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심~민심 엇갈리는 여론조사 결과 놓고서도 동상이몽 해석
  • 새정치민주연합 박지원 당대표 후보가 31일 열린 서울지역 당대표·최고위원후보 합동연설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박지원 당대표 후보가 31일 열린 서울지역 당대표·최고위원후보 합동연설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새정치민주연합의 차기 당권을 놓고 양보 없는 혈투를 벌이고 있는 박지원 후보와 문재인 후보가 서울에서 정면 충돌했다.

    31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새정치연합 서울 당대표·최고위원후보 합동연설회에서 박지원 후보와 문재인 후보는 서로를 향해 날선 공방전을 주고 받았다.

    먼저 연단에 오른 박지원 후보는 연설 서두부터 "계파 청산을 하자며 구청장들이 특정 계파를 지지하는 문자를 날리고 있다"며 "현역 국회의원들도 특정 계파를 위한 불법·편법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고 문재인 후보를 중심으로 하는 친노(親盧) 세력의 조직적 '줄세우기'에 직격탄을 날렸다.

    친노로 분류되는 김성환 노원구청장·이창우 동작구청장·차성수 금천구청장 등이 관내의 대의원·당원들에게 "문재인 후보를 지지해달라"는 '오더'를 내렸다는 의혹을 문제삼고 나선 것이다.

    박지원 후보는 문재인 후보가 청와대에 있던 시절, 노무현정권의 대북송금 특검으로 김대중 전 대통령과 자신이 고초를 겪었던 사실을 대의원과 당원들에게 상기시키기도 했다.

    그는 "대북송금 특검 때문에 김대중 대통령은 투석을 시작하고, 나도 감옥에서 13번을 마취하고 수술을 받았다"며 "내 눈이 이렇게 된 것도 대북송금 특검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당대표 후보가 31일 열린 서울지역 당대표·최고위원후보 합동연설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당대표 후보가 31일 열린 서울지역 당대표·최고위원후보 합동연설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이어 "대북송금 특검으로 (징역) 20년을 구형받고 고등법원에서 10년 선고를 받았다"며 "대법원에서 무죄가 되지 않았더라면 나는 지금도 감옥에 있었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도 "나는 노무현정부 그 누구도 원망하지 않았다"며 "문재인 후보의 대통령 당선을 위해 호남을 누볐고, 누구보다 앞장서서 싸웠다"고 대의원·당원들의 정서를 파고들었다.

    박지원 후보는 연설 말미에서 "정권교체를 위해 꼭 당대표를 한 번 하고 싶으니, 마지막으로 일할 기회를 한 번만 달라"며 "정권교체만 되면 홀연히 떠나갈 것"이라고 정계 은퇴를 시사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이에 대해 문재인 후보는 "김대중·노무현의 여섯 글자는 분열의 글자가 아니다"라며 "두 분을 욕보여서는 안 된다"고 맞받았다.

    이어 "더 이상 친노와 비노(非盧)를 말하지 말자"며 "더 이상 분열하지 말고 하나로 단결해 계파를 넘어서자"고 주장했다.

    박지원·문재인 두 후보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나타나고 있는 당심(黨心)과 민심(民心)의 괴리 현상을 두고서도, 동상이몽의 해석을 보였다.

  • 조원씨앤아이가 24일 새정치민주연합 대의원과 권리당원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박지원 후보가 문재인 후보에 당심에서 크게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픽=뉴데일리 정도원 기자
    ▲ 조원씨앤아이가 24일 새정치민주연합 대의원과 권리당원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박지원 후보가 문재인 후보에 당심에서 크게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픽=뉴데일리 정도원 기자

    여론조사 전문기관 조원씨앤아이가 지난 24일 새정치연합 대의원 985명과 권리당원 101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대의원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박지원 51.5% 문재인 31.9% △권리당원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박지원 47.7% 문재인 34.6%로 박지원 후보가 당심에서 우위를 보였다.

    반면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서치뷰가 29일 새정치연합 지지층과 무당파 57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당대표 적합도에서 문재인 후보가 47.8%로 14.0%에 그친 박지원 후보를 크게 앞섰다.

    박지원 후보는 "대의원과 당원들은 박지원을 압도적으로 지지하고 있고, 문재인 후보는 국민 속에서 나보다 지지가 앞서고 있다"며 "이는 박지원은 당대표를 하고, 문재인 후보는 다른 대통령 후보들과 함께 대선을 준비하라는 뜻"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문재인 후보는 "나는 다음 총선에서 새누리당을 지휘할 김무성 대표를 지지도에서 큰 격차로 압도하고 있다"며 "국민들이 압도적으로 지지하는 사람을 당대표로 뽑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민들은 박근혜 대통령과 맞설 수 있는 당대표, 지지도에서 새누리당을 압도할 수 있는 당대표를 원한다"며 "당대표를 뽑는데 국민의 지지 이상의 선출 기준이 어디 있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