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종교 지도자 아냐…성전 수행하는 전사로 포장할 뿐”…무슬림 극단주의자와 회담
  • ▲ 버락 오바마 美대통령이 "ISIS는 테러리스트일 뿐"이라며, 현재의 상황이 '종교전쟁'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백악관 홈페이지
    ▲ 버락 오바마 美대통령이 "ISIS는 테러리스트일 뿐"이라며, 현재의 상황이 '종교전쟁'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백악관 홈페이지

    버락 오바마 美대통령이 ISIS는 테러리스트에 불과하며, 그들과의 전쟁은 ‘종교 전쟁’이 아니라고 말했다. 하지만 ISIS가 이미 ‘종교 전쟁’을 조장하고 있어 오바마 대통령의 말이 얼마나 설득력을 얻을지 미지수다. 

    오바마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폭력적 극단주의 대응 정상회의(CVE)’ 기조연설에서 테러조직 ISIS를 가리켜 “그들은 테러리스트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IS가 자신들을 종교지도자, 성전을 수행하는 전사 등으로 포장하고 있다. 그들은 종교 지도자가 아니라 테러리스트일 뿐이다.

    이 테러리스트들이 10억 이슬람을 대표하는 것이 아니며, 우리가 이슬람과 전쟁을 하는 것도 아니다. ‘문명의 충돌’이 있다는 논리를 조금이라도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서방과 이슬람 지도자들이 서로 협력해 이들 극단주의자의 거짓 주장을 물리쳐야 한다.

    우리는 그들이 내세우는 어떤 주장도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모두 거짓이기 때문이다. 어떤 종교도 폭력이나 테러를 용납하지 않는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한 “무슬림 미국인들은 자신들이 ‘불공평하게 표적이 되고 있다’고 느끼고 있다. 이런 것은 중단돼야 하며 다시 일어나서도 안 된다”면서 미국 내에서 무슬림에 대한 증오감이 퍼지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우려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어 이슬람 지도자들, 동맹국과 협력해 테러조직 ISIS를 반드시 격퇴하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오바마 대통령의 ‘주장’이 테러조직 ISIS 때문에 고통을 겪는 유럽, 중동 국가들에게 설득력을 얻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 ▲ 테러조직 ISIS는 리비아 해안가에서 이집트 콥트교도 21명을 참수살해하면서 "이제부터 종교전쟁"이라고 선동했다. ⓒISIS 선전영상 캡쳐
    ▲ 테러조직 ISIS는 리비아 해안가에서 이집트 콥트교도 21명을 참수살해하면서 "이제부터 종교전쟁"이라고 선동했다. ⓒISIS 선전영상 캡쳐

    테러조직 ISIS가 최근 이집트 콥트교도 21명을 리비아 해안가에서 참수살해하며 “이제부터 종교전쟁”이라고 선전하기 시작했고, 이들을 지지하는 미국과 유럽의 親무슬림 세력들 사이에서는 “美CIA와 이스라엘 모사드가 무슬림을 학살하기 위해 ISIS라는 조직을 만들어냈다”는 음모론이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게다가 미국과 유럽 내 일부 좌파들은 테러조직 ISIS를 옹호하며, 서방 문명의 문제점을 대체할 수단은 무슬림 밖에 없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이런 점 때문에 유럽 전역이 무슬림 세력의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벨기에, 덴마크 등 북유럽 국가에서는 ‘무슬림 테러 용의자’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선제적인 대테러 작전을 펼치고 있다.

  • ▲ 세계 극좌-극우세력, 반서방 무슬림 세력들은 美CIA와 이스라엘 모사드가 ISIS의 배후라고 주장하고 있다. ⓒ다비디크 닷컴 화면 캡쳐
    ▲ 세계 극좌-극우세력, 반서방 무슬림 세력들은 美CIA와 이스라엘 모사드가 ISIS의 배후라고 주장하고 있다. ⓒ다비디크 닷컴 화면 캡쳐

    한편 美우파 진영에서는 오바마 대통령의 이 같은 주장이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하며, 오바마 행정부가 현재 무슬림 세계 상황을 너무 안이하게 보는 게 아니냐고 비판하고 있다.

    美안보전문매체 ‘워싱턴 프리비컨’은 백악관에서 열린 ‘극단주의 대응 정상회의’에 극단적인 反유대주의를 가진 무슬림 종교 지도자도 참석한 것을 두고 오바마 정부의 안이함을 비판했다. 

    문제의 무슬림 지도자는 무슬림 공공협의회(MPAC)를 설립한 ‘살람 알 말라야티’로, 그는 2001년 9.11테러 당시 “이번 테러로 가장 이익을 볼 세력이 누구냐. 바로 이스라엘”이라고 주장, ‘9.11테러 음모론’에 불을 지핀 인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