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 브뤼셀 ‘나토’ 사령부서 첫 장관급 회담…지상군 투입 주목
  • ISIS가 트위터에 자랑하려고 올린 사진. 이라크 북부의 기독교도들을 십자가에 매달아 살해했다. ⓒISIS 선전용 트위터 캡쳐
    ▲ ISIS가 트위터에 자랑하려고 올린 사진. 이라크 북부의 기독교도들을 십자가에 매달아 살해했다. ⓒISIS 선전용 트위터 캡쳐

    이슬람 수니파 살라피스트 테러조직 ISIS의 만행이 끝을 모르고 이어지고 있다.

    수만 명을 학살하고 수천여 명의 여성과 아동을 인신매매해 노예로 만들고 있다. ISIS가 점령한 지역의 길거리에는 참수당한 기독교인과 소수민족, 이라크와 시리아 군인, 경찰, 공무원들의 머리와 시신이 곳곳에 걸려있다.

    이런 ISIS의 만행을 보다 못한 서방 국가와 걸프 연안국 60개국 장관들이 오는 3일 벨기에 브뤼셀 ‘나토(NATO, 북대서양조약기구) 사령부에 모인다. ISIS 퇴치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서다.  

    '나토'의 옵저버 자격을 가진 한국, 싱가포르, 일본 등도 참석하는 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젠 사키 美국무부 대변인은 27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세계 60개국 장관들의 회동 계획을 전했다. 이번 회의는 존 케리 美국무장관의 주재로, ISIS를 퇴치하기 위한 ‘정치적 구조’를 구성하는 방안을 먼저 논의할 것이라고 한다.

    美국무부의 성명 발표에 세계 각국은 미국이 ISIS 격퇴를 위한 지상군을 투입할지 주목하고 있다. 같은 날 미군이 이라크에 지상 공격기인 A-10Ⅱ 워 호그(Warthog, 흑멧돼지)를 공습용 항공기로 투입한 것이 ‘美지상군 투입의 전조’라고 해석하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최근 척 헤이글 美국방장관이 “ISIS 격퇴를 위해서는 지상군 투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다 경질된 상황으로 볼 때, 오바마 대통령이 “국제 연합군이 공군을 맡고, 지상군은 쿠르드 자치정부와 시리아 온건 반군이 맡아야 한다”는 고집을 꺾기 전까지는 지상군 투입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 미국이 이라크와 시리아의 ISIS 점령지 공습에 투입하기로 한 A-10 Ⅱ 워호그. 훈련 중 30mm 구경 GAU-8 개틀링 기관포를 쏘는 모습이다. ⓒ위키피디아 공개사진
    ▲ 미국이 이라크와 시리아의 ISIS 점령지 공습에 투입하기로 한 A-10 Ⅱ 워호그. 훈련 중 30mm 구경 GAU-8 개틀링 기관포를 쏘는 모습이다. ⓒ위키피디아 공개사진

    현재 미국은 이라크, 시리아의 ISIS 장악 지역에 대해 수시로 공습을 퍼붓고 있다. 여기에 영국, 캐나다, 프랑스, 호주 등이 공습에 동참하고 있고,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 요르단, 바레인, UAE 등 걸프 연안국들도 공동 작전 또는 개별적으로 ISIS 대한 공습을 실시하고 있다.

    이와 함께 미국을 중심으로 영국, 독일, 프랑스, 호주 등에서 파견한 특수부대 요원들이 쿠르드 자치정부와 민병대 ‘페쉬메르가’에 대한 훈련과 시리아 온건 반군인 ‘자유시리아군(FSA)’에 대한 무장과 훈련을 맡고 있다.

    하지만 ISIS와 같이 전 세계적으로 조직원을 받아들이는 거대 테러조직에 맞서 싸울 ‘정예 병력’은 하루 이틀에 만들어지는 게 아니어서 국제연합군의 공습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 세계적인 여론이다.

    이번 ‘나토 사령부’에서의 회담은 이런 문제를 놓고, ISIS 격퇴 전략의 근본적인 문제를 고민하고 대안을 찾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존 케리 美국무장관은 벨기에 브뤼셀에서 ISIS 격퇴 회담 외에도 제6차 미-EU 에너지 위원회 회의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이어 스위스 바젤에서는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회의에 참석해 우크라이나 사태를 논의하고, 영국 런던에서는 아프가니스탄 안정화를 위한 국제 회의인 ‘아프가니스탄 런던 회의’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할 예정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