월 김포시가 철거할 예정이었다”면서 “붕괴위험 등 관광객의 안전을 고려해 사단장이 조기 철거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또 이 관계자는 “김포시가 작년부터 등탑을 철거하고 그 자리에 전망대를 짓는 계획을 갖고 있었다”고 했다. 철거 작업은 15일부터 이틀간 공병 부대를 동원해 진행됐다.

    일각에서는 애기봉 등탑 철거 시점이 남북 고위급 회담과 겹치면서 남북관계를 의식한 조치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정부 관계자는 “해병대 사단장이 별 생각없이 처리한 것으로 결로 나 문제없이 넘어가는 선으로 마무리됐다”고 밝혔다.

    애기봉 등탑이 철거된 위치에는 평화공원이 조성된다. 김포시는 내년 3월부터 2017년까지 총 296억 원의 예산을 들여 애기봉 주변 4만9500m²에 6·25전쟁 영상관, 기념품점, 식당 등을 갖춘 평화공원을 조성할 계획이다.

    여기에는 기존 18m의 등탑보다 3배 높은 54m 높이의 전망대도 들어선다. 전망대에 상징물을 설치하는 방법과 옥상에 전광판을 설치하는 방안도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애기봉은 지난 1971년부터 국기 게양대 모양으로 설치된 18m의 등탑으로 매년 성탄절을 앞두고 종교단체의 점등식 장소로 쓰였다.

    군사분계선과 1.8km, 북한과 3km 떨어져 있어 점등식 때마다 북한은 대북선전을 중단할 것을 요구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