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탈당-무소속 출마 선언..문재인 "다시 생각해달라"
  • ▲ 천정배 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연합뉴스
    ▲ 천정배 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연합뉴스


    새정치민주연합 천정배 전 의원이 오는 9일 탈당과 함께 4·29 보궐선거 무소속 출마를 선언할 예정이다.

    천정배 의원 측은 4일 "(천 전 의원은) 탈당을 결심했고, 9일 오전 11시 광주 서구에서 서구을 보선 출마 기자회견을 갖는다"고 밝혔다. 

    정동영 전 의원에 이은 대표적 중진인사인 천 의원의 탈당이 야권의 정치지형을 뒤흔들 기폭제로 이어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앞서 
    대선 후보 출신인 새정치민주연합 정동영 전 의원은 지난 1월 탈당과 동시에 시민사회가 주도하는 '국민모임'에 합류해 적잖은 파장을 일으켰다. 당시 천정배 의원도 신당 참여를 저울질했고, 이로 인해 추가 탈당이 현실화 될 경우 상당한 후폭풍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당내 곳곳에서 터져나왔었다. 
      
    노무현 정부 시절 법무부장관, 열린우리당 원내대표 등을 지낸 천 전 의원은 지난달 27일 보도자료를 통해 "새정치민주연합 공모에 응하지 않겠다"며 무소속 출마를 시사한 바 있다. 

결국 천정배 전 의원의 탈당-무소속 출마로 새정치민주연합의 텃밭인 광주에서 야권의 선거구도가 요동치게 됐다. 

광주 서구을 보선은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 정의당, 국민모임에 이어 무소속 후보까지 다자대결 구도로 치러질 전망이다. 하지만 지역에서 불고 있는 반(反) 새정치연합 연대 후보론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예상돼 야권 분열로 인한 지형 재편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이다. 

특히 천 전 의원은 '무소속 시민후보' 개념으로 새정치연합 후보와 일대일 대결을 펼치는 구도를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일각에서는 천 전 의원과 국민모임, 정의당간의 연대설이 힘을 얻고 있다. 

후폭풍이 예상되자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최근 천 전 의원과 만나 당 잔류를 요청하며 탈당을 만류했지만 설득에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표는 4일 전북 한국탄소융합기술원을 방문한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천 전 장관을 향해 "만약 천 전 장관이 (무소속 출마를) 최종적으로 확정한 것이 아니라면 다시 한번 (당내 경선을 통한 출마를) 권유드린다"며 결정을 재고해 줄 것을 거듭 요청했다.  

문 대표는 이어 "이제는 과거처럼 당 지도부가 전략공천이라는 이름으로 자의적으로 공천하는 것은 힘들다. 공정하고 투명한 경쟁에 의한 공천이 보장돼 있다"며 "천 전 장관 뿐만 아니라 출마를 원하는 분들은 언제든지 우리 당의 경선에 합류해 경쟁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앞서 문 대표는 지난달 말 김상곤 전 경기교육감을 직접 만나 4월 보궐선거 성남 중원의 당 후보를 뽑는 경선에 참여해줄 것을 부탁했으나 거절당해 체면을 구긴 것으로 알려졌다. 특정 후보 챙기기 등의 지적이 흘러나오자 김 전 교육감이 부담을 느낀 것이다.

한편 천 전 의원은 지난해 7·30 광주 광산을 보궐선거 당시 공천을 신청했으나 배제된 바 있다. 당시 그는 새정치민주연합 지도부의 '권은희 보은(報恩) 공천' 논란에 강력하게 반발, 무소속 출마를 검토했지만 실행에 옮기지는 못했다.

문재인 대표 출범 초기 이후 중진의원들의 탈당이 가속화됨에 따라 분당론 및 4월 패배론이 현실화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야권 관계자는 "정동영-천정배 전 의원의 탈당은 크게 보면 두 가지 의미가 있다"며 "야권 개편의 신호탄, 또 하나는 4월 보궐선거에 대한 당 지도부를 향한 일종의 경고일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