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도국제도시』를 세계지식재산HUB로 만들자
                                        박 연수(공학박사 • 고려대그린스쿨대학원 초빙교수)
  • 박연수 박사
    ▲ 박연수 박사
오랜 고생, 짧은 행복?

인류의 경제발전 역사는 농경사회, 산업사회, 지식정보화사회로 진화되어 왔습니다.
그리고 국가별 성쇠는 시대별로 주도그룹에 끼어 있느냐에 따라 결정되었습니다.
우리나라는 산업사회의 대열에서 낙오되어 많은 고초를 겪었습니다. 다행히 지식정보화시대를 맞아 주류의 대열에 서면서
새로운 입지를 만들고 있습니다. 

 그러나 발전단계가 진화할수록 주기는 짧아져 가고 경쟁은 치열해집니다.
농경시대는 주어진 여건이 운명처럼 지배했고, 산업시대는 기술과 자본의 선점효과가
후발주자의 추월을 허용하기 어렵게 했습니다.

그러나 지식정보화시대에는 안타깝게도 영원한 1위는 존재할 수 없는 논리적 구조를 가집니다.
무임승차의 효과 때문입니다. 1위는 창조밖에는 길이 없는데 창조는 어렵고 오래 걸리고 비용이 많이 드는데 반해 모방은 쉽고 싼 것이 현실이고 보니 모처럼 선진의 길에 들어섰는데
우리의 상황은 녹록치 않습니다.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모방이든 창조이든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방법을 강구해야 합니다. 이 시대의 경쟁이 지식과 창의의 싸움임을 안다면
『세계적인 지식재산 HUB』의 전략적 가치도 알아야 합니다.
  • 『지식재산 HUB』의 전략적 가치

     역사적으로 봐도 지식재산HUB 전략은 성공의 열쇠로 기능해 왔습니다.
    어느 시대나 기술은 발전의 바탕이기 때문입니다.
    이와 관련한 KAIST 벤처협회 박진하 부회장의 분석은 설득력이 있습니다.
     베네치아가 르네상스의 중심이 될 수 있었던 것은 멸망한 동로마제국의 과학자 유치를 위한
    기술개발의 독점적 배타권을 허용하는 정책을 도입하여
    갈릴레오 등 뛰어난 과학자들의 둥지가 되었기 때문이고,
    영국이 산업혁명의 주체가 될 수 있었던 것도 성문법으로 기술개발의 독점적 배타권을
    보장하므로써 제임스 와트와 매슈, 볼턴의 증기기관 특허 등
    신기술과 유럽의 과학인재들을 모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가깝게는 1980년대의 미국으로, 당시 엄청난 무역적자와 재정적자에 시달렸고
    산업경쟁력은 약화되어 세계경제의 주도권을 독일, 일본에 내주어야 할 위기였습니다.
    그러나 미국은 휴렛 패커드의 존영 사장이 로널드레이건 대통령에게 제안한
     ‘특허중시정책’을 받아들여 그동안 경원시 했던 특허, 즉 무형자산을
    경쟁력의 원천으로 재평가하면서 미국의 정책과 제도를 수정했습니다.
    이로 인해 미국은 다시 창의분야의 기회의 땅이 되었고 기회를 찾는 세계의 인재들을 빨아 들이는 불랙홀이 되었습니다.
    이후 국내외 인재들이 쏟아 내는 발명품으로 미국은 거대한 특허자산을 구축할 수 있었고
    이를 바탕으로 기술기업들이 고용을 창출하고 경제와 사회에 활력을 불어 넣었습니다.

    이에 더하여 미국은 경쟁패턴을 유형자산에서 무형자산으로 이동하면서
    특허 등 지식자산을 범세계적인 무기로 만들었습니다.
    2012. 미국 상무부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지식재산 관련 일자리는 4천만개로
    전체 일자리의 25%를, 지식재산은 국내 총자산의 35%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또한 미국에서 막대한 자본금과 특허로 무장한 소위 ‘특허괴물(Patent Troll)이라 불리는
    지식재산 전문관리회사의 등장으로 막대한 기술료를 피해갈 수 없게 되었습니다.
    미국의 인텔렉튜얼벤처스(IV)는 자본금이 6조원에 달하는 거대기업으로
    삼성전자에 요구하는 로열티가 16조원에 달하고 LG전자가 합의한 로열티가 2억8천만 달러에
    달합니다. 이러한 특허괴물이 미국에만 200여개에 달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재주는 곰이 넘고 

    2008년 기준으로 우리나라가 특허침해 등으로 지불한 액수가 235억 달러(32조원)로
    같은 해 수출액 4224억 달러의 6%에 해당합니다. 2008년도 우리나라 전체 상장기업의 매출액
    대비 평균 이익률이 3%임을 감안한다면 우리나라가 한해 수출해서 번 이익의 2배를
    지식재산 대가로 지불하고 있는 것입니다.
    GNP 3만불을 넘어서는데 고전하고 있는 또 다른 이유이기도 합니다.

    우리나라의 기술무역수지 적자는 2013년도 한해만 52억여 달러에 달합니다.
     2009년 이후만 따져도 5년간 285억 달러가 넘습니다.
    각 나라의 2007년 기준 기술무역수지 비율(기술수출액/기술수입액)을 보면
    일본(3.49), 미국(2.12), 영국(1.97), 캐나다(1.76), 프랑스(1.60), 핀란드(1.28), 이탈리아(1.24), 독일(1.07) 등에 비해 우리나라는 0.43에 불과합니다.

    우리의 해외특허 등록은 2008년을 기준으로 전체국제특허는 미국과 일본이
    전체의 50%를 차지하는데 비해 한국은 5%에 불과하고, 
    미국에 등록된 특허건수를 비교하면 미국과 일본이 73%인데 비해
    한국은 2%에 불과한 실정입니다.

    2008년 기준 우리나라 전체 공공기관의 기술료 수입(687억원)은
    미국 월컴사가 한국기업으로부터 벌어들이는 기술료(약5,000억원)의 1/7이고,
    월컴사 하나가 한해 벌어들이는 기술료는 한국 전체 공공기관이 30년간 벌어들이는 기술료(5,650억원)에 해당합니다.

    우리나라 145개 대학이 벌어들인 기술료(69억원)는 미국의 컬럼비아 대학의 한 해 기술료 수입(1,700억원)의 4%에 불과한 실정입니다.
    대한민국 독도 주변 해저에 매장된 ‘불타는 얼음수소’로 알려진 가스하이드레이트의 가치는
    150조원에 이릅니다. 이 가스하이드레이트를 채굴하고 정제하는 기술 관련 특허는
    전세계적으로 일본이 65%를 보유하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2%에 불과합니다.

    대한민국은 2011년 4월 국회에서 지식재산기본법이 마련 되었고
    지식재산 분야의 콘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하는 국가지식재산위원회가 국무총리와 민간인 공동위원장 체제로 발족되었습니다. 그 해 11월에는 지식재산5개년계획을 수립하여 공표하였고
    2012년 1월에는 지식재산강국 원년 선포식을 가졌습니다. 
    그러나 무엇으로 지식재산강국을 만들 것입니까? 

  • 『세계 지식재산 HUB 국가』전략 

     역사를 변화 시키는 것은 ‘청사진’이 아니라 ‘리더십’입니다.
    베네치아와 영국은 남보다 일찍 기술의 가치에 착안하고 기술개발의 독점적 배타권을 인정하여 기술이 가치를 가질 수 있게 함으로써 기술과 사람을 모이게 하였습니다.

    기술강국인 미국은 국제사회에서 기술보호체계를 강화하고 이를 무기화하여
    기술자체를 상품화 하였습니다.
    그러면 기술강국도 아니고 국제경제의 강자도 아닌 우리나라가 현 상황에서 기술패권주의의
    파고를 어떻게 극복하고 생존의 교두보를 만들어 나갈 것인가?
    그 답은 『세계지식재산HUB국가』전략입니다.

    지금은 지식정보화시대로서 지식의 엄청난 양과 속도, 빠른 유통, 그리고 융합의 필요성으로
    인하여 HUB의 효용이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HUB는 장(場)입니다. 기술과 사람이 모이고 융합과 유통이 이루어지는 꿈과 야망의 공간을
    의미합니다. 지식재산과 관련된 장의 요건은 크게 3가지로서 입지, 제도, 생태계입니다.

    우리는 이들 요건 중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입지의 우위,
    즉 세계경제의 중심이자 미래인 동아시아의 핵에 해당하는 위치적 자산 위에
    세계를 선도하는 지식정보산업의 국가적 기반을 구비하고 있습니다.
    특히 국제비즈니스HUB를 목표로 20년이 넘게 기반을 조성해 온 송도국제도시와 인천공항은
    그 제대로 된 쓰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여기에 차별화 된 제도를 갖추고 국제적인 지식재산 생태계를 숙성 시키면 가능성이 있습니다.

    『국제 특허법원』 설립

    허브는 청사진만으로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그러나 계획과 의지 없이 저절로 만들어지지도 않습니다.
    옳은 비전과 발상전환의 리더십이 함께 할 때 가능합니다.
    가지고 있는 여건과 준비된 자원의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는 역량이 요구됩니다.

    송도국제도시의 IT, BT 등 첨단기술산업과 국제비즈니스 및 Green 환경의 기반 위에
    『국제지식재산 특구(Patent Town)』를 조성하여 국제특허분쟁 전문재판소의 설치,
    국제지식재산거래소와 국제창업펀드 운영, 국제지식재산 Data Center를 갖춘 국제특허도서관
    구축, 국제특허전문대학원의 설립과 지식재산융합센터를 육성하여
    국제지식재산 생태계의 기반을 조성하는 한편 『세계특허박람회』개최로 국제적 이니셔티브를 선점하는 하드웨어적 접근과, 지식재산권의 실질적 보호, 기술거래와 창업시장의 활성화,
    지식재산의 금융담보 제도화 등의 돈 되는 특허제도와 특허인정 및 보호 업무과정에서의 전문성 강화, 저비용, 비밀보호수단 확보, 전문전담판사 육성 배치와 판례의 정립, 강력한 보상책 강구, 그리고 국제적으로 선도적이고 합리적인 기술인정 기준과 방법의 개발 및 과감한 적용 사례 등의 차별화 된 특허제도, 즉 소프트웨어적인 접근이 동전의 양면이 되어 동시에 이루어져야 합니다.
  •  그리하여 꿈과 야망을 가진 세계의 기술선도자들에게 송도국제도시가
    지식재산 커뮤니티의 아이콘으로 인식될 때 허브는 완성됩니다.
    이때 우리나라에 쌓이는 지식재산의 양은 국부의 기반이 될 것이며
    우리나라를 통하는 국제지식재산은 우리에게 좋은 일자리를 제공할 것입니다. 

  • 저성장보다 무서운 것이 고용 없는 성장과 성장의 과실이 한곳에 쏠려 양극화가 심화되는 것입니다. 현재 우리가 당면하고 있는 문제입니다. 파이를 키우는 방법에 정책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중소기업의 지식재산 창출 능력은 대기업의 20배이고 고용기반 확충 효과도 훨씬 넓고 큽니다.
    제대로 된 중년 창업은 청년실업 해결에 직간접적으로 도움이 됩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창업은 음식점 위주이고 과당경쟁으로 성공확률은 낮습니다.
    투자의 길은 막혀있고 우리사회의 활력은 죽어가고 있습니다.

    국내 창의시장 활성화와 기술의 자산화에 획기적인 전기가 필요합니다.
    창의가 돈으로 연결되는 제대로 된 특허권 보호와 활기 넘치는 창의생태계로서의 지식재산허브 전략이 그 답이 될 수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창조경제』가 실체를 갖게 되는 첩경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