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과정 예산안 두고 황우여 부총리에 연일 '공개 망신' 줘
  •    

  • 새누리당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의 오만한 처신이 무성한 뒷말을 낳고 있다. ⓒ뉴데일리
    ▲ 새누리당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의 오만한 처신이 무성한 뒷말을 낳고 있다. ⓒ뉴데일리

     

    새누리당 김재원 원내수석 부대표의 오만한 처신이 무성한 뒷말을 낳고 있다.

    누리과정 예산안 합의 번복 논란의 중심에 서면서 오버를 넘어 "새누리당의 주인이 김재원이었느냐"는 비난까지 당 안팎에서 쏟아지고 있다.  

    김재원 부대표는 21일 기자들과 만나 "나는 (원내 지도부의) 의견만 전달했는데 부총리 위에 부대표 있다고 한다"고 말했다.

    전일 황우여 사회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에게 전화로 호통친 것을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의원이 "부총리 위에 부대표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배후는 청와대"라고 비난하자 농담으로 되받아 친 것이다.

    김 부대표는 이날도 같은 당 5선 의원이자 당 대표까지 지낸 황우여 사회부총리에게 공개 망신을 준 것에 대해 반성의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

    '황 부총리에게 연락했느냐' 기자들의 질문에 웃으며 "우리는 서로 사이가 좋다"고 웃어보였다.

    김 부대표는 전일 여러 차례 황우여 부총리에게 공개 망신을 줬다.

    전일 오전 11시께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실 문 밖에서는 쩌렁쩌렁한 김 부대표의 목소리가 새어 나왔다. 황우여 사회부총리와 통화였는데 사실상 김 부대표가 황 부총리를 호통치는 내용이었다.

    그는 "이렇게 해놓으면 우리가 뭘 어떻게 하라는 겁니까" "월권입니다" "협상 한두번 해봅니까?" 라고 고함 치며 사실상 아랫사람을 대하듯 황 부총리를 몰아세웠다.

    황 부총리와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여야 간사가 내년도 예산에 누리과정 예산 5,600억 원을 지급하기로 합의했다는 소식이 알려진 뒤였다.

    이를 두고 김 부대표가 기자들이 문 밖에 있는 것을 알고도 일부러 큰 소리로 이야기한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왔다.

    여야정 간의 구두 합의를 뒤집기 위해 황 부총리를 망신 주는 것으로 '오버' 했다는 것이다.

    김 부대표는 이후 정론관으로 달려가 "누리과정 예산 국고 지원합의는 사실이 아니다"라면서 "정부에서 결정한 이가 있다면 이는 월권"이라고 했다. 황 부총리를 향한 거듭된 공개 비난이었다.

     

  •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누리과정 예산 편성 문제와 김재원 부대표의 발언 등과 관련해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뉴데일리
    ▲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누리과정 예산 편성 문제와 김재원 부대표의 발언 등과 관련해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뉴데일리

     

     

    새누리당이 누리과정 예산안에 민감한 것은 기본적으로 돈이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누리과정 예산안은 국고 지원대신 시도교육청 편성 원칙을 고수해왔다.

    교육부는 내년부터 복지부와 지방자치단체에서 내던 예산까지 교육청이 부담하는 점을 감안, 지원 예산을 편성했지만 기재부는 영유아보육법 시행령 23조 1항에 따라 삭감했다.

    이 조항은 영유아 무상보육 실시에 드는 비용은 예산의 범위에서 부담하되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에 따른 보통교부금으로 부담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김 부대표의 입장 표명은 이완구 원내대표 등 당 원내지도부와 협의된 내용이라곤 하지만 황 부총리에 대한 공개 망신도 포함돼 있었는 지는 미지수다.

    김 부대표는 이날 '어제 일은 해프닝이냐'는 질문에 "그럴 수밖에 없게 됐다. 원내지도부에서 협의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의원회관에서 잠시 이상한 (일이 있었다.) 음식 주문하면서 '돈은 저쪽에서 낼 겁니다'라고 하면 돈 낼 사람이 '오케이' 해야 하는 거 아니냐. 교육부가 '계산하겠다'고 합의하려면 기획재정부 장관이 동의해야지"라고 말하며 마지막까지 황 부총리를 비꼬았다.

    황 부총리 측은 이와 관련한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