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특조위원장 유가족측이 맡기로… 실지조사권·특검추천 관여도 보장
  • ▲ 31일 저녁 세월호3법 여야 합의를 이끌어낸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가 협상장을 나서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31일 저녁 세월호3법 여야 합의를 이끌어낸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가 협상장을 나서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여야가 이른바 '세월호 3법'(세월호 특별법·정부조직법·유병언법(범죄수익은닉규제처벌법))을 처리하기로 약속한 시한 마지막날인 31일 저녁에 극적 합의를 이뤘다.

    이로써 반년 넘게 정국의 걸림돌 역할을 하던 세월호 이슈가 정리될지 주목된다.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주호영 정책위의장·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와 새정치민주연합 우윤근 원내대표·백재현 정책위의장·안규백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오후 4시 30분부터 4시간에 걸친 협상 끝에 '세월호 3법'에 최종 합의했다.

    쟁점 사항에서 세월호 특별법은 여당이 양보하되, 정부조직법은 야당이 양보하는 '빅딜' 형태로 여야 합의가 이뤄졌다는 분석이다.

    주호영·백재현 정책위의장이 함께 발표한 합의사항 중 세월호 특별법에는 야당의 요구가 짙게 반영됐다.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장은 야당 요구대로 유가족 선출 위원이 맡는다. 위원회는 참사에 관계가 있다고 인정되는 장소와 시설에 출입해 자료와 물건을 제출할 것을 요구할 수 있는 이른바 '실지조사권'도 갖게 됐다. 특별조사위의 청문회에 불출석한 증인에 대해서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이라는 무거운 형벌이 부과될 수 있다.

    특별검사 선정에도 유가족이 깊숙이 관여하게 됐다. 새누리당은 특검후보군을 선정할 때 사전에 유가족과 상의해 반대하는 자는 제외하기로 했으며, 새정치민주연합은 유족과 함께 협의체를 구성해 특검 후보군을 선정하기로 했다. 유가족은 새누리당 후보군에 대해서는 거부권을, 새정치민주연합 후보군에 대해서는 추천권을 보유하게 된 셈이다.

    반면 정부조직법은 대체로 정부 원안대로 합의가 이뤄졌다. 이른바 재난 컨트롤타워에 해당하는 국민안전처는 총리실 직속으로 설치된다. 해경과 소방방재청도 정부 원안대로 폐지해 국민안전처 산하의 해양경비안전본부·중앙소방본부로 재편한다.

    교육사회문화부총리도 예정대로 신설된다. 황우여 교육부장관이 맡게 될 예정이다.

  • ▲ 31일 저녁 세월호3법 여야 합의를 이끌어낸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가 협상장을 나서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31일 저녁 세월호3법 여야 합의를 이끌어낸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가 협상장을 나서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이완구 원내대표는 협상 직후 합의사항을 발표하기에 앞서 "여야간의 합의가 잘 이뤄졌다"며 "세월호 3법이 잘 제정돼 다시는 이 땅에 세월호 같은 사건이 발생하지 않기를 바라며, 유가족의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우윤근 원내대표는 "정부조직법과 유병언법에 있어서는 야당이 원하는 바가 거의 반영되지 않았다"며 "정부조직법을 운영할 정부에서 책임지고 하겠다니 유감은 많지만 더 이상 미루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세월호 특별법에 대해서는 "이제부터가 문제"라며 "세월호 참사의 진상을 밝혀내고 다시는 이러한 참사가 재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야가 수차에 걸친 협상을 통해 소수의 핵심 쟁점을 제외한 대부분의 사항을 합의했기에 이날 만남은 쌍방이 서명을 하는 요식행위로 끝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하지만 반년간 국회를 공전시켜왔던 세월호 특별법 문제는 마지막까지 여야 협상 당사자들을 괴롭혔다.

    협상 도중 이완구 원내대표가 굳은 표정으로 협상장을 나서기도 했으며, 주호영 정책위의장은 잠시 협상장을 빠져나와 "야당이 새로운 조건을 내걸고 있다"고 불만을 표하기도 했다.

    야당이 '세월호 3법'에 결부시킨 새로운 요구 조건은 이른바 '자원 외교·국부 유출'과 관련한 국정조사 요구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최종 합의사항에는 언급되지 않았다.

    여야는 이날 발표한 합의사항을 담은 법안을 다음달 7일 본회의를 열어 처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