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 해킹 어디까지 번지나…美-北 대립에 中까지美 “北 테러국가 재지정, 中에 인터넷 차단 요청”...소니 “개봉 수단 찾는 중”
  • "소니 동무들, 영화 개봉 취소는 현명한 결정이오 ㅋ" 좋다는 정은이. 하지만 머리가 나빠 해킹의 후폭풍은 생각하지 않은 듯 하다. ⓒ北선전매체 캡쳐
    ▲ "소니 동무들, 영화 개봉 취소는 현명한 결정이오 ㅋ" 좋다는 정은이. 하지만 머리가 나빠 해킹의 후폭풍은 생각하지 않은 듯 하다. ⓒ北선전매체 캡쳐

    “린튼 동무, 영화 ‘인터뷰’ 개봉을 취소하기로 한 것은 매우 현명한 결정이오.”


    소니 픽쳐스를 해킹한, 자칭 ‘평화의 수호자(GOP)’가 마이클 린튼 소니 픽쳐스 CEO에게 보낸 메시지다. 김정은이 소니 픽쳐스 측이 영화 ‘인터뷰’의 개봉 취소를 결정한 뒤 하고 싶었던 말일 것이다.

    김정은은 소니 픽쳐스가 영화 ‘인터뷰’ 개봉을 취소한다고 했을 때 자축하고 싶었겠지만, 상황은 김정은의 예상과는 정반대로 흘러가는 분위기다.

    소니 픽쳐스의 영화 ‘인터뷰’ 개봉 취소 결정은 미국은 물론 세계 영화계와 문화계에 큰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미국과 유럽 매체들 또한 영화 ‘인터뷰’ 개봉 취소 결정에 반발하는 유명인사들의 의견을 계속 내보내고 있다.

    버락 오바마 美대통령 또한 기자회견을 통해 “눈에는 눈, 이에는 이 방식으로 대북제재를 가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의 말은 이미 행동으로 이어지고 있다. 美정부는 북한을 다시 ‘테러국가’로 지정할 준비를 하고 있다. 북한은 2008년 영변 원자로 냉각탑 해체를 계기로 ‘테러국가’ 리스트에서 빠졌었다.

    소니 픽쳐스를 해킹한 집단이 “제2의 9.11테러가 일어날 것”이라고 협박했는데, 그 배후가 북한이라는 美연방수사국(FBI)의 공식 발표에 따라 북한은 테러 협박을 한 ‘집단’이 됐기 때문이다.

  • "하, 저 병신이 또…." "헤헤, 삼촌. 그게 아니라…." 소니 해킹의 후폭풍은 중국과 북한 관계에도 일정 수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차이나 토픽스 보도화면 캡쳐
    ▲ "하, 저 병신이 또…." "헤헤, 삼촌. 그게 아니라…." 소니 해킹의 후폭풍은 중국과 북한 관계에도 일정 수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차이나 토픽스 보도화면 캡쳐

    美정부는 김정은 집단의 소니 픽쳐스 해킹 사건에 중국 공산당 정부까지 끌어들였다.

    2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美정부는 북한의 해킹을 차단하기 위해 중국에 협조 요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사이버 부대 대부분이 중국 통신망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과 인터뷰한 美정부관계자는 “중국 정부에 이번 사이버 공격에 대한 우려를 밝히고 정보공유를 요청한 상태”라며 “양국은 이미 (북한의) 사이버 공격은 비정상적인 행위라는 공감대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미국이 올초 중국 인민해방군 사이버 부대원 5명을 기소했기 때문에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하지만, 최근 러시아의 '패퇴'를 구경한 중국 공산당이 미국 정부의 요청을 거절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美정부 뿐만 아니라 헐리우드 유명 배우와 세계 문화계 인사들도 김정은 집단을 비난하며, 소니 픽쳐스 측에 “영화 ‘인터뷰’를 무조건 개봉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베스트셀러 ‘연금술사’로 유명한 작가 파울로 코엘료는 자신의 트위터에 “이번 개봉취소는 끔직한 일이다. 나는 소니 픽쳐스에게 ‘인터뷰’의 개봉권을 10만 달러에 사들여 내 블로그에서 무료 공개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파울로 코엘료는 이 제안을 하면서 “소니 픽쳐스는 예산의 0.01%를 회수할 수 있고, 나는 테러리스트의 협박에 ‘No’라고 답할 수 있다”며 소니 픽쳐스가 ‘테러조직’에게 굴복한 점을 비판했다.

  • 2010년 10월 백악관에서 오바마 대통령을 만난 조지 클루니. 현재 영화 '인터뷰' 개봉을 위한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백악관 플릭커 캡쳐
    ▲ 2010년 10월 백악관에서 오바마 대통령을 만난 조지 클루니. 현재 영화 '인터뷰' 개봉을 위한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백악관 플릭커 캡쳐

    ‘오션스 일레븐’ 등으로 유명한 배우 겸 감독 조지 클루니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이번 사건에 정면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리는 이번 사건에 적극 대응해야 한다. 영화 ‘인터뷰’가 상영될 수 있도록 무슨 일이든 해야 한다. 사람들이 이 영화를 반드시 봐야 한다는 뜻이 아니라 (테러조직의 협박 때문에) 영화를 볼 수 없다는 얘기가 (미국에서) 나와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이것은 '표현의 자유'에 대한 이야기다.”


    조지 클루니는 현재 영화 ‘인터뷰’의 개봉을 위해 헐리우드 배우들에게 서명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배우 숀 펜 또한 “영화 ‘인터뷰’ 개봉을 취소한 소니 픽쳐스의 결정은 역사적인 사건이다. 이는 멀리 내다보는 시선보다는 단기적인 이익만을 따른 것 같다”며 소니 픽쳐스의 ‘굴복’을 비판했다.

    헐리우드 영화계 단체도 영화 ‘인터뷰’의 개봉을 촉구하고 나섰다. 美영화감독조합(DGA)는 성명을 내고 김정은 집단이 영화 개봉을 막은 ‘테러’를 규탄했다.

    “우리는 이번 테러를 계기로 뭉쳐야 한다. 어떤 수단을 강구해서라도 이 영화를 상영해 (우리가) 테러리스트들에게 결코 겁먹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줘야 한다.

    우리는 사이버 범죄자들이 멀리 떨어진 곳에서 영화 산업계를 인질로 삼는 시대에 살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우리는 조합 회원이자 영화를 감독한 세스 로건과 에반 골드버그를 지지한다.”


    美정계에서도 소니 픽쳐스를 향해 영화 ‘인터뷰’의 개봉을 촉구하고 있다.

    미트 롬니 前공화당 대선 후보는 지난 18일 “영화 ‘인터뷰’를 온라인을 통해 전 세계에 무료 개봉하고, 대신 관객에게 5달러 씩 에볼라 퇴치 기부금을 받으라”고 촉구했다.

    이어 레인스 프리버스 美공화당 전국위원회(RNC) 위원장은 북미 지역의 영화관 체인업체 10곳에 “영화 ‘인터뷰’의 상영을 재개하라”는 서한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프리버스 위원장은 “특정 영화나 헐리우드를 돕자는 게 아니라 북한 집단이 미국 시민의 자유를 침해할 수는 없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면서 만약 소니 픽쳐스가 영화를 개봉하면, 공화당의 기부자와 당원들이 표를 사도록 권유할 것이라고 밝혔다.

  • "이 쫄보 병신을 언제까지 믿고 살아야 하나…." 김정은은 소니 픽쳐스 해킹의 결과에 기뻐하지만, 그 결과는 그리 좋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北선전매체 캡쳐
    ▲ "이 쫄보 병신을 언제까지 믿고 살아야 하나…." 김정은은 소니 픽쳐스 해킹의 결과에 기뻐하지만, 그 결과는 그리 좋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北선전매체 캡쳐

    김정은 집단은 소니 픽쳐스 해킹의 후폭풍이 예상과 달리 전 세계로 퍼지자 또 ‘헛소리’를 했다. “소니 해킹은 우리와 무관하다”며 미국 정부에 ‘공동 재조사’를 제안한 것이다.

    하지만 美정부는 천안함 폭침, 무인기 사건 때도 김정은 집단이 한국 정부에 “공동 재조사를 하자”고 한 선례를 떠올리며, 이 제안을 무시했다.

    해커들의 ‘테러 위협’에 겁먹고 영화 개봉을 취소한 소니 픽쳐스 측도 졸지에 김정은 집단과 같은 '쫄보' 취급을 당하게 되자 난감해 하고 있다.

    마이클 린튼 소니 픽쳐스 CEO는 지난 19일(현지시간) CNN과 만나 “우리가 자체 보유한 영화관이 없어 개봉을 취소할 수밖에 없었다”며 “우리가 먼저 개봉 취소를 결정한 게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마이클 린튼은 이와 함께 “영화 ‘인터뷰’를 관객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가능한 모든 방안을 찾고 있다”고 밝혀, 소니 픽쳐스와 김정은 집단 간의 ‘대결’은 2라운드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 "정은이 너도 곧 나처럼 '벌집피자' 되겠구나…." 김정은 집단의 소니 픽쳐스 해킹은 북한 문제를 국제정치적 이슈에서 미국민의 이슈로 만들어 버렸다. 지금까지 미국민의 분노를 산 독재자 가운데 생존자는 없다. ⓒ北선전매체 캡쳐
    ▲ "정은이 너도 곧 나처럼 '벌집피자' 되겠구나…." 김정은 집단의 소니 픽쳐스 해킹은 북한 문제를 국제정치적 이슈에서 미국민의 이슈로 만들어 버렸다. 지금까지 미국민의 분노를 산 독재자 가운데 생존자는 없다. ⓒ北선전매체 캡쳐

    김정은 집단은 지난 4월 소니 픽쳐스가 제작한 영화 ‘인터뷰’의 예고편이 유튜브 등에 공개되자마자 발작적인 반응을 보여왔다.

    지난달 하순 영화 ‘인터뷰’의 마지막 예고편이 공개되고, 크리스마스 연휴에 美전역에서 개봉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소니 픽쳐스의 전산망을 해킹, 3,800만 개의 파일을 훔쳤다고 한다. 

    이 가운데는 신작 영화 ‘퓨리’ 등 미개봉작을 포함 5개의 영화 파일과 소니 픽쳐스 임직원들이 주고받은 이메일, 개인 정보 등이 포함돼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