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野 부실한 자료 제출 질타...서승환 "항공사 경직 문화 개선"
  • ▲ '땅콩 리턴' 사건으로 물의를 일으킨 조현아 전 대항항공 부사장이 지난 12일 서울 강서구 국토관리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로 출석하는 모습.ⓒ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땅콩 리턴' 사건으로 물의를 일으킨 조현아 전 대항항공 부사장이 지난 12일 서울 강서구 국토관리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로 출석하는 모습.ⓒ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들이 대한항공 조현아 전 부사장의 이른바 '땅콩 회항사건'과 관련, "세계적 조롱거리"라며 한목소리로 강력히 질타했다.

    국토위는 22일 전체회의를 열고 서승환 국토부 장관으로부터 관련 사건에 대한 현안 보고를 받았다.

    이 자리에서 여야 의원들은 국토부의 자체 조사에 대한 불공정성 등을 집중 제기하면서 "땅콩 회항 관련 자체 조사보고서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등에 대한 고발장 등 모든 자료를 조속히 제출하라"고 거듭 요구했다.

    새누리당 김태흠 의원은 "국토부의 안일한 대응 자세, 조사 불공정 시비 등 때문에 세상이 떠들썩한 것"이라며 "(국토부는) 무한한 책임을 갖고 오늘 회의에 임하라"고 질책했다.

    같은 당 이노근 의원은 조현아 전 부사장을 겨냥, "대한항공이 지금까지 쌓아온 명성과 노하우 등은 세계 유력 항공사라고 돼 있는데, 경영에 자질없는 분이 결국 나라 위신도 크게 추락시켰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동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이 사건은 대한민국 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조롱거리가 되고 있는 망신적인 사건"이라며 열변을 토했다.

    강 의원은 이어 "국토부가 항공보안법 위반 소지가 있는 조현아 부사장을 검찰에 고발하고서 할 일을 다 한 것으로 착각하고 있는 것 같다"며 "국토부는 책임회피식으로 급급해선 안된다. 국토부 장관이 사과하라"고 질타했다.

  • ▲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이 국회 국토위 전체회의에 참석한 모습.ⓒ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이 국회 국토위 전체회의에 참석한 모습.ⓒ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이날 여야 의원들은 국토교통부의 부실한 자료 제출을 질타하며, 추가 자료 제출을 강력하게 요구하기도 했다.

    국토위원장인 박기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다수의 의원들이, 국토부가 이번 사건과 관련한 자료를 통제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며 국토부를 정면 겨냥했다.

    야당 간사인 정성호 새정치연합 의원 역시 "자료를 요구하니 국토부가 검찰 수사 중이고 검찰에 자료를 제출했다고 하는데 국토부는 검찰이 아니다. 검찰에 자료를 요청하면 수사 중이니 자료 요청이 어렵다고 할 수 있지만 국토부는 그래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함진규 새누리당 의원은 나아가 항공기의 블랙박스 뿐만 아니라 비행기 이착륙 등이 담긴 회항 촬영 영상을 공개하라고 압박했다.

    황영철 새누리당 의원도 "국토부가 국회 현안 질의를 통해서 사태의 문제성과 사실을 밝히는 데 제대로 된 입장을 갖고 있지 않다고 보인다"고 지적했고, 이찬열 새정치연합 의원은 "상식적인 판단으로 기장도 조사했을 것 같은데 기장 조사에 대한 언급이 없다"며 정확한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박성호 새누리당 의원은 국토부 항공안전관리감독관에 대한 지나친 편중인사를 꼬집었다. 국토부 항공안전관리감독관 16명 중 14명이 대한항공 출신에, 일반공무원 조사 참여 4명 중 2명이 대한항공 출신이라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서승환 국토부 장관은 해당 항공기 사무장을 조사할 때 대한항공 임원을 동석시킨 것과 관련, "조사 과정에서 여러가지 부적절한, 공정성 훼손을 의심받을 만한 허술한 조사가 이뤄진 부분은 사실"이라며 문제점을 인정했다.

    서 장관은 특히 "국토부는 사건을 인지한 직후 조사에 착수해 조현아 전 부사장, 승무원, 승객 등을 대상으로 회항의 적법성을 조사했다"며 "그 결과 조 전 부사장은 항공보안법 위반 소지가 있어 검찰에 고발 조치했고, 대한항공은 행정처분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운항정지 또는 과징금 등 행정처분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사건에 대한 대책과 관련, "주무부처 장관으로서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항공사의 경직된 조직문화에 대해서도 개선해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