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달 늦게 태어나면 일 년을 얻는다

    "북한서 학생 되면 너무 고달파...내야 할 것은 또 왜 그리 많은지..."
    박주희 기자  / 뉴포커스
  • ▲ 북한 어린이 개학식.(자료사진)
    ▲ 북한 어린이 개학식.(자료사진)
    지난 해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15년 경제정책방향'에 따르면,
    학령기 인구 감소에 대비해 정부가 오는 9월 신학기제 도입을 재추진할 방침이다.
    신학기제를 도입하면 학생들이 6개월 정도 조기 입학하기 때문에
     졸업 후 취업 시기도 앞당겨지고 방학이 늘어날 수도 있다.
    남한은 아이를 일찍 학교에 입학시키는 조기 입학이 유행이다.
    유치원 비용에 대한 부담 혹은 차후 조기유학을 준비한다는 명분을 앞세운 부모 때문에
    아이들은 남들보다 1년 일찍 학교생활을 시작하게 된다. 
    반면 북한은 12년제 의무교육을 자랑하는 곳이다.
    북한의 초등학교 입학 나이는 평균 8살이다. 그런데 대부분의 부모들은
    자식들이 학교에 늦게 입학하기를 희망한다는 탈북자들의 전언이다.
    하루라도 빨리 졸업하여 좋은 직업을 가지는 것이 현명한 선택일것 같지만
    그들만의 속 사정은 남한과 다르다.
    북한은 입학 나이 기준을 8살로 정하였다. 하지만 또한 7살 아이들 중 생년월일이 빠른(1월부터~6월까지) 태어 난 아이들은 조기입학 시켜야 한다는 규정이 있다.
    그러다보니 같은 학급에서 공부하는 학생들 나이는 일률적이지 않다. 
    탈북자 조 연제(가명)씨는 "아이가 학교에 들어가면 농촌 동원 등 각종 행사에 끌려 나가
    고생하는 모습이 안타까워 부모들은 조금이라도 입학을 늦추고자 아이를 학교에 늦게 보내려
    한다. 어린아이 1년은 어른과 달라서 1년 후에는 크게 자라기 때문이다."고 증언했다.
    또한, 조 씨는 "아이의 생일을 7월 이후로 고치면 굳이 어린나이에 학교에 들어가지 않아도 된다. 그 밖에도 일부러 몸이 아프다는 가짜 진단서를 뇌물을 써서 만들어 낸다. 그래야 나중에 대학추천 등에서 불이익 당하지 않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집단체제를 중요시하는 북한에서 어린이는 유치원에 입학하는 동시에 단체생활을 경험하게 된다. 그때부터 사상교육과 육체적으로 힘든 각종 행사에 동원된다.
    이것을 미리 경험해서 알고 있는 부모들은 어떻게 해서든 자기 자식만큼은
    이런 고생을 늦추려 하는 것이다.
    학생이라는 신분을 얻는 순간부터 국가에 내야 할 경제적 부담도 떠안아야 한다.
    그래서 남북한 양쪽에서 아이를 학교에 보내본 경험이 탈북자 부모 중에는
    오히려 남한이 공산주의고 북한이 자본주의 같다는 말을 하곤 한다.
    "북한에서 학교에 다니면 내야 할 것들이 너무나도 많다.
    토끼가죽, 자갈, 고철, 폐지, 파리, 심지어 인분까지 거둬서 내야 한다.
    말만 무상교육이지 모든 비용을 내야 하는데 자본주의라는 남한은 오히려
    학교에서 대부분의 것을 지원해주니 마치 진정한 공산주의 국가처럼 느껴졌다."고
    탈북자 조씨가 말했다.
    [뉴포커스= 뉴데일리 특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