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간 시점 놓고 의견 분분..김두우 "정치 아닌 정책 회고록" 반박
  • 이명박 前 대통령. ⓒ뉴데일리 정상윤 사진기자
    ▲ 이명박 前 대통령. ⓒ뉴데일리 정상윤 사진기자



이명박 전 대통령의 회고록 <대통령의 시간>을 놓고 정치권이 들썩이고 있다.

특히 회고록 출간시점을 놓고, '야당의 자원외교 공세에 맞서 선제적 방어에 나섰다'는 분석에서 여권을 겨냥한 압박용 메시지 아니냐는 의견까지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런 논란에 대해 이명박 전 대통령 측은 "정치 회고록이 아닌 정책 위주의 회고록이라 정치적으로 해석할 여지가 없다"고 일축했다.

회고록 기획을 총괄한 김두우 전 청와대 홍보수석은 30일 오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출판 기자간담회를 열고 "현실 정치 개입을 극도로 자제하고, 정책 위주의 기술로 현 정부와 다음 정부에 도움이 되는 책을 남기고 싶었다"고 해명했다.
 
  • 김두우 전 청와대 홍보수석이 30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이명박 전 대통령 회고록 <대통령의 시간>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책의 출간 배경과 의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김두우 전 청와대 홍보수석이 30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이명박 전 대통령 회고록 <대통령의 시간>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책의 출간 배경과 의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이날 공개된 이명박 전 대통령의 회고록은 12개 장 800페이지 분량으로, 남북정상회담 추진과 천안함·연평도 포격 도발에 따른 대응 등의 내용을 담았다.

  • 이명박 전 대통령은 회고록에서 "남북 정상회담이 성사되기 위해서는 기존에 우리가 제시한 원칙 이외에도 천안함 폭침에 대한 북한의 사과와 재발 방지를 위한 조치가 선행돼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면서 "그러자 북측은 쌀 50만톤의 지원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이 전 대통령은 또 "북측은 천암함 폭침에 대해 '(당사자가 아닌) 동족으로서는 유감이라 생각한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히겠다고 했는데 이 역시 받아 들일 수 없는 일이었다"고 회고했다.  

    회고록을 통해 남북 접촉 등의 비공개 역사를 언급한 것은 부적절하다는 일각의 비판과 관련, 김두우 전 수석은 "당시 '북한 퍼주기'는 그만하라는 시대적 요구가 있었다"며 "당시 왜 남북 정상회담을 하지 않았는지, 대남 대화를 제의할 때 북한의 태도가 구체적으로 어떻기에 우리 정부가 어려워했는지 정도는 국민들이 알 때가 됐다고 판단했다"고 반박했다.

    김 전 수석은 회고록 내용 중 세종시 수정안과 관련해 청와대가 유감을 표한 것에 대해선 "회고록이 나오기 전에 구체적 내용을 보지 보지 못했기 때문으로 생각한다"며 "청와대에서 이 책을 다시 한번 보면 상당 부분 오해가 풀릴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회고록 출간 시점 논란과 관련, "회고록 집필 논의 초반부터 2015년 1월경을 완성 시점으로 잡았다. 예정대로 순조롭게 진행된 것"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또 회고록에 자원외교와 관련한 내용이 담긴 것과 관련해 "만약 그 부분을 넣지 않았으면 문제가 있어서 빠진 것처럼 보였을 것"이라며 "자원외교에 대해서는 굉장히 철저하게 원론적인 입장만 넣었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 에피소드북.ⓒ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에피소드북.ⓒ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이날 기자간담회에서는 <대통령의 시간> 회고록 외에, 김두우 홍보수석이 쓴 <오늘 대통령에게 깨졌다>라는 에피소드북이 공개됐다. 99페이지 분량으로 회고록을 만드는 과정과 회고록에 넣지 못한 뒷얘기 등을 담았다. 

    김 전 수석은 에피소드북에 대해 "출판사에서 먼저 요청을 했다. <대통령의 시간>이라는 회고록이 정책 위주의 회고록이다보니 다소 내용이 무겁다고 했다"며 "국민이 회고록에 더 접근하기 쉽도록 별도로 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에피소드북을 보면 이명박 전 대통령이 감정표현에 얼마나 서툴고 얼마나 잘 안 하려고 하는 분인지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대통령이 크게 편찮았다는 내용이 나오는데, 이 사실은 지금까지 김윤옥 여사만 알았다. 그만큼 모든 사람에게 비밀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 취재하는 과정에서 이 전 대통령이 왜 감정표현을 잘 못하는 분인지 등에 대한 심리분석까지 포함돼 있다. 나름대로 그렇게 분석했다고 자부한다"고 주장했다. 

    병명이 무엇이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은 이유가 있다. 대만과 중국도 이 회고록을 3월 말 출간할 예정인데, 외국에 전 대통령의 병명을 구체적으로 알리는 게 다소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김 전 수석은 정치권에서 회고록 파장이 일고 있는 것에 대해 "외국에선 전임 대통령의 회고록을 정치적으로 해석하지 않는다. 우리나라도 그래야 한다"며 "언제까지 국내 정치라는 변수 때문에 전임 대통령들이 계속 묶여있어야 하는지 의문"이라고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그는 정치 관련 회고록 출간 여부에 대해 "정치부분은 아직 확정된 것이 없다. 정치개입 논란 때문에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며 "이 전 대통령이 언젠가 정치 부분에 대해서 다른 루트를 통해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