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의 "차기 대선 지지도 1위는 나"에 표정 굳어져
  • ▲ 31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새정치민주연합 당대표·최고위원후보 합동연설회에 참석한 박원순 서울특별시장.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31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새정치민주연합 당대표·최고위원후보 합동연설회에 참석한 박원순 서울특별시장.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당대표·최고위원후보 합동연설회에 처음 참석한 박원순 서울특별시장이 문재인 후보에게 우호적인 듯한 제스처를 취했으나, 돌아온 메아리는 시원찮았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31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새정치연합 합동연설회에서 축사를 하던 중, 문재인 후보의 캐치프레이즈인 "누가 우리 당을 바꿀 수 있겠습니까"를 그대로 따라 외치는 '사건'을 일으켰다. 그간 당권 경쟁에 대해서 이렇다할 언급이 없던 박 시장이 박지원~문재인 후보가 양보 없는 혈투를 벌이고 있는 전당대회라는 수렁에 발을 담그게 되는 것인지 주목된다.

    박원순 시장은 축사에서 장충체육관 리노베이션을 화두로 삼아, 당의 혁신을 강조했다.

    그는 "장충체육관을 깨끗하게 리노베이션하니 얼마나 좋으냐"며 "50여 년만에 리노베이션을 하면서 시민의 공간으로 재탄생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우리 당도 장충체육관처럼 희망과 환희, 감동을 만들어냈던 적이 있었다"며 "지금 우리는 어떤가"라고 물었다.

    그러면서 "우리 스스로 우리를 혁신하고 리노베이션해서 우리 당을 새로운 꿈과 희망, 감동을 주는 국민의 정당으로 부활시켜 나가자"며 "2·8 전당대회를 기점으로 국민의 삶 속으로 들어가서 국민·민생·혁신 정당으로 가는 축제의 장으로 만들어가자"고 부르짖었다.

    평이하게 진행되던 연설은 그 이후 대목에서 논란을 빚을 수 있는 부분으로 이어졌다.

  • ▲ 31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새정치민주연합 당대표·최고위원후보 합동연설회에 참석한 박원순 서울특별시장.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31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새정치민주연합 당대표·최고위원후보 합동연설회에 참석한 박원순 서울특별시장.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박원순 시장은 신경민 서울시당위원장의 추대 사실을 알리다가 갑자기 "누가 우리 당을 바꿀 수 있겠느냐"고 외쳤다. 그러자 좌중의 대의원과 권리당원들은 서로 다투어 '문재인' '박지원' '이목희' 등을 연호하느라 삽시간에 분위기는 아수라장이 됐다.

    박원순 시장은 "여기 있는 우리 모두"라며 "우리 모두가 당의 주인이 돼 함께 만들어나가자"고 연설을 마쳤으나, 좌중의 술렁임은 한동안 이어졌다.

    축사를 마친 박원순 시장은 내빈석으로 옮겨가 당대표 후보자들의 연설을 들었다. 박 시장은 각 후보자의 연설을 주의 깊게 들으며 중간중간 박수를 쳤으나, 특정 대목에서는 표정이 굳어지기도 했다.

    문재인 후보가 연설 도중 "국민들이 압도적으로 지지하는 사람을 당대표로 선출해야 한다"며 "차기 대선 지지도 1위는 바로 나 문재인"이라고 말하자, 내빈석에 있던 박원순 시장의 표정은 눈에 띄게 굳어졌다.

    이 대목에서 문재인 후보를 지지하는 좌중의 대의원·권리당원들로부터는 큰 환호와 함께 박수가 터져나왔고, 내빈석의 일부 인사들도 따라서 박수를 치기도 했지만 박원순 시장은 굳은 표정으로 미동도 하지 않아 대조를 이뤘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의 차기 대선후보군 여론조사에서 지난해 8월 이후로 5개월째 1위를 달리던 박원순 시장은 지난 16일 발표된 조사에서 처음으로 문재인 후보에게 1위를 내주고 2위로 내려앉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