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레리 게라시모프 총참모장 “아태지역 전통적 동반 국가들과 접촉 활발히 할 것”
  • 러시아군 훈련을 지켜보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中)과 발레리 게라시모프 총참모장(右). ⓒ훈련 당시 모습 유튜브 영상 캡쳐
    ▲ 러시아군 훈련을 지켜보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中)과 발레리 게라시모프 총참모장(右). ⓒ훈련 당시 모습 유튜브 영상 캡쳐

    1991년 냉전 질서가 무너진 지 23년 만에 러시아가 북한과 함께 합동군사훈련을 벌이기로 했다고 ‘미국의 소리(VOA)’ 방송이 보도했다.

    발레리 게라시모프 러시아 총참모장(한국 합참의장에 해당)은 30일(현지시간) 모스크바 국방부에서 열린 고위급 회의에서 2015년 러시아 군사정책 방향을 공표했다.

    이 자리에서 게라시모프 총참모장은 “국제사회의 정치군사적 상황 변화에 대응코자 국방부의 국제협력 우선순위를 재검토했다”면서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전통적 동반 국가들’과의 접촉을 더 활발하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게라시모프 총참모장은 이와 함께 2015년에는 북한, 베트남, 쿠바, 브라질 국방부와 대규모 군사회담을 갖고 군 최고수뇌부 수준의 접촉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는 것이다.

    게라시모프 총참모장의 발언 중에서 세계 언론의 주목을 끈 부분은 “해당 국가들의 육해공군이 참여하는 합동군사훈련을 실시할 계획”이라는 말이었다.

    게라시모프 총참모장은 “러시아 정부는 북한과의 우발적 군사충돌을 방지하기 위한 협정 체결도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소리’에 따르면, 북한과의 군사협력을 강화하겠다는 러시아 정부의 정책은 2014년부터 추진되고 있었다고 한다.

    2014년 11월 초 현영철 북한 인민무력부장이 러시아를 찾아 드미트리 야조프 前소련 국방장관의 90세 생일을 축하하면서 푸틴 대통령을 만난 일, 이어 최룡해와 함께 김정은의 특사로 러시아를 찾은 노광철 북한 인민군 총참모부 부총참모장이 안드레이 카르타폴포프 러시아군 총참모부 작전총국장을 만나 군사협력을 논의한 일 등을 예로 들었다.

    이 같은 결과로 2014년 12월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총리가 북한과의 군사협력에 대한 협정 준비를 지시했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알려진 러시아-북한 간 협정 초안을 보면, 양국은 우발적 충돌 방지를 위한 조치를 취하고, 공동 군사위원회를 설립하는 한편 서로 간에 소통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기로 했다고 한다.

  • 2014년 러시아 극동군구 제병합동훈련의 모습. 15만 5,000여 명의 병력, 4,000여 대의 탱크, 632대의 항공기가 투입되었다고 한다. ⓒ훈련 당시 모습 유튜브 영상 캡쳐
    ▲ 2014년 러시아 극동군구 제병합동훈련의 모습. 15만 5,000여 명의 병력, 4,000여 대의 탱크, 632대의 항공기가 투입되었다고 한다. ⓒ훈련 당시 모습 유튜브 영상 캡쳐

    러시아 군부의 발표는 한반도 주변국들을 긴장케 하고 있다. 냉전 붕괴 이후 ‘방관자적 중개자’ 역할을 했던 러시아가 북한 김정은 집단과 다시 손을 잡게 되면, 한반도를 포함한 동아시아 지역에서 ‘신 냉전’이 시작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 탓이다. 

    러시아가 북한과 ‘군사동맹’을 맺게 되면, 한국군은 물론 한미 동맹의 발전 전략이 모두 바뀌어야 한다. 러시아 극동군 전력은 핵전력을 뺀다 해도 한국과 일본, 주한미군과 주일미군을 모두 합쳐야 겨우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수준으로 평가받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