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이주영 둘 다 '수도권·다선 의원' 원했던 점도 일조
  • ▲ 28일 오후, 30분 간격으로 기자회견을 열고 정책위의장 출마를 선언한 새누리당 홍문종 의원(사진 왼쪽)과 원유철 의원.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28일 오후, 30분 간격으로 기자회견을 열고 정책위의장 출마를 선언한 새누리당 홍문종 의원(사진 왼쪽)과 원유철 의원.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내달 2일 실시될 새누리당 원내대표 경선의 러닝메이트(Running mate)가 확정됐다.

    새누리당 홍문종 의원과 원유철 의원은 28일 오후, 30분 간격으로 기자회견을 갖고 각각 이주영 의원, 유승민 의원과 함께 정책위의장 후보로 경선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주영 의원이 지난 28일 원내대표 출마를 선언한지 나흘 만이며, 유승민 의원도 29일 출마 선언으로부터 사흘 만의 일이다.

    이처럼 러닝메이트인 정책위의장 후보의 윤곽이 뒤늦게 드러난 이유가 뭘까.

    새누리당 핵심 관계자는 27일 "정책위의장 후보 하겠다고 쉽사리 손들고 나서지 못하는 이유가 뭐겠느냐"며 "(원내대표 경선에서) 누가 이길지 모르겠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번 원내대표 경선은 이완구 전 원내대표의 총리 내정으로 일정을 3개월여 앞당겨 갑작스레 치러지게 됐다. 유승민·이주영 두 유력 후보 모두 5월을 예상하고 준비해 오던 중, 갑자기 원내대표 경선이 시작돼 정책위의장 후보를 미리 확정짓지 못했다.

    2월 임시국회를 앞두고 있어 급히 원내사령탑을 뽑아야 하기 때문에 선거 기간도 짧다. 게다가 원내대표 경선은 선거인단이 당 소속 국회의원으로 한정되기 때문에 판세를 읽기가 어렵다.

    정책위의장 풀(Pool)이 좁았던 것 또한 후보가 뒤늦게 나타나는 것에 일조했다는 지적도 있다. 원내대표 후보인 유승민·이주영 후보는 둘 다 지역구가 영남이라, 러닝메이트인 정책위의장은 수도권 의원으로 구하기를 원했다.

    하지만 정책위의장을 맡을 만한 역량과 경륜, 선수(選數)를 갖춘 인물은 뻔하다. 실제로 러닝메이트로 나서게 된 홍문종·원유철 의원은 유승민·이주영 의원 양 측 모두로부터 '러브콜'을 한 차례 이상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원내대표 경선이 마치 친박(親朴) 대 비박(非朴) 구도로 치러지는 것처럼 프레임이 짜여진 것도 정책위의장 후보에게는 부담스런 요소다. 러닝메이트로 나서는 것만으로도 '친박' 혹은 '비박'이라는 색깔이 덧씌워질 수 있다는 것이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친박·비박으로 묶이는) 리스크를 감수하고서라도 당선이 확실하면 또 모르겠는데, 누가 당선될지 모르니 문제"라며 "자칫하면 특정 계파라는 낙인만 찍히고 경선에서는 떨어지는 최악의 상황을 맞을 수도 있는 것이 아니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