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현재 보유 중인 핵무기 15개 안팎…제조 노하우 있어 5년 뒤 100개 가능“
  • ▲ 북한 핵시설. 북한은 세계에 공개한 곳 이외에도 여러 핵시설을 갖고 있다는 탈북자들의 증언들이 있다. ⓒ北선전매체 보도화면 캡쳐
    ▲ 북한 핵시설. 북한은 세계에 공개한 곳 이외에도 여러 핵시설을 갖고 있다는 탈북자들의 증언들이 있다. ⓒ北선전매체 보도화면 캡쳐

    지난 2월 24일(현지시간) 美워싱턴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조엘 위트 38노스 객원연구원 등은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면, 북한은 5년 뒤 100개의 핵무기를 갖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조엘 위트 객원연구원과 함께 간담회에 나왔던 북한 핵문제 전문가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美 ‘과학 및 국제안보 연구소(ISIS, Institute for Science & International Security)’ 소장이 이번에는 “향후 북한 핵무기의 60%는 우라늄탄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美ISIS 소장은 현재 북한이 15개의 핵무기를 갖고 있는 것으로 예상했다. 이 가운데 8개는 고농축 우라늄(HEU, Highly Enriched Uranium)을 사용한 핵무기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그가 접촉한 핵개발 관련 탈북자들의 증언이 있었다는 것이다.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美ISIS 소장은 “탈북자들로부터 비밀 우라늄 농축시설 3곳의 이름을 들었다”면서 “북한이 영변 핵시설 외의 다른 비밀시설에서도 우라늄을 농축하고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탈북자들이 증언한 장소에 실제로 비밀 우라늄 농축시설이 있는지는 현재 확인 중이라고 덧붙였다.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美ISIS 소장의 주장은 이내 국내외 언론의큰 관심을 끌었다.

    ‘고농축 우라늄’을 사용하는 핵무기는 핵폭발에 필요한 임계질량은 플루토늄의 2배 가량인 20kg이지만, 미사일에 장착하기 위한 소형화 작업은 더욱 쉽다는 평가가 많기 때문이다.

    게다가 재료를 추출할 때부터 대기 중에 방사성 물질이 떠다녀 외부에 노출되는 플루토늄 핵무기와 달리 ‘고농축 우라늄(HEU)’의 경우에는 충분한 숫자의 원심 분리기와 시간만 있다면 좁은 장소에서 몰래, 많은 양을 만들어 낼 수 있다.

  • ▲ 우라늄의 핵연료주기. 우라늄은 플루토늄과는 달리 채굴 및 정련과정이 외부에 포착되지 않는 장점(?)이 있다.  ⓒ원자력안전위원회 홈페이지 캡쳐
    ▲ 우라늄의 핵연료주기. 우라늄은 플루토늄과는 달리 채굴 및 정련과정이 외부에 포착되지 않는 장점(?)이 있다. ⓒ원자력안전위원회 홈페이지 캡쳐

    신형 원심분리기 2,000여 개를 6개월 간 가동하면 임계질량에 필요한 고농축 우라늄을 뽑아낼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 상태다.

    여기다 북한, 시리아와 함께 핵무기를 개발하던 이란이 수천여 개의 원심 분리기를 사용해 몰래 고농축 우라늄을 생산한 적도 있어,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美ISIS 소장의 주장은 힘을 얻고 있다. 2010년 이란이 ‘스턱스넷’이라는 악성 웜바이러스 공격을 당한 것도 이 원심분리기 때문이었다.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美ISIS 소장은 “북한이 5년 뒤에 핵무기 100개를 보유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올리 하이노넨 前IAEA 사무차장의 주장도 “틀렸다”고 지적했다.

    북한이 핵무기 개발을 한 지는 수십 년이 넘었고, 본격적으로 핵무기를 제조한 지도 20년이 넘었기에 충분한 노하우를 갖고 있다는 주장이었다.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美ISIS 소장의 주장은 지난 20년 동안 북한과 시리아, 이란 사이에서 일어난 핵개발 커넥션, 파키스탄의 핵개발, 이란의 미사일 개발, 이스라엘 첩보기관의 폭로, 탈북자들의 증언 등을 종합할 때 충분히 가능성 있는 이야기로 보인다.

    특히 북한에는 황해북도 평산군, 황해북도 금천군, 평안북도 박천군, 평안남도 순천군, 함경북도 라선에 우라늄 광산이 있고, 이 가운데 평산군에 있는 대규모 우라늄 제련 공장에서는 ‘옐로우 케이크’라 불리는 ‘우라늄 정광(精鑛)’을 만들어 영변 핵시설에 공급한다는 증언도 나오고 있어, 북한이 ‘고농축 우라늄’을 몰래 만들고 있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다.

  • ▲ 정제된 고농축 우라늄(HEU). 쉽게 말하면 이 HEU를 모아 핵폭탄을 만들 수 있다. ⓒ위키피디아 공개사진
    ▲ 정제된 고농축 우라늄(HEU). 쉽게 말하면 이 HEU를 모아 핵폭탄을 만들 수 있다. ⓒ위키피디아 공개사진

    하지만 현재 한국과 미국 정부는 북한이 ‘우라늄 핵무기’를 만들고 있을 것이라는 민간 연구자들의 주장에 별 다른 위기감을 느끼지 못하는 것처럼 보인다. 

    美오바마 정부는 북핵 문제를 이란과의 핵협상처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착각을 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한국 정부 관계자 가운데 일부는 ‘통일대박론’을 최우선 목표로 내세우며 북한 핵무기 해체를 위한 적극적인 행동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지적들이 나오고 있다.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美ISIS 소장은 한국 언론들과 만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북한 핵문제에 별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다음 정권이나 되어야 북핵 문제 해결을 기대해볼 수 있을 것 같다”는 말을 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