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17시간 만에 종료…인질범, 변호사, 카페 매니저 등 3명 사망
  • ▲ 경찰의 급습으로 인질범 모니스가 사살된 직후 인질을 부축해 데려나오는 경찰 특수부대. ⓒ러시아 투데이 방송화면 캡쳐
    ▲ 경찰의 급습으로 인질범 모니스가 사살된 직후 인질을 부축해 데려나오는 경찰 특수부대. ⓒ러시아 투데이 방송화면 캡쳐

    16일 오전 2시 10분(현지시간), 17시간 가까이 끌었던 호주 시드니 인질극은 3명의 사망자를 내고 끝났다. 인질범은 이란 출신 이슬람 성직자인 셰이크 만 하론 모니스. 그는 경찰의 급습 때 사살됐다.

    호주 언론들에 따르면, 호주 경찰 특수부대가 애초부터 무력진압을 계획했던 것은 아니라고 한다. 하지만 인질범 모니스가 깜박 조는 틈을 타 탈출하려는 인질들을 발견하고 총격을 가하자 급습했다고 전했다. 경찰 또한 “카페 안에서 여러 발의 총소리가 들리자 급습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호주 경찰 특수부대는 모니스가 총을 연달아 쏘자 섬광탄(Stun Grenade)을 카페 안으로 던진 뒤 진입, 범인을 사살했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인질범 모니스와 카페 손님이었던 카트리나 도슨(38), 카페 매니저 토리 존슨(34)이 총에 맞아 사망했다. 이들이 경찰의 총에 맞았는지 인질범에게 살해당한 뒤에 발견된 것인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다.

  • ▲ 인질극이 시작된 지 얼마 뒤 범인의 눈을 피해 도망친 한국교민 배 모 씨. ⓒ호주 뉴스9 방송 캡쳐
    ▲ 인질극이 시작된 지 얼마 뒤 범인의 눈을 피해 도망친 한국교민 배 모 씨. ⓒ호주 뉴스9 방송 캡쳐

    호주 언론들은 인질범을 제압하기 전 무사히 탈출한 인질 5명에 대한 이야기도 전하고 있다. 그 가운데는 한국 교민 여대생인 배 모 씨와 중국계 호주인인 엘리 첸도 포함돼 있다.

    호주 언론들은 인질로 붙잡혀 있던 사람들로부터 들은 당시 상황을 전하고 있다.

    범인 모니스는 카페 안에 인질들을 모아놓고 산탄총을 머리에 대며 ‘쏘아버리겠다’고 협박하기도 했다고 한다. 인질 대부분은 생명의 위협을 느꼈다고 한다.

    시간이 흐르면서 경찰이 까페를 둘러싸자 인질범 모니스가 불안해하며 고함을 치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때 일부 인질들이 탈출의 기회를 포착, 황급히 도망쳤다고 한다.

  • ▲ 한국 교민 배 씨에 이어 카페에서 도망친 중국계 호주인 래리 첸. ⓒ호주 뉴스9 방송 캡쳐
    ▲ 한국 교민 배 씨에 이어 카페에서 도망친 중국계 호주인 래리 첸. ⓒ호주 뉴스9 방송 캡쳐

    인질범이 동요하는 틈에 탈출 기회를 잡은 남성 3명, 여성 2명은 모니스가 협박할 때도 침착한 태도를 보였다는 게 이후에 풀려난 인질들의 증언이었다.

    한국 교민과 중국계 호주인 등 5명은 카페를 뛰쳐나오자마자 경찰 특수부대가 대기 중인 장소로 달려갔다. 이 모습은 주요 외신을 통해서도 전해졌다.

    하지만 일부 인질들이 탈출한 뒤 모니스는 더욱 불안해지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후 남은 인질들은 10시간 넘게 ‘죽음의 공포’에 시달렸다고 한다. 나중에야 풀려난 인질들은 경찰 급습을 전후해 총소리가 들리자 “어떤 사람들은 달아나고 어떤 사람들은 쓰러졌다”고 증언했다.

    호주 시드니 인질극의 범인인 모니스는 이란 출신으로 예전부터 이슬람 근본주의 성향을 드러냈으며, 성전(聖戰)을 지지했다는 게 호주 언론들의 보도다.

    호주 경찰은 현재 인질범 모니스의 배후가 있는지,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 폭발물 등과 연관이 있는지, 숨진 인질들이 누구의 총에 맞았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 

    호주 언론은 모니스의 인질극이 테러조직 ISIS의 공습에 적극 동참하고 있는 호주 정부에 대한 반발에서 비롯되었을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