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UKSF, 호주 SOC, 캐나다 CSOFC, 스페인-노르웨이 부대, 美JSOC와 ‘사냥’ 나설수도
  • ISIS가 해킹한 뒤 오바마 대통령 일가족을 협박한 트윗 내용. ⓒ美뉴스위크 보도화면 캡쳐
    ▲ ISIS가 해킹한 뒤 오바마 대통령 일가족을 협박한 트윗 내용. ⓒ美뉴스위크 보도화면 캡쳐


    테러조직 ISIS를 자칭하는 해커들이 오바마 美대통령의 가족을 향해 “피의 발렌타인 데이로 만들어 줄 것”이라는 협박을 남긴 뒤 미국 여론은 “지상군 파병을 해야 한다”는 쪽으로 쏠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오바마 美대통령은 의회에 제한적인 병력 파병을 제안하면서 ‘특수부대 중심의 파병’을 거론했다. ‘국제동맹과 연합해 ISIS에 맞선다’는 기존의 전략을 지키면서도 국민 여론에 부응할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려 있어 보인다.

    오바마 대통령의 제안에 美의회는 “동원하는 무력이 너무 적은 것 아니냐”며 불평하고 있지만, 전 세계 언론들은 미국을 축으로 하는 서방국가 특수부대 연합이 테러조직 ISIS에게 통쾌한 복수를 하는 모습을 보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고문’ 자격으로 현장에 간 美JSOC


    2014년 6월, 테러조직 ISIS가 시리아와 이라크 일대로 들어와 소수민족과 이라크 군경을 학살하기 시작하자, 미국과 영국 등은 ‘고문’ 자격으로 소수의 정보요원과 특수부대원을 파견했다.

    이후 나토(NATO, 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들을 중심으로 쿠르드 민병대를 도와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2014년 9월 이후 미국, 영국, 독일과 함께 호주, 캐나다, 노르웨이 특수부대들도 현장에 파견됐다.

    이들의 활동은 6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제대로 공개되지 않고 있다. 미군 특수부대 일부가 ISIS와 간헐적인 교전을 벌였다는 소식 정도만 찾을 수 있다.

    지금까지 알려진 바로는 미국 고문단이 1,400여 명으로 가장 많고, 다른 국가들에서는 평균 수십 명 단위의 고문단이 쿠르드 민병대 ‘페쉬메르가’와 ‘인민수비대(YPG)’를 돕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의 ‘지상군 파병’ 소식을 전후로 외신을 살펴보면, 세계 최정예 특수부대들이 이미 상당수 파병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

  • 美해군 특수부대 SEAL팀의 훈련 장면. ⓒ위키피디아 공개사진
    ▲ 美해군 특수부대 SEAL팀의 훈련 장면. ⓒ위키피디아 공개사진

    미국의 군사 커뮤니티 등에서는 최정예 특수부대들이 모인 ‘통합특수전사령부(JSOC)’ 예하 부대들이 중앙정보국(CIA) 산하 SAD 등과 함께 현장에 파견되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1980년 12월 15일 창설된 JSOC는 美육해공군, 해병대의 특수부대들 가운데 최정예만 선발해 관리하는 사령부다. 육군 특전단의 델타포스와 정보지원대(ISA), 해군 특전단의 SEAL 6팀(DEVGRU, 특수전개발단), 공군의 제24특수전술항공대 등을 거느리고 있다.

    이들은 CIA의 준군사조직인 SAD와 함께 활동하는 일이 많으며, 필요할 때는 육군 제160특수항공연대(160 SOAR)와 제75레인저 연대 병력의 도움도 받는다.

    JSOC 소속 특수부대들은 영화와 드라마 소재로 자주 등장하며, 지난 20년 사이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예멘, 소말리아, 파키스탄 등을 누비며 美대통령의 명령을 수행했다. 그 중 가장 유명한 것은 2011년 5월 오사마 빈 라덴 사살 작전이다. 이런 특수부대가 ISIS에 대응하기 위해 현장에 가 있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

    미군이 2014년 8월 이라크 북부로 병력을 파병할 때의 명분은 “학살당하는 소수민족을 구출하고, 적 정보를 살피는 것”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자 파병된 병력의 수는 계속 늘어 2015년 초에는 1,400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병력 전체가 JSOC 소속이라고 볼 수는 없으나, 상당수는 해당될 것으로 보인다. JSOC 전체 병력이 4,000여 명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이라크와 시리아 일대에서 활동하는 미군 특수부대의 수는 적지 않아 보인다. 


    여왕 폐하의 특수부대들,
    英UKSF, 호주 SOC, 캐나다 CSOFC


    英연방(Commonwealth) 제국(諸國)들의 활동도 만만치 않다. 英연방 국가들 가운데 영국, 호주, 캐나다의 현역 장병 수는 모두 합쳐도 한국군 현역 수보다 적다.

    영국군은 2013년 말 기준으로 20만 5,000여 명, 호주군은 2011년 기준으로 5만 7,000여 명, 캐나다군은 2012년 기준으로 6만 8,000여 명에 불과하다. 하지만 모병제로 충원하는 이 군대의 전문성은 다른 국가들과 비교가 되지 않는다. 그 중에서도 특수부대의 실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특히 세계 평화유지활동에서 英연방 특수부대는 미국, 프랑스와 함께 세계 분쟁지역에서 거의 빠지지 않는다.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테러조직 ISIS로부터 소수민족과 피란민을 무사히 빼낸 것도 이들이다.

    영국은 2014년 8월 8일(현지시간), ISIS에 대한 공습 참가를 처음으로 밝힌 뒤 UKSF 소속 특수부대 SAS와 SBS를 현지로 파병한다고 밝혔다. 공식적인 명분은 소수민족 피난 유도 등 ‘인도적인 목적’이었지만, 실제 목적은 ISIS 수뇌부 사냥이라고 영국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 아프가니스탄에 파병된 英특수부대 제22 SAS연대 대원들. ⓒ래딧닷컴 캡쳐
    ▲ 아프가니스탄에 파병된 英특수부대 제22 SAS연대 대원들. ⓒ래딧닷컴 캡쳐

    영국군은 1987년 합동참모본부 직속으로 영국 특수군(UKSF)라는 조직을 만든 뒤 다양한 특수부대들을 관리해 왔다.

    해병대 소속 SBS, 육군 소속 제22 SAS연대, 제14정보중대와 같은 IRA 침투감시부대 등을 통합해 만든 SRR(특수정찰연대), 제18통신연대, 공군이 주축인 합동특수비행단, 이들을 지원하는 특수군 지원단 등이 UKSF 소속이다. 최근에는 예비역인 제21 SAS연대와 제23 SAS연대의 조직을 정비해 SRR과 통합, 제1정보감시정찰여단을 창설할 준비를 하고 있다.

    이들 중에서 SAS와 SBS는 세계 특수부대의 교과서에 가까운 부대들이다. SAS와 SBS는 단순한 군인이 아니라 ‘007 수준’의 ‘유령 군인들’로 불리기도 한다.

    SAS와 SBS 대원들은 첨단장비를 운영하는 미군 특수부대와 달리 혼자서 적진에 침투해 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훈련을 받는 부대들로 이스라엘 특수부대와 함께 ‘암살’에도 상당한 소질이 있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실제 영국이 냉전 시절 운영한 비밀암살조직 '13그룹(Group 13)'은 전직 SAS 대원들을 주로 고용해 ‘젖은 작전(Wet Ops, 암살)’을 맡긴 것으로 밝혀졌다.

    게다가 SAS는 태생이 북아프리카 사막 지역이다.

    1941년 데이비드 스털링 대령의 주도로 ‘영국 육군 특수항공임무여단 L분견대(SAS Detachment L)’라는 이름으로 창설된 SAS는 2차 대전 당시 리비아에서만 소규모 인원이 개인화기를 들고 독일군 전투기 60대를 파괴했다고 한다.

    SAS는 2차 대전 당시 적진에서 활약하던 ‘레지스탕스’를 지원한 영국 첩보기관 MI9, 첩보기관의 군사행동대인 SOE(특수작전집행부, 美OSS와 파트너)와 밀접한 관계를 맺으며 첩보원들의 나치 점령지역 침투와 탈출을 지원을 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SAS는 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인 1945년 10월 8일 해산했다가 1950년 한국 전쟁이 터지자 ‘제21 SAS 연대’로 재창설된다. 이들은 한국 전쟁과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에서 벌어진 ‘모택동 주의 공산반군’과의 전투에서 특출난 성과를 냈다.

    SAS는 1980년 런던 주재 이란대사관 인질극에서 10분 만에 테러범 7명을 모두 사살하고, 인질을 전원 구출하는 장면이 방송을 타면서 세계적으로 알려지게 됐다. 하지만 그 전인 1977년 소말리아 모가디슈 공항에서 독일 대테러 부대 GSG-9의 루프트한자 여객기 구출 작전을 지원할 정도로 ‘특수전 세계’에서는 최고로 꼽히는 부대다.

    1991년 걸프전, 2001년 아프가니스탄 침공, 2003년 이라크 침공 당시에는 3인 1조로 나뉘어 탄도 미사일과 대량살상무기 추적 및 파괴, 테러리스트 조직 추적 및 제거, 파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 국경 지대의 탈레반 본거지 침투 등의 임무를 수행해 냈다.

  • 아프가니스탄 카불에서 군견을 매고 다니는 英특수부대 SBS 대원. ⓒ아미포토넷 캡쳐
    ▲ 아프가니스탄 카불에서 군견을 매고 다니는 英특수부대 SBS 대원. ⓒ아미포토넷 캡쳐

    영국 해병대 소속 SBS는 전원이 ‘코만도’라 불리는 해병대 가운데서도 최정예만 뽑은 소규모 부대다. 1940년 해병 코만도 장교 로저 코트니가 만든 ‘특수보트부대’가 그 전신이다. 이들이 대중들에게 알려진 것은 1982년 영국과 아르헨티나 사이의 ‘포클랜드 전쟁’ 때다.

    당시 SBS 대원들은 50구경(12.7mm) 기관총으로 2km 밖의 아르헨티나 군을 단발로 저격하는가 하면, 아르헨티나군이 “이곳으로는 인간이 절대 올라올 수 없을 것”이라며 경계를 소홀히 한 절벽으로 침투해 적을 격파하는 등 인간 이상의 능력을 보여줘 이목을 끌었다.

    이후에도 언론에는 드러나지 않았지만, 2001년 이후 시에라리온, 아프가니스탄의 토라 보라, 마자리 샤리프, 헬만드, 이라크에서 활동하며, 탈레반과 알카에다 지도자들을 ‘제거’했다.

    2012년 3월 8일, 나이지리아에 근거지를 둔 알 카에다 네트워크 테러조직 보코하람에게 인질로 붙잡힌 사람들을 구하려 했지만 인질들이 살해당해 작전을 중단한 바 있다고 한다.

    국내에서는 별로 주목을 받지 못하지만 호주와 캐나다 특수부대의 실력과 실전경험 또한 미국이나 이스라엘, 영국에 못지않은 수준이다.

    총 병력이 5만 7,000여 명인 호주군은 2002년 특수전사령부(SOC)를 창설한 뒤 특수부대를 관리하고 있다. 호주 특수전사령부의 총 병력은 2,800여 명(현역 2,050명, 예비역 750명). 호주 특수전 사령부는 본부대와 SASR(특수항공작전연대), 제1코만도 연대, 제2코만도 연대, 특수작전공병연대 등을 두고 있는데, 이들 가운데 가장 유명한 부대가 SASR이다.

  • 아프가니스탄에 투입된 호주 특수부대 SASR 대원들. ⓒ사진공유 사이트 텀블러 캡쳐
    ▲ 아프가니스탄에 투입된 호주 특수부대 SASR 대원들. ⓒ사진공유 사이트 텀블러 캡쳐

    1957년 영국의 SAS를 본떠 만들었다는 SASR은 4개의 작전대(Squadron)와 제152통신대, 기지운영대, 훈련대 등으로 이뤄져 있다. 이들은 적은 숫자에도 불구하고 미국과 영국이 참전한 거의 대부분에 전쟁에 뛰어들어 혁혁한 전공을 세운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영미 군사 커뮤니티에서는 SASR를 항상 최고 수준이라고 평가한다.

    실제 2차 대전 종전 후 인도네시아 공산반란과 말레이시아 내전, 베트남 전쟁, 소말리아 내전, 걸프전, 아프가니스탄 침공, 이라크 침공에 모두 참전했다.

    한국에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티모르 독립전쟁 때 인도네시아 특수전사령부 ‘코파수스’에 맞서 은밀히 부대원을 보내기도 하는 등 ‘보이지 않는 전쟁’에도 자주 참전했다.

    전체 병력이 6만 8,000여 명인 캐나다도 2006년 별도의 특수전사령부(CSOFC)를 창설했다. 예하에는 JTF-2, 캐나다특수작전연대(CSOR), 제427특수작전비행대(SOAS), 캐나다 합동사고대응부대(CJIRU)를 두고 있다. 병력 규모는 기밀이라고 한다.

  • 포즈를 취한 캐나다 특수부대 JTF-2 대원들. ⓒ펑커 530 사이트 캡쳐
    ▲ 포즈를 취한 캐나다 특수부대 JTF-2 대원들. ⓒ펑커 530 사이트 캡쳐

    이 가운데 JTF-2는 영미 군사커뮤니티에서는 언제 왔다 갔는지도 모르는데 이미 상황이 끝나 있다는 식의 ‘귀신’으로 묘사된다. 미국이나 영국 특수부대들 또한 JTF-2의 실력을 높이 평가한다.

    JTF-2는 보스니아 내전 당시 유엔평화유지군이 죽어나가던 ‘저격수 거리’에서 저격수들을 사냥했고, 2006년 3월 이라크 무장 세력에 납치된 영국-캐나다 기독교 평화봉사단 구출작전에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알려져 있다.

    JTF-2의 활약이 가장 두드러진 곳은 아프가니스탄으로 2001년 침공 때부터 2012년까지 활동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은 탈레반이 장악한 아프가니스탄 남부 지역에서 美해군 SEAL 등과 함께 ‘특임대 K-바(TF K-Bar)’를 구성, 많은 작전을 펼쳤고, 비밀암살과 탈레반 및 알카에다 수뇌부 납치작전을 수행한 TF11, TF121에도 참여했다고 한다. 美합참 고위층은 이들을 ‘세계적 수준의 부대’라며 극찬하기도 했다고.

    하지만 이런 활약에도 불구하고, JTF-2는 캐나다 정부가 이들의 개입을 확인해주지 않기 때문에 언론에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는 것이 군사 전문가들의 평가다. 


    한국은 잘 모르는 유럽 특수부대들도 한 몫


    현재 이라크와 시리아에는 미국과 英연방 국가의 특수부대들뿐만 아니라 유럽 각국에서 온 특수부대들도 이라크 보안군과 쿠르드 민병대 교육에 참여하고 있다. 이 가운데는 한국에서는 잘 모르는 특수부대들도 있다.

    테러조직 ISIS에 대항하는 ‘국제연맹’에 동참한 63개국 중 대부분의 나라는 공습 또는 피란민 인도 및 구호, 인도적 물자지원 등을 돕고 있다. 하지만 이들 가운데는 군사력 규모가 작은 편임에도 특수부대를 보내 쿠르드 민병대와 이라크 보안군 훈련을 하고 있는 나라들도 있다. 대표적인 곳이 노르웨이와 스페인이다.

    스페인은 특수전사령부(SOC) 예하에 제3특수작전단(SOG) ‘발렌시아’, 제4특수작전단 ‘텔시오 델 암퓌르단’, 제19특수작전단 ‘마데랄 올레가’를 보유하고 있다.

  • 스페인 특수부대 소속 스나이퍼들의 훈련 모습. ⓒ핀레스트 닷컴 캡쳐
    ▲ 스페인 특수부대 소속 스나이퍼들의 훈련 모습. ⓒ핀레스트 닷컴 캡쳐

    스페인 특수부대는 한국에서는 생소하다. 하지만 2003년 4월 9일(현지시간), 소말리아 동북쪽 인도양에서 스커드 미사일 부품을 중동으로 수출하려던 북한 화물선 ‘서산호’를 제압한 것이 스페인 해군과 특수부대다. 이런 특수부대가 현재 쿠르드 민병대를 훈련시키고 있다.

    노르웨이는 현역 병력이 2만 4,000여 명에 불과하다. 하지만 여기에도 유럽에서 인정받는 특수부대가 있다. 노르웨이는 1982년 FSK(Forsvarets Spesial kommando)라는 특수부대를 창설해 운영 중이다. 2013년부터는 ‘해병 강습특수부대(Marinejegerkommandoen)’를 별도의 분견대로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이 부대들은 냉전 시절 북해 유전 경비를 담당했고, 보스니아 내전, 코소보 전쟁, 마케도니아 분쟁에서 활약했고, 2001년 아프가니스탄 침공 당시 미군, 캐나다군 특수부대와 함께 ‘TF K-바’에 참여해 탈레반, 알카에다를 ‘사냥’하는 임무를 맡기도 했다.

    노르웨이는 2014년 10월 30일(현지시간), 이라크 보안군의 훈련을 위해 FSK 등 병력 120명을 이라크 북부로 보낸다고 밝혔다.

    스페인, 노르웨이 외에도 포르투갈, 이탈리아 등도 이라크 보안군과 쿠르드 민병대 훈련을 위해 현지에 가 있는 상태다.

  • 노르웨이 특수부대 FSK 대원들의 훈련 모습. ⓒ위키피디아 공개사진
    ▲ 노르웨이 특수부대 FSK 대원들의 훈련 모습. ⓒ위키피디아 공개사진

    ‘방송’에서는 볼 수 있고,
    전장에서는 못 보는 한국 특수부대?


    이처럼 미국과 같은 강대국뿐만 아니라 유럽의 강소국이나 호주, 뉴질랜드 등에서도 특수부대를 보내고 있지만, 아시아에서는 단 한 나라도 군사적 지원은 하지 않고 있다. 

    중국의 경우 지난해부터 ISIS 공습에 참여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지만, 국제동맹 측에서 꺼려하고 있다. 일본은 법률로 '공격임무를 위한 자위대의 해외파병' 자체가 금지돼 있다. 때문에 아베 정권은 현재 이 법률을 개정하려고 노력 중이다.

    반면 한국의 경우 UAE 특수부대를 훈련시키기 위해 특전사 병력을 파병하기도 했고, 동티모르 평화유지를 위해 특전사를 파병하기도 했다.

    하지만 ISIS와 같은 테러조직으로부터 이라크, 시리아 민간인을 지키는 이번 일에는 별 관심이 없어 보인다. ISIS가 현재 노리는 곳이 2002년 2월부터 한국군이 주둔했던 아르빌 지역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말이다.

    현재 정부 주요부처의 움직임이나 반응을 보면, 테러조직 ISIS가 미국, 영국, 일본 민간인들을 잔인하게 살해하고, 이탈리아 민간인을 납치한 모습을 보면서, 한국인도 저렇게 납치되면 어떻게 될까 우려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과연 그게 그렇게 위험하고 무서운 일일까.

    현지에 가서 ISIS와 직접 교전을 벌이면 정부가 우려하는 일들이 생길 '가능성'도 있다. 한국의 법률과 제도는 테러리스트들을 제대로 걸러낼 수 없기 때문이다.

  • 이라크 파병 당시 자이툰 사단의 훈련 장면. ⓒ군 홍보 사진
    ▲ 이라크 파병 당시 자이툰 사단의 훈련 장면. ⓒ군 홍보 사진

    하지만 미국조차 지상군 병력을 파병하는 데 주저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이 정규군 몇 개 사단을 파병할 필요까지는 없다. 한국이 자랑하는 특수부대 가운데 소수의 교육인력만 파병해도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라는 말이다.

    특히 5년 동안 한국군과 많은 교감을 쌓아왔던 쿠르드 자치정부의 경우 한국군이 훈련을 도와주고 장비를 제공한다고 하면 마다할 이유가 없다. 게다가 한국군이 ISIS를 격멸하는 데 일정 부분 도움을 준다면 이라크 재건활동에서 한국 기업이 맡게 될 일들도 훨씬 늘어나게 될 것이다.

    한국군의 교육이 유용하다는 평가가 나오면, 중동은 물론 세계 강대국들이 한국을 보는 눈길도 확연히 달라질 것이다. 

    “한국 특수부대는 국군의 날과 대테러 훈련 때 TV에서만 볼 수 있다”는 국민들의 자조섞인 푸념을 계속 듣고 싶지 않다면, 전 세계가 비난을 퍼붓고 있는 테러조직 ISIS와 싸우는 쿠르드 자치정부와 이라크 보안군을 교육시키고, 교전에 나서는 세계 각국 특수부대를 지원해 주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