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황으로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이 극에 달했던 지난해 11월 이후 주요 업종 권리금이 3월에 들어서면서 대부분 상승세로 돌아선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11월부터 올 2월 말까지 점포거래 포털 사이트 점포라인(www.jumpoline.com) DB에 등록된 매물 1만5136건을 분석한 결과 대부분 업종의 권리금이 4개월 간 평균 2677만원 가량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보면 권리금 상승률이 가장 높은 것은 판매업종으로 분석됐다. 이 업종의 11월 권리금은 4438만원에 불과했으나 4개월 만에 8103만원으로 82.58%나 급증했다. 권리금 상승액수로는 패스트푸드 업종이 11월 7881만원에서 1억3776만원으로 5859만원(74.08%) 오르며 수위를 차지했다. 이들 업종의 급증세는 각 업종에 속한 하위분류 효자 업종들의 지속적인 권리금 상승세에 의한 것으로 풀이된다.

    판매업종 중 편의점의 2월 말 권리금은 불황에도 불구하고 11월 4079만원에서 162.39%나 폭증한 끝에 1억 원 선을 돌파했고 안경점 역시 11월 8422만원에서 74.54% 오른 1억4700만원을 기록했다. 이들 업종의 상승세는 안정적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점이 불황 속에서 더욱 돋보였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패스트푸드 업종에서도 이 같은 경향이 그대로 나타났다. 안정적인 수입 때문에 항상 창업 1순위로 손꼽히는 제과점의 경우 불황에도 불구하고 2억 원 대의 권리금을 2개월 연속 유지(2월 2억1435만원)하며 저력을 과시했고, 치킨전문점도 급감한 각 가정의 외식수요를 흡수하며 22.45%의 권리금 상승률을 나타냈다.

    이 밖에 PC방, 헬스클럽, 노래방, 당구장이 선전한 오락 스포츠 업종도 29.84%의 권리금 상승률을 보였고 음식업종 권리금은 17.58%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특히 음식업종 중 일식전문점, 횟집, 퓨전음식점 등은 불황이 극심했던 11월에도 지금과 같은 권리금 수준을 유지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주류업종은 이 같은 상승세와는 다소 거리가 있는 모습을 보여 업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주류업종 권리금은 11월부터 4개월간 9653만원에서 9737만원으로 1.05% 오르는 데 그치며 여전히 불황에 시달리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 업종은 고객단가가 가장 저렴하게 산출되는 치킨호프 업종의 권리금이 6508만원에서 1억1062만원으로 69.97% 올랐음에도 이를 제외한 기타 하위 업종들의 권리금이 대부분 주저 앉으며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점포라인 정대홍 과장은 “지난해 하반기 불황으로 권리금 하락폭이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는 점을 감안할 때 기저효과의 측면이 더 크다”며 “본격적인 경기 회복 운운 하긴 아직 이르다”고 말했다. 정 과장은 이어 “올 3월 말까지 지켜봐야 알 수 있겠지만 새 학기 시즌인 만큼 계절적 요인이 권리금 추이에 강하게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대학가 상권에 주로 입점한 음식, 주류 업종의 상승세, 3월 개학을 맞으며 비수기에 돌입한 PC방 업종의 하향세가 점쳐진다”고 분석했다.

    정 과장은 “해 뜨기 직전의 새벽 시간이 가장 어둡고 춥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라며 “본격적인 창업 시즌이 개시된 만큼 예비 창업자들은 적극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권리금이 더 오르기 전에 싸고 좋은 매물을 골라야 한다”고 조언했다.