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파리 교외 5곳 급습, 독일 무슬림 근본주의단체 급습…중동·서남아 시위 격화
  • ▲ 서방 국가의 '다문화 정책' 때문일까 무슬림이 본색을 드러내는 것일까. 유럽 국가와 무슬림 진영 간 갈등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사진은 2006년 9월 이슬람 풍자만평에 항의해 모인 유럽의 무슬림 시위대가 "자유 따위 지옥에나 가라"는 피켓을 취재진에 보여주는 모습. ⓒ위키피디아 공개 사진
    ▲ 서방 국가의 '다문화 정책' 때문일까 무슬림이 본색을 드러내는 것일까. 유럽 국가와 무슬림 진영 간 갈등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사진은 2006년 9월 이슬람 풍자만평에 항의해 모인 유럽의 무슬림 시위대가 "자유 따위 지옥에나 가라"는 피켓을 취재진에 보여주는 모습. ⓒ위키피디아 공개 사진

    ‘샤를리 엡도’에 대한 테러 이후 “테러에는 반대한다”며 뭉치는 것 같던 세계가 ‘서방 對 무슬림’의 구도로 점차 분열·대립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유럽 각국 정부는 무슬림 근본주의 단체 중에서도 ‘테러 가능성’을 가진 조직들에 대해 일제 단속과 조사에 착수했고, 비슷한 시기 서남아시아와 아프리카 무슬림 세력들은 자국 내에서 폭력 시위를 하며 ‘反서방 투쟁’을 외친 것이다.

    프랑스 대테러 당국은 16일(현지시간), 파리 동(東)역에 대한 폭탄 테러 위협이 일어난 뒤 한 때 기차역 전체를 폐쇄하고 조사를 실시했다.

    프랑스 대테러 당국은 같은 시간 ‘유대인 식료품점 인질극’이 일어난 파리 교외 등 5곳을 급습해 ‘샤를리 엡도 테러’와 관련이 있는 용의자 12명을 체포했다.

    벨기에 정부는 15일(현지시간) 독일 국경에 인접한 ‘베르비에’에서 경찰서를 습격하려던 테러조직을 급습, 2명을 사살하고 1명을 체포했다.

    벨기에 정부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테러를 시도한 것으로 의심되는 조직들을 급습, 국내에서 13명, 프랑스에서 2명을 체포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벨기에 당국에 사살되거나 체포된 테러리스트들은 ‘샤를리 엡도’ 최신판을 판매하는 가게에도 테러를 가하려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한다.

    이 같은 조사결과가 나오자 벨기에 정부는 테러 경보를 3단계로 상향했고, 치안 강화를 위해 군을 동원할 준비까지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 ▲ 벨기에 대테러 당국은 16일(현지시간) 독일 접경 공업도시인 '베르비에'에서 테러를 저지르려던 무슬림 살라피스트 무장조직을 급습, 2명을 사살하고 1명을 체포했다. 동시에 여러 곳에서 무슬림 테러조직을 급습해 15명을 검거했다. ⓒspecial ops.org 관련 화면 캡쳐
    ▲ 벨기에 대테러 당국은 16일(현지시간) 독일 접경 공업도시인 '베르비에'에서 테러를 저지르려던 무슬림 살라피스트 무장조직을 급습, 2명을 사살하고 1명을 체포했다. 동시에 여러 곳에서 무슬림 테러조직을 급습해 15명을 검거했다. ⓒspecial ops.org 관련 화면 캡쳐

    독일 정부는 베를린에서 무슬림 근본주의 단체 조직원 2명을 검거했다. 이 가운데 한 명은 터키인과 중앙아시아인이 모인 무장단체 두목이었고, 한 명은 자금조달 담당이었다고 한다.

    아일랜드 정부는 위조여권으로 입국하려던 프랑스인 1명을 더블린 공항에서 검거했다고 한다.

    이 남성은 알제리계 프랑스인으로, 테러조직 소속으로 추정되며, 최근 SNS에 프랑스 파리 테러를 지지해 ‘유로폴(Europol, EU 경찰)’의 감시 대상에 오른 바 있다고 한다.

    유럽 각국 정부와 함께 ‘유로폴’도 무슬림 테러조직들의 활동 때문에 긴장하고 있다.

    알 카에다의 등장 이후 무슬림 테러 조직들은 정형화된 조직을 두지 않고, ‘투자를 받아 사업을 하는 기업처럼’ 테러를 실행한다. 이런 테러 조직에 가담한 적이 있거나 추종하는 것으로 보이는 무슬림 살라피스트가 유럽에만 최소 2,500여 명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하지만 유럽 각국 경찰과 유로폴이 이들을 미리 수사해 체포하고, 대테러 작전을 수행하는 데는 법률, 인권, 여론 등의 제약이 있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유럽 전역이 무슬림 살라피스트들의 테러 움직임으로 몸살을 겪는 가운데 아프리카와 서남아시아에서는 샤를리 엡도의 최신호 표지를 빌미삼아 ‘反서방 투쟁’을 촉구하는 폭력 시위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16일(현지시간) 아프리카 니제르에서는 ‘샤를리 엡도’ 최신호 출판에 항의하는 시위가 일어나 4명이 사망하고 45명이 다쳤다.

    니제르의 대도시 진데르에서 벌어진 시위에서, 시위대는 프랑스 문화원, 교회 3곳에 쳐들어가 불을 지르고 주변 사람들에게 폭력을 가했다. 이 와중에 총격전이 발생해 4명이 숨진 것이다. 

    같은 날 서남아시아 파키스탄에서도 폭력시위가 일어났다. 파키스탄 대도시 카라치의 프랑스 영사관 앞에서는 ‘프랑스를 규탄’하는 무슬림 시위대 350여 명이 현지 경찰과 충돌, 3명이 부상을 입었다. 당시 시위를 취재하던 AFP통신 사진기자도 등에 총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 라호르, 페샤와르, 물탄에서도 ‘反서방 투쟁’을 촉구하는 시위가 일어났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프랑스 국기를 불태우기도 했다고 한다.

    아프리카 세네갈에서는 “알라후 아크바르”를 외치며 시위하는 시위대 1,000여 명이 현지 경찰과 충돌해 부상자가 발생했고, 모리타니에서는 현지 프랑스 대사관에 난입하려는 시위대와 현지 경찰이 충돌, 폭력사태가 벌어졌다고 한다.

    알 카에다와 연계한 테러 조직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아프리카 말리에서는 무슬림 종교 지도자들의 요청을 듣고 몰려든 수천여 명의 시위대가 가두시위를 벌이며 ‘反서방 투쟁’을 촉구했다.
     

  • ▲ 북아프리카 알제리에서는 '샤를리 엡도'를 규탄하고 테러범 쿠아치 형제를 지지하는 시위가 일어났다. ⓒ러시아투데이 보도 화면 캡쳐
    ▲ 북아프리카 알제리에서는 '샤를리 엡도'를 규탄하고 테러범 쿠아치 형제를 지지하는 시위가 일어났다. ⓒ러시아투데이 보도 화면 캡쳐

    알제리에서는 3,000여 명의 무슬림이 모여 “우리는 무함마드”라고 외치며, ‘샤를리 엡도’의 테러범인 쿠아치 형제를 지지하는 시위를 벌였다.

    요르단 수도 암만에서는 2,500여 명의 시위대가 알 후세이니 사원 앞에 모여 “선지자를 모욕하는 것이 테러”라며, ‘샤를리 엡도’ 테러와 ‘표현의 자유를 제한해야 한다’는 주장을 지지하는 시위를 가졌다.

    이들 외에도 중동의 카타르, 바레인, 레바논, 아프리카의 수단, 튀니지, 서남아시아 이란 등에서도 ‘反서방 투쟁’을 촉구하고 ‘표현의 자유’를 비난하는 시위가 일어났다.

    모리타니, 카타르, 바레인 정부도 무슬림 시위대와 같은 입장임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샤를리 엡도’의 만평은 이슬람을 모욕하는 것이므로, ‘표현의 자유’를 이유로 허용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이었다. 

    유럽 곳곳에서 무슬림 살라피스트 조직들이 ‘대규모 테러’를 준비 중인 조짐을 보이고, 아프리카, 서남아시아 등 무슬림 진영에서는 ‘反서방 시위’가 잇달아 일어나면서, ‘샤를리 엡도 테러’로 시작된 ‘가치 충돌’은 ‘서방 對 무슬림의 충돌’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