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노스 운영자 “北 핵무기 소형화 성공한 듯…수소폭탄 배치 할 수도” 평가
  • ▲ 2014년 박근혜 대통령이 "통일은 대박"이라고 말한 뒤 모든 정부부처는 북한 김정은 집단과의 대화에 혈안이 돼 있다. ⓒ유튜브 당시 연설 보도화면 캡쳐
    ▲ 2014년 박근혜 대통령이 "통일은 대박"이라고 말한 뒤 모든 정부부처는 북한 김정은 집단과의 대화에 혈안이 돼 있다. ⓒ유튜브 당시 연설 보도화면 캡쳐

    “지금 한국 정부는 통일을 이야기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핵무기 100개를 보유한 국가와 어떻게 통일을 추진할 수 있느냐. 제발 환상에서 벗어나라. (한국 정부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지난 24일(현지시간) 조엘 위트 美존스홉킨스大 초빙 연구원이 워싱턴 주재 한국 특파원들이 모인 조찬 브리핑 자리에서 던진 말이다.

    조엘 위트 연구원은 美존스홉킨스大에서 다른 북한 전문가들과 함께 북한 전문 매체 ‘38노스’를 운영하고 있다. 그에 따르면 현재 북한이 보유한 핵무기 수는 14~16개로 추정되며, 2020년까지 최대 100여 개의 핵무기를 생산할 수 있다고 한다.

    조엘 위트 연구원이 제시한 시나리오는 세 가지. 첫 번째는 핵무기의 최소 증가 시나리오로 5년 동안 100% 증가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르면 5년 뒤 북한 핵무기는 20여 개가 된다.

    두 번째 시나리오는 212.5% 증가하는 중간 성장 시나리오로, 이에 따르면 북한 핵무기 수는 50여 개가 되며, 폭발력은 늘어나 20kt 안팎이 될 것이라고 한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세 번째. 북한이 핵무기 제조에 전력을 다해 그 양이 525% 증가하는 ‘고성장 시나리오’다. 이 경우 북한은 2020년까지 100여 개의 핵무기를 만들게 된다. 또한 핵폭탄의 평균 폭발력도 20kt 이상이 될 것이라고.

    이렇게 될 경우 북한은 수백여 발의 탄도탄, 수십여 대의 폭격기 가운데 선택해서 사용할 수 있게 돼 핵무기는 ‘전략무기’가 아닌 ‘전술무기’가 된다. 김정은이 원하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배치할 수 있게 된다.

  • ▲ 북한 김정은 집단의 핵무기와 미사일 개발은 전 세계의 관심사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관심이 없다. ⓒ北탄도탄 사정거리 그래픽-FAS 무기판매모니터링 센터 캡쳐
    ▲ 북한 김정은 집단의 핵무기와 미사일 개발은 전 세계의 관심사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관심이 없다. ⓒ北탄도탄 사정거리 그래픽-FAS 무기판매모니터링 센터 캡쳐

    조엘 위트 연구원이 제시한 시나리오 가운데 두 번째 '중간 성장 시나리오'부터는 한국군이 이를 막을 능력이 없다. 한국군의 ‘개혁발전계획’에 따르면, 앞으로 10년이 지나도 북한 핵무기를 막을 능력을 갖추지 못한다.

    조엘 위트 연구원은 또한 북한의 핵개발 수준이 ‘열핵폭탄(수소폭탄)’과 ‘핵탄두 소형화’에 이미 도달한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도 내놨다.

    조엘 위트 연구원은 “북한이 앞으로 핵실험을 한다면 100kt급 폭발력을 가진 ‘열핵폭탄’ 실험을 할 가능성이 높으며, 이미 ‘소형화된 핵탄두(Miniaturized Warheads)’를 노동 미사일과 대포동 2호 미사일에 탑재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그의 지적은 이미 다른 과학자들도 '사실'이라고 확인했다. 스웨덴, 중국 과학계에서 "북한이 2010년 5월 열핵폭탄 실험을 했다"고 지적한 데 이어 최근에는 미국과 독일 핵물리학자가 美핵과학자 회보에 같은 분석 결과를 게재했다.

    조엘 위트 연구원의 분석이 사실일 경우 한국군과 주한미군의 전략전술은 대부분 무용지물이 될 가능성이 높다.

    ‘열핵폭탄’ 개발은 북한이 핵무기 한 발로 주요 광역권을 초토화하거나 미군 증원군을 한반도에 들어올 수 없게 만들 수 있다는 뜻이 된다. ‘핵탄두 소형화 완료’는 유사시 군과 민간을 막론하고 BMD(탄도미사일방어) 시스템이 없는 곳에서는 생존 가능성이 0%가 된다는 말이다.

    조엘 위트 연구원은 이어 “북한이 새로운 장거리 미사일 발사 실험을 하지 않아도 미사일 개발 및 실전배치 능력은 월등히 향상될 수 있다”고 지적, 한국 정부의 적 역량 평가 기준이 느슨함을 에둘러 비판했다. 

    조엘 위트 연구원은 “한국 정부는 현실을 직시하라”면서, 이 같은 북한의 핵개발에 대응하는 한국 정부의 자세가 너무 안이하다고 지적했다.
     

  • ▲ 북한은 한국을 향해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는다? 김정은 집단은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 사진은 열핵폭탄이 도심에서 터졌을 때의 상상도. ⓒ해외 커뮤니티 사이트 캡쳐
    ▲ 북한은 한국을 향해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는다? 김정은 집단은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 사진은 열핵폭탄이 도심에서 터졌을 때의 상상도. ⓒ해외 커뮤니티 사이트 캡쳐

    “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이대로 용인한다면, 5년 뒤 한국, 미국, 일본은 매우 심각한 상황에 봉착하게 될 것이다. 지금 가장 큰 문제는 북한이 새로운 핵실험을 하지 않아도 앞서 설명한 시나리오처럼 핵무기를 개발할 수 있다는 점이다.”


    조엘 위트 연구원의 지적은 한국의 박근혜 정부나 버락 오바마 美정부의 대북전략에 대한 ‘현실적인 고언(苦言)’으로 풀이된다.

    통일연구원이나 국방대 등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이 2017년까지 최소 40개, 최대 50개의 핵무기를 보유하게 될 것”이라고 이미 경고한 바 있지만, 청와대나 안보 수뇌부는 이 같은 지적에 대해 별 다른 반응을 보이거나 대책을 내놓은 바 없다.

    조엘 위트 연구원이 제시한 시나리오와 분석 결과가 절반만 사실이고 한국군이 ‘킬 체인’을 구축했다고 해도 이를 막을 수 있는 능력이 없는 것은 물론 유사시 한국군 재래식 전력의 상당수가 무용지물이 된다.

  • ▲ 북한 핵개발 능력이 논란이 되자 韓정부는 한국형 미사일 방어계획(KAMD)과 '킬 체인(Kill Chain)' 구축을 제시했다. 하지만 이것으로 북한 핵무기를 막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국정홍보 사이트 캡쳐
    ▲ 북한 핵개발 능력이 논란이 되자 韓정부는 한국형 미사일 방어계획(KAMD)과 '킬 체인(Kill Chain)' 구축을 제시했다. 하지만 이것으로 북한 핵무기를 막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국정홍보 사이트 캡쳐

    박근혜 정부 들어 발표된 국방개혁계획이나 ‘킬 체인’, ‘한국형 미사일 방어계획(KAMD)’ 또한 북한의 핵무기를 ‘열핵폭탄’이 아니라 ‘핵분열 폭탄’으로 보고 있으며, 이를 막는 방안도 주로 ‘패트리어트 미사일 수준’에서만 논의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청와대 국가안보실, 외교안보수석실 등 박근혜 정부의 안보 수뇌부들은 북한의 핵능력 억제 또는 제거보다는 대통령이 말한 ‘통일대박론’에 맞춰 북한 김정은 집단과의 ‘대화’에 더 주력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