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코 변함없는 북한의 무력적화 야욕
  • [월간 忠虎 28호 /2014.12월]

    결코 꺽이지 않는 무력적화통일 야욕
    = 북한의 대남 군사전략과 최근 실태 =

    고 재 홍 /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책임연구위원

    1. 문제의 제기  

    2010년 김정은 후계정권의 등장과 천안함 폭침·연평도 포격도발과는 어떤 관계가 있는 것인가? 또 북한이 부정했던 천안함 폭침과 북한이 과시하고자 했던 연평도 포격도발 사건과는 어떤 관계가 있는 것인가? 만약 김정은 정권의 등장과 이들 사건 사이에 어떤 연결고리가 있다면, 그 고리는 현재의 김정은 정권의 성격과 향후 군사행동을 가름해 볼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 1976년 8월 판문점 도끼만행 현장.
    ▲ 1976년 8월 판문점 도끼만행 현장.

    2. 김정은 정권의 태생적 본질 

    북한의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도발은 북한의 새 후계정권과 한국 내 종북혁명세력 간 충성의 주종관계 설정이라는 틀에서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과거 김일성 정권은 6·25 남침을 통해서 남한내 우익과 좌익 모두에게 대남 무력적화통일 의지와 능력이 있음을 확증시켰다. 1976년 8월 김정일 후계정권 역시 판문점 도끼만행을 통해 한국내 보수와 좌파 모두에게 대남 무력적화통일 의지가 있음을 입증하는 효과를 얻었다. 그 결과 김정일 후계정권과 한국 내 종북혁명세력 간 충성의 주종관계가 이어졌다고 평가할 수 있다. 

    러시아에서 비밀 해제된 6·25전쟁 관련문서에서는 1949년 북한 김일성정권이 “강원도 삼척 해방구 건설계획” 혹은 “옹진 공격 점령계획”을 통해 북한군이 38선을 돌파하고 한국 내 남로당 세력들이 ‘호응 투쟁’을 통해 한국정부를 전복시킨다는 충성의 주종관계가 형성되었던 것이 밝혀졌다. 

    2010년 김정은 후계정권 역시 어떻게 대남 무력통일 의지가 있다는 것을 한국 내 혁명세력에게 경험적으로 입증시킬 수 있었느냐는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

    천안함 폭침사건은 한국 내 보수우익에게는 대남 무력통일 의지가 있음을 확실히 입증한 사건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천안함 폭침 이후 한국 내 ‘북한소행 의심론(기뢰폭발·오인·좌초·조작설 등)’은 5월 20일 합동조사단의 발표에도 불구하고 30〜40%에 달할 정도였다. 따라서 한국 내 종북혁명세력은 천안함 폭침이 김정은 후계정권이 감행했다는 경험적 신뢰를 가질 수 없었다고 보여 진다. 

    바로 이 점이 백주대낮에 민간인 거주지역에 포탄을 퍼부움으로써 대남 무력적화통일 의지를 확인시켜주는 연평도 포격도발을 감행한 이유라고 할 수 있다. 이미 1976년 8월 오전 11시 김정일 후계정권은 판문점에서 도끼로 미군을 살해하는 만행을 저지른 전례가 있다.

    개인적으로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도발은 김정은 후계정권과 한국내 종북혁명세력 간 새로운 충성의 주종관계를 형성하는 도발 사건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이를 입증하듯 2012년 9월 김정은 정권은 「전시사업세칙」을 개정하여 “공화국 남반부의 민주애국력량이 들고 일어나 우리에게 지원을 요구”할 때 전시상태에 돌입한다는 조건을 새롭게 명문화했다. 이후 김정은은 비공개회의 석상에서 “2015년에 통일대전을 준비하라” 등 호전적 발언들을 이어갔다. 

    이와 같이 김정은 정권은 한국 내 종북혁명세력과 연계된 도발정권으로서 대남 무력적화통일 노선을 견지하고 있다.

    이는 김정은 정권이 핵개발과 미사일 개발을 결코 포기하지 못한다는 것이며, 극심한 경제난에도 불구하고 군사력 증강과 지속적인 대남 군사도발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한국과의 교류협력과 남북관계 개선에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 북한에 폭침된 천안함이 인양되고 있다.
    ▲ 북한에 폭침된 천안함이 인양되고 있다.

    3. 김정은 정권의 대남 군사전략

    그렇다면 김정은 정권의 대남 무력적화통일을 실현시키는 군사전략은 무엇인가?

    북한의 대남 군사전략은 선제기습전략, 속전속결전략, 정규·비정규배합전략, 비대칭 대량살상전략으로 규정할 수 있다.

    모두 전면전에 중점을 둔 공세적 군사전략으로 특징화된다.

    이들 북한의 대남 군사전략들은 ‘무력적화통일’이라는 궁극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전한반도의 군사점령”, “서울 조기점령”, “미 증원군 개입 이전 전쟁 종결” 등과 같은 군사적 목표들을 설정해 왔다.

    그러나 1990년대 이후 북한의 경제난은 북한군의 전투력을 저하시키고 전략예비물자 비축과 전시동원태세 유지를 어렵게 했으며 균형적 전력증강을 불가능하게 만들었다.

    상대적으로 한국군의 군사 대응능력은 향상되어 기존 군사전략으로 군사적 목표 달성이 가능할지 의문시된다. 설사 달성한다 할지라도 북한 역시 막대한 인적·물적 피해가 불가피할 것이다. 

    따라서 북한은 기존 대남전략의 군사적 목표를 현실적으로 유연화시킨 것으로 보인다.

    예컨대 ‘전 한반도의 군사점령’이 아닌 ‘일부지역 점령’, ‘섬멸이 아닌 포위고립’, ‘수도권 우회 기동’ 등과 같은 것이다. 그리고 이들 군사전략의 군사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핵미사일 보유, 비대칭 재래식 전력 증대, 한국 내 종북혁명세력의 확대에 주력해 왔다.


  • 북한 특수부대 훈련.
    ▲ 북한 특수부대 훈련.


o 핵무기 보유 하 전면전략

북한의 핵과 미사일이 결합되는 경우 핵무기체계 혹은 핵무장이 완성된다.

북한이 전술 핵무기를 10여기 정도 보유한다고 가정할 경우, 군사적 의미에서 실제 사용하지 않더라도 그 자체가 한미연합군의 대북 억지를 무력화시킬 것이다. 북한은 전면전이던 국지전이던 테러 공격이던 다양한 대남 군사도발이 가능해 진다. 

만일 북한이 핵무기 위협 하에서 대남 전면공격이나 재래식 국지도발 공격을 할 경우 주한미군은 즉각적인 군사 개입을 주저할 것이며, 한국군의 보복 공격에 의한 확전 그리고 한미연합군의 북한지역 진입은 어렵게 될 것이다.

더욱이 북한의 핵무기가 미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경우, 혹은 미국이 제3국과 전쟁 상태일 경우 미군의 증원을 통한 한국의 군사지원은 쉽지 않을 것이다. 다시 말해 북한은 ‘미국의 비 개입’이라는 최대의 전략적 목적을 달성하게 될 것이며, 따라서 북한은 어떤 무력충돌일지라도 전장의 주도권을 장악하게 될 것이다. 

다만, 북한이 섣불리 핵무기를 사용하거나 핵무장 하에 전면전을 일으킬 경우, 오히려 김정은 정권의 자멸을 가져올 위험도 각오해야 할 것이다.

 
  • 북한군, 대낮에 연평도 포격.
    ▲ 북한군, 대낮에 연평도 포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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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 비대칭 재래식 국지전략

    김정은 정권은 핵개발과 동시에 지속적으로 국지 제한전에 유리한 대남 비대칭 전력 증강과 재래식 전력의 전진 배치 및 기습 타격 능력 강화에 집중해 왔다.

    예를 들면 한국군의 2배에 달하는 병력규모의 유지, 야포· 방사포·자주포 등 전통적 포병 전력의 우위 견지, 헬기 및 저고도공격기의 전력 증강, 고속 공기부양정·스텔스 고속침투정·잠수함·잠수정의 확충 등 상륙전·침투전 능력의 강화, 단거리 미사일 전력의 확충, 특수부대의 증강과 공세적 군사훈련에 집중해 오고 있다.  

    2014년 들어서도 김정은의 공세적 군부대 시찰 활동, 무더기 미사일 발사 등을 볼 때 북한군의 실전 능력 구비와 미사일 전력 확충에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 북한의 ‘전술로켓탄’ 시험발사(2014년 8월15일 노동신문 보도)
    ▲ 북한의 ‘전술로켓탄’ 시험발사(2014년 8월15일 노동신문 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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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째, 북한군의 사격·비행·수영 능력 배양과 육전병의 야간 공수훈련·잠수함훈련·도서상륙훈련 등 재래전 대비 전투력 강화 훈련에 집중했다.

    둘째, 수십 차례의 단거리미사일·로켓 발사 훈련과 장사정포 훈련을 통해 유사시 대비 제2보복공격 능력 과시와 기습발사 능력 및 정밀도 향상에 주력했다. 특히 9월까지 북한의 수 십 차례에 걸친 미사일 및 로켓 발사(9종 260여발)는 무력시위 뿐 아니라 보유 로켓과 미사일의 공격 능력을 향상시키고자 의도한 것으로 평가된다. 

    예컨대 미사일의 기습 능력을 증대시키기 위해 기지 발사식 액체 연료사용 미사일들을 이동식 고체연료 미사일로 대체하고 있으며, 다양한 사거리의 로켓 개발과 미사일의 집중 타격 능력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한국군의 탄도미사일 방어체계에 대응해 다양한 방사포 발사훈련과 신형 300mm 방사포의 사거리(150〜160km)연장에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방사포 로켓의 경우 낮은 고도로 평택· 오산기지 등 먼 거리를 타격할 수 있으며 발사 징후 포착이 어려워 한국 미사일방어체계로 방어하기 어려운 무기로 평가된다. 

  • 최근 북한은 해상 침투용 공기부양정 10여척이 동원된 대규모 상륙·침투 작전 장면을 공개했다.
    ▲ 최근 북한은 해상 침투용 공기부양정 10여척이 동원된 대규모 상륙·침투 작전 장면을 공개했다.

  • 또한 한국형 탄도미사일 방어체계가 복수방어에 취약한 것을 이용하여 한 번에 수십 발씩 무더기로 미사일을 발사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으며, 북한 내륙의 다양한 장소에서 임의 시간에 이동식 미사일 발사 훈련을 감행함으로써 기습 공격 능력을 과시하고 있다.

    특히 6월과 8월 기존 KN-02 단거리미사일(사거리 120km)보다 사거리가 길고 고도가 낮아 방어하기 어려운 신형 전술유도탄(사거리 200km)을 시험 발사함으로써 한국미사일방어체계의 무실화를 기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또한 선제·보복·기습공격 능력에 탁월한 잠수함 발사 미사일의 개발, 고속 스텔스침투정 개발 역시 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 외 북한의 사이버전이 북한군의 물리적 공격과 동시에 진행될 경우 매우 큰 위협이 될 것이다. 

    따라서 김정은 정권의 대남 군사전략은 핵무기 보유 하에 전면전 혹은 국지제한전, 비대칭 재래식 국지전, 한국 내 혁명세력과 연계된 국지도발전의 형태가 될 것으로 예상해 볼 수 있다.


  • 북한 평양역의 대형 텔레비전에서 지난 2013년 2월12일            3차 핵실험을 알리는 관영 매체의 보도가 나오고 있다.
    ▲ 북한 평양역의 대형 텔레비전에서 지난 2013년 2월12일 3차 핵실험을 알리는 관영 매체의 보도가 나오고 있다.


  • 4. 향후 전망  : 핵·미사일 시험과 대남도발 그리고 대북전략     

    김정은 정권의 핵무장 및 미 본토에 이르는 미사일 능력의 군사적 이점은 매우 크기 때문에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발사 시험을 포기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북한 평북 동창리 미사일 로켓 발사대의 증축이 완료 단계에 들어서서 지난 ‘은하’3호(8,000km〜10,000km) 보다 규모와 사거리가 큰 미사일 발사가 가능하게 되었고 미국 워싱턴(12,000km)에 대한 타격 능력이 있음을 과시하기 위해서 2015년 장거리 미사일 시험 발사를 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북한이 도발과 유화 공세를 반복하는 이유는 북한 내 강온파의 정책대립의 결과라기보다는 도발 후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에 대응할 수 있는 물자축적 시간을 벌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다시 말해 도발 이후 북한의 대화 제의 혹은 대미 관계개선 표명 등은 차후 핵·미사일 실험을 감행하기 위해 물자축적 시간을 벌려는 유화 수단으로 해석될 수 있다. 

    그러므로 당 창건 70주년인 2015년 장거리미사일 발사시험과 4차 핵실험은 연이어 혹은 동시적으로 행해질 것으로 전망되며, 핵실험과 미사일 시험이 어려울 경우 규모가 큰 대남 무력도발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할 것이다.


  • 북한 신형 잠수함으로 추정되는 물체(흰 화살표)가 함경남도 신포           남부에 있는 조선소에 정박해 있다. 북한 전문 웹사이트 ‘38노스’는           위성사진 분석을 통해 길이 약 67m, 폭 6.6m의 북한 잠수함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 북한 신형 잠수함으로 추정되는 물체(흰 화살표)가 함경남도 신포 남부에 있는 조선소에 정박해 있다. 북한 전문 웹사이트 ‘38노스’는 위성사진 분석을 통해 길이 약 67m, 폭 6.6m의 북한 잠수함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그렇다면 김정은 정권의 핵미사일 보유에 대한 목적지향성과 공세적인 대남 군사전략에 대응한 우리의 대북 전략은 무엇인가? 

    1945년 이후 북한의 대남전략을 밴치마킹(benchmarking)할 필요가 있다.

    지도자의 안정성을 위협하는 것 이외에 북한의 김일성이 조국통일을 위해 “힘 있는 사람은 힘으로, 지식 있는 사람은 지식으로, 돈 있는 사람은 돈으로” 등의 통일전선전술을 제창했듯이 이제 북한 내 자유민주주의세력을 발굴하고 그들과 연대하고 지원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자유롭게 부를 창출하고픈 간부들, 자유롭게 쓰고 말하고 싶은 지식인들,
    자유롭게 일하고 공부하고 싶은 청년들, 자유롭게 결혼하고픈 여성들,
    자유롭지 못한 체제가 싫은 사람들의 든든한 친구가 되어 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